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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울릉도 성인봉 : 나리분지 ~ 알봉전망대 ~ 성인봉 ~ 메밀밭 ~ 깃대봉 ~ 섬말나리동산 ~ 야영장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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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20.8.14. ~ 8.15.
- 산행경로 : 나리분지 ~ 알봉전망대 ~ 성인봉 ~ 알봉전망대(비박) ~ 신령수 ~ 메밀밭 ~ 깃대봉 ~ 섬말나리동산 ~ 야영장식당
- 천부에서 나리분지행 버스 탑승, 나리분지 정류장에 성인봉 이정표 따라가면 들머리 보임




포항발 울릉도 저동행 썬라이즈호를 타고 4시간 가량 걸려 도착. 지난 주 장마가 무색하게 울릉도 날씨는 햇살가득 맑았다. 해안성 기후 일지는 모르나 그늘에는 어쩜 이렇게 시원한지.. 나리분지 깃대봉을 목표로 울릉도에 온 거라 딱히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였다. 이리저리 저동마을을 거닐다 버스정류장을 발견, 천부발 바스 시간이 1시간 넘게 남아 해안산책로를 거닐기로 했다.




내일이 광복절이라 특집영상을 만드는지 울릉도 바다를 배경으로 태권도, 춤, 노래 영상을 찍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러고 보니 5년 전 처음 울릉도를 방문했을때도 광복절 부근이었네. 저동마을 약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계속 봉래폭포 버스만 지나간다. 알고보니 일주버스는 반대방향에서 타야하더라. 친절한 약국 아저씨 덕택에 다행히 천부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는 만원 친절한 학생이 가방멘 내가 안타까웠는지 자리양보를 해줬다. 고마웠지만 민폐같아 미안함이 밀려왔다. 대중교통에서 배낭멘 사람은 민폔데..




원래 오늘 나리분지까진 갈 생각은 아니였고, 천부항에서 수영이나 할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같은 버스에 탄 아저씨가 나리분지 가냐고 묻는다. 전 그냥 천부를 간다고 말했다. 천부에 도착하자 나에게 묻던 아저씨가 정류장에 서 있던 다른 버스를 타러 달려간다. 나도 순간적으로 그 버스를 타러 뛰어갔다. 알고보니 나리분지행 버스가 막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그렇게 버스를 타도 나리분지 정류장에 도착, 다른사람들은 어디가나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버스정류장 근처에 안내판이 있어 등상로, 깃대봉, 알봉둘레길을 쉽게 갈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다 익숙히 들은 <야영장식당>에서 허기를 채우기로 했다.



산채비빔밥과 울릉도에서만 마실수 있다는 막걸리를 주문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터라 너무 맛있어서 감탄했다. 심지어 산나물이 모두 울릉도산!! 식당 기와와 그 뒤로 펼쳐진 그림같은 산등성이의 조화란!! 저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이 식당에 다시오리라. 그리곤 나는 다음날 나리분지를 떠나기전 이곳에 한번 더 들러 산채전을 먹었다. 씨껍데기 막걸리와 함께!!




야영장 식당은 알봉둘레길 들날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성인봉을 갔다 알봉둘레길 중 깃대봉을 다녀온터라 야영장식당이 추후 날머리가 되었다.




배를 두둑히 채운 후, 다시 버스정류장 부근으로 와서 성인봉으로 향한다. 4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성인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다. 오늘 난 알봉전망대에 배낭을 내려놓고 성인봉을 갔다 돌아와 전망대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성인봉 산행 초입은 산책하기 아름다운 평탄한 길이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 걸을 수 있을 거 같았다. 길 우측에는 나리분지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설명해놓은 이정표가 100m 정도마다 나온다. 읽고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올라가면 섬백리향 군락지가 나온다. 꽃향기가 백리를 간다는 이 꽃은 지금 피는 계절이 아니라 볼 수 없었지만 이 곳 가득 피어나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섬백리향 꽃을 본적이 없어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다. 한번 보러 와야겠다.




조금 더 걷다보면 울릉도 전통집 너와집 갈래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꺾으면 메밀밭을 지나 깃대봉으로 갈 수 있는 둘레길이 펼쳐진다. 오늘 목적지는 성인봉이기에 내일을 기약하며 성인봉으로 향한다.




신령수에 도착한다. EBS 다큐멘터리에서 이 곳 물을 꼭 마셔봐야 한다고 했던 해설사의 모습이 생각난다. 나도 물통에 그 신령스런 물을 담아본다.




시원하게 목을 축인 후 다시 오른다. 성인봉 원시림은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원시림이란 말은 늘 정글밀림을 상상하게 했는데, 성인봉 원시림은 정갈한 숲같다.




이내 끝없는 계단의 시작이 나오고 양옆으로 계곡물이 인사를 건넨다. 저 끝없는 계단은 성인봉 정상까지 계속 이어진다.




드디어 <알봉전망대>에 도착했다. 가운데가 움푹패인 둥근 봉우리 알봉이 보인다. 전망좋은 넓은 데크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소식을 나만 들은 건 아닌가보다. 이미 한 분이 가방을 두고 성인봉을 향하셨다. 나도 배낭을 두고 성인봉으로 계속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성인수>도 만난다. 알봉전망대에 배낭을 두고 온 터라 성인수로 뛰어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그 맛이 꿀맛이다.




드디어 성인봉에 도착했다. 저동방향 KBS중계소에서 올라오면 여기에서 만나나보다. 담번에는 그쪽으로도 올라와봐야겠다.




