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 8. 1. (토)
- 산행경로 : 지장암 ~ 물맞이폭포 ~ 토곡산 정상 ~ 석이봉 ~ 함포마을 ~ 지장암 (10km 정도, 6시간 소요)
- 지장암 주차장 6대 정도 주차 가능, 늦산행으로 만차라 지장암을 지나 도로가에 주차함
토하고 곡할만큼 힘들다는 <양산 토곡산>을 다녀왔다. 다녀온 결론은 정상까지 가는 능선길이 보는 낙동강 조망이 참 아름다워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 잘 모르겠다.
몇주째 비가오더니 이번주는 구름이 둥실둥실, 날씨가 너무 기분이 조으다. 울산 톨게이트를 나서는데 어쩜 이렇게 구름이 뭉게뭉게한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서.
한시간을 달려, 양산 토곡산 일부가 조금씩 보인다. 바위 암석이 보일때마다 가슴이 설레서 소리질렀다.
드디어 들머리 지장암에 도착했다. 한시가 넘어 도착한 터라 이미 주차장은 차로 가득. 너무좁은 장소라 6대 정도 주차가 가능하다. 차 주인분들은 등산을 잘 하셨는지, 산행 중 오가는 사람 한명도 만나질 못했다.
지장암을 지나 물맞이폭포, 토곡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토곡산 정상까지는 3.6km, 거리는 멀지 않으나 오르내림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 올 때 엄청 긴장하고 왔는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라.
처음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지장암까지 올라가는 길에 계곡 소리가 시원하다. 오늘은 부산, 경남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다는데, 확실히 날이 쨍하고 습하고 덥긴 하다.
10분 쯤 올랐던가, 지장암 기도처에 도착했다. 오전에 기도를 올리셨는지 막걸리 한병이 놓여있다. 으스스하지만 신기한 곳이다.
올라가다가 파란 집이 보이면 그 마당을 가로질러 위로 올라간다. 물맞이폭포까지 급경사가 이어진다.
돌무지 너덜길을 지나치면, 신줄이 걸려있고 <물맞이폭포>가 보인다. 몇주째 내린 폭우로 수량은 어느정도 시원하다.
물맞이 폭포에서 더위를 식힌 후 부지런히 오르면 건너편으로 보이는 바위암벽이 눈에 보인다. 1시간 이내에 이렇게도 멋진 산들이 많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낙동강이 보인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낙동강이다. 금정산에 갔을 때도 너무 보고 싶었는데..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근데 낙동강 물이 이렇게 똥색이였는지,, 낙똥강이라 불러야겠다.
7~8월은 역시 노란색이 아름다운 원추리의 계절이다. 꽃, 나무, 구름, 별 등 무용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이 정말 없었는데, 등산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들을 찍고, 이름을 찾아보고, 기록하고 싶어졌다. 아직 지식이 부족하여 한낱 잡초라 여기며 지나쳤던 풀들을 언젠가는나도 조금씩 알아가게 되겠지.
능선을 걷다 평펴한 터에 앉아 허기를 채운다. 오늘은 캔커피를 얼려왔는데, 사실 캔콜라를 얼리다 터져버렸다. 콜라는 얼리면 안되는 존재인가 보다. 핸디선풍기는 여름 산행에 필수다. 근데 요즘 목에 거는 것도 있던데, 팔이 아파서 내년에는 그걸로 교체해야겠다.
평평한 능선자락을 지나면, 다시 올라간다. 한 3번 정도 오르내리다 보면, 정상을 갈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정상으로 가는 길에 2~3개 봉우리를 넘는 산이 좋다. 산행하는 맛이 있다.
내려간다. 급경사다. 이정도로 내려가는 건 싫은데.. 정상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하산은 또다른 오름길의 지옥문이 열리는데. 처음 만난 급경사에 살짝 긴장했다.
앞에 보이는 2개의 봉우리와 그 뒤에 또하나의 봉우리를 지나면 저 멀리 토곡산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토곡산 정상 우측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 석이봉을 지나 함포마을로 하산하면 오늘 산행이 마무리된다.