하늘의 구름이 예술인 가운데, 성인봉 정상이 드디어 보인다. 그 곳에 조각품마냥 하늘을 향해 우뚝 서있는 정상석이 참 아름답다. 근래 본 정상석 중 가장 예쁘게 생겼다.




정상석이 아름다워 한동안 바라봤다. 정상석 돌엔 무수히 많은 바람과 비와 햇볕의 흔적이 한껏 묻어있다. 너무 아름답다. 다시 알봉전망대로 내려오자, 서서히 하늘이 붉게 물든다. 늘 이시간에 이자리에 있음을 감사하며 오늘 하루는 여기에 잠든다.




다음날, 알봉전망대에선 일출을 볼 수 없지만 그 붉은 빛을 이 곳 울릉도 나리분지 성인봉 언저리에서 마주한다는 사실만으로 감개무량하다. 일찍 올라올지도 모를등산객을 위해 얼른 자리를 정리한다.



길고 긴 계단을 내려와 신령수 족욕수에 발을 담가 열을 식힌다. 이곳에도 하얀 텐트 한채가 보인다. 알고보니 뒤늦게 친해진 하옥이의 집이다. 사람의 인연은 참 신기하고 특별하다.




어제 너와집 갈래길까지 내려와 이번에는 우측으로 향한다. 오늘도 이곳 날씨는 너무 아름답다.




허수아비가 반기는 메밀밭이 보인다. 알봉둘레길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다. 저 멀리 메밀밭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산을 배경으로 움푹패인 이 곳에 메밀꽃 가득한 모습이 보고싶다. 소설 메밀꽃 필무렵, 허생원이 말한 소금 뿌린듯 아름다운 메밀밭이 여기만큼 아름다웠을까. 나도 분이가 되어 이 곳 메밀밭에서 허생원을 기다려야겠다.




메밀밭을 지나면 깃대봉 가기 잔 돌식탁과 의자가 있다. 이 곳에 앉아 도란도란 허생원과 브런치 한끼 먹고싶다. 실상은 가져온 라면을 먹고 싶었지만 가스가 떨으졌다. 그래서 결국 풍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참 배부른 경치다.



깃대봉 들머리 입구 데크가 하나 있는데, 나리층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여기 배낭을 두고 깃대봉으로 올라간다.


나리층
저 다리를 건너면 깃대봉으로 갈 수 있다



깃대봉으로 가는 길은 성인봉과는 또다르다. 오히려 이 곳이 다 원시림 느낌이 그득하다.



중간 낙석주의 바위기둥도 멋스럽다. 바위에서 납작하게 떨어진 돌조각이 바닥에 떨어질것민 같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오르면 <깃대봉> 데크가 보인다. 저 데크만 봐도 설렌다. 앞쪽으로는 바다, 뒤쪽으로는 나리분지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곳!! 이 곳에서 하룻밤을 지새웠어야 했는데. 조금 아쉽다. 어제 야영장 식당을 들머리로 둘레길을 먼저 돌았다면 여기서 멋진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었을텐데. 다만 바람이 강해 잠은 설쳤을수도 있을거 같다.



깃대봉에 오르면 추부마을과 왼편으로 대풍감이, 우측으로는 송곳산과 코끼리바위(공암)이 보인다. 그리고 뒷편으로는 나리분지와 알봉, 말잔등, 성인봉, 미륵산, 옥녀봉이 조망된다. 오늘은 성인봉에 운무가 그득하다.




깃대봉 정상데크는 최근 공사를 했는지 바닥이 찐득하다. 데크색깔도 보수된 부분과 색상차이가 난다. 담번엔 꼭 여기서!!!



깃대봉을 내려와 둘레길을 마저 걷는다. 깃대봉을 지나고나면 길이 좀 험해진다. 그러다 임도가 나오고 <용천수> 가는길이 있는데, 오늘은 문이 닫혀있다.




섬말나리동산에 도착했다. 섬말나리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꽃이라고 한다. 한때 일본이 섬말나리를 다케시마나리로 부르며 독도를 자국땅이라 홍보하는데 활용하기도 했다는데, 한 지식인이 복원증식에 성공하여 이곳 나리분지에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 동산에선 섬말나리를 보지 못했지만, 뒤이어 야영장식당에서 섬말나리를 발견했다는... 꼭 나리분지에 오면 섬말나리를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섬말나리동산을 지나면 알봉분화구 탐방로 입구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그만 지나치기로 한다. 담번을 위해 하나 정도는 남겨두기로 하고!!




야영장식당에 다시와 산채전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씨껍데기 막걸리로 더위를 해소한다. 식당 한 켠에 핀 섬말나리가 너무 아름답다.




식당을 나서고 버스를 타려는데, 커피한잔이 당긴다. 그래서 발견한 <나리상회> 알고보니 백팩커의 핫플레이스더군. 이곳에서 유명한 인친님과 좋은 분들을 만나 남은 울릉도 일정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리상회 안주인님은 히말랴야 등반을 다수하시고, 내가 이곳에 오게 된 EBS다큐에 출연하신 유명인이셨다. 나리분지에 여행와 이곳이 너무 좋아 자리잡으셨다고 하는데, 너무 멋지신 분이다. 나리분지 가게되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여기서 떨어진 캠핑가스도 샀다. 없는게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인친님 덕택에 편하게 현포로 내려와 1박에 1천만원짜리 코스모스 리조트 입구도 구경하고,송곳산를 배경으로 카페올라 상징물과 사진도 찍었다.




행복한 울릉도 나리분지 성인봉, 깃대봉 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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