첫번째 봉우리를 넘어서면 다시 두 번째 오름길을 향해 걸어간다. 이제부터는 바위도 넘고 밧줄도 잡을 수 있는 너럭바위구간이 등장한다.
너럭바위 경고판을 보고 긴장했다. 급경사와 위험구간이 많다는 문구에 멈칫 했지만, 로프타는 걸 좋아한다.
로프를 타고 올라서면 두번째 로프가 보인다. 사실 이 로프만 올라서면 로프가 하나 더 나오지만 위험구간은 끝이난 거나 마찬가지다.
로프를 타고 올라서고 나면, 바위구간이 나온다. 이 바위길을 타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 3개을 넘어간다.
걷다보면 조망터가 나온다. 낙동강이 굽이굽이 보인다.
바위구간을 지나 다시 밧줄을 타고 내려간다. 그 뒤엔 다시 올라가야 겠지?!
이제 정상까지 900m 남았다. 하지만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야 한다는 사실!!
정상 200m 전, 드디어 정상에 다닿았다. 바위틈에 핀 노란꽃들이 어여쁘다. <바위채송화> 라고 한다. 이름처럼 바위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저 멀리 토곡산 정상석이 보인다. 정상석 뒷편에는 양산시가 적혀있다. 영축산 정상석 뒷편에도 양산시라고 적혀있는데,, 산행 중에 유일하게 데크가 있는 곳은 정상뿐이다.
이제 토곡산 정상과 인사를 나눈다. 처음뵙겠습니다. 정상석이 길쭉길쭉 시원한 30대 청년같이 늠름하다.
안내판에 나비한마리가 붙어있다. 호랑나비다. 그 옆에는 누가 떨어뜨리고 간 분실물이 걸려있다. 다시 찾으러 올 거 같진 않지만 그냥 내버려둔다.
정상석과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정상석 사진이 너무 맘에 든다.
정상석 데크 아래에 바위가 있나보다. 그 모습을 보고 싶긴 한대 조그마한 바위만 그 모습을 내비친다.
토곡산은 855m로 1천고지도 되지 않지만, 늘 나는 안다. 낮은 산이 훠얼씬 힘들다는걸...
힘들게 올라온 토곡산 정상을 조금더 즐기다 5시가 다 되어서야 이제 발걸음을 내딛는다.
정상을 뒤로하고 내려가면, 앞으로 가야할 구간이 보인다. 근데 저 암릉구간이 멋스러워 여기서 저기에 있는 나 자신을 찍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이럴땐 드론 하나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장비욕심은 내지 않기로 다짐한다.
이 바위를 지나쳐 내려가면, 반대쪽 방향으로 보이는 <천성산> 조망도 기가 막힌다. 몇달 전 갔었던 천성산 공룡능선이 기억난다. 하산길에 폭우가 쏟아져 더 신이
났었지.
이제 석이봉으로 향한다. 하산이라고 온통 내림길만으로 구성된건 아니다.
뒤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꽤 많이 걸어왔구나.
석이봉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석이봉>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이 더 아름답다. 역시 사람이든 자연이든 가까이 있는 이가 좋은 법이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하산길은 급경사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멀리 함포마을 가로등이 보인다. 무사히 하산해서 다행이라는 따뜻한 인사를 건낸다.
마을 어귀에는 예쁜 노란꽃도 피어있다. <금불초> 인 거 같기도 하고.
함포마을 등산로 안내판은 앞에 조경수로 인해 가려져 있다. 아무래도 들머리는 지장암로 잡는게 산행이 더 수월하고 재미날거 같다.
저 멀리 무척산 뒤로 해가 진다. 아무래도 산아래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라 약간 아쉬움이 있다.
함포마을 마을회관을 지나, 들머리에 주차한 차를 찾으러 간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 지나가는 차를 조심해서 걸어가야 한다. 가는길에 공중 화장실이 많으니 참고하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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