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 새해첫날
수화물 분실의 열폭의 날이 지나고 새해첫날 느긋하게 늦잠을 자는데.. 어제와 똑같이 울리는 아침벨소리.. 일부러 무시하고 전화를 안받았는데 세번째에는 너무 시끄러워서 다시는 아침에 전화하지 말라고 한소리 했다. “Sorry but Don't call me again in the morning"
어제 수화물 분실사건이 있고 난 후 현지직원과 함께 경찰서 가기 전 잠깐 숙소 앞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한잔 여유를 즐겼다. 카푸치노와 당큰케익을 시켰는데 커피는 그냥 라떼맛이었다 카푸치노의 거품과 시나몬 가루는 찾아볼수 없었다는 .. 따뜻한 햇살 받으며 야외 테이블에서 여유를 즐겼는데 다 먹자마자 직원이 치워가길래 머쓱해서 자리를 떴다. 계산은 365루피.. 네팔 루피에 영 하나를 더 보태면 원화가 된다. 돈 계산이 쉽다. 커피한잔과 케익이 4천원.. 저렴해서 좋다.
조금 걸어나오니 큰 로터리가 나오고 차와 오토바이가 엄청나게 다니는데.. 신호등이 없어서 목숨걸고 도로를 건너야했다. 나중에 알고보나 저 원형 로터리부근에 경찰서가 있었다 엄청 큰 경찰서.. 어쩐지 이 광장 부근에 경찰이 많더라니..
오늘의 목적지는 Labim Mall 그냥 구글지도를 보다 쇼핑몰이 있길래 한번 가봤는데 생각해보니 어제 현지직원이 추천해준 곳이었던거 같다. 토요일마다 몰에 마켓이 열린다고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4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갈 수 있고 제일 위층에 라운지가 있었던거 같다. 다음엔 라운지에서 와인한잔 마시고 싶었다. 현지핸드폰을 받지 못해 와이파이존을 마구 탐색했는데 전부다 잠겨있어서 할 수 없이 1층 한가운데 카페에서 오렌지주스 하나를 시켰다. 그리고 받은 와이파이 패스워드... 근데 너무 느려서 상사의 보이스톡도 못받고 카톡으로 겨우 현지직원과 숙소에 갔다고 만나서 오늘 경찰서를 다녀오라고 했다.
네팔은 휴일이 금, 토요일이고 일요일부터 출근을 하는데 그래서 1월 1일 임에도 관공서인 경찰서가 열리고 도로에 사람들이 한가득이었다. 현지직원과 함께 경찰서에 들러 경찰관으로 보이는 분들을 여럿 만났는데.. 신기한건 경위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해야하는 거였다. 경찰서 앞에서 종이 한장을 5루피에 구매해 펜으로 손수 사건경위를 적었다 물론 현지직원이.. 좀 멋있었다 손글씨로 에이포 한장을 깔끔하게 적어내려가다니.. 네팔인들은 일처리가 엄청 느려서 힘들다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 통역직원은 분명 최고인재가 틀림없다. 너무 든든하고 멋졌다. 진술서를 경찰관에게 제출하자 경찰관은 관련자인 렌트카 차주와 숙소주인을 불러 내일 삼자대면을 하자고 했다.
사실 잃어버린 물품을 랩탑, 아이패드, 고프로, 외장하드 2개, 보조배터리 2개 외에도 많았지만 .. 새로산 삼각대, 마이크, 선글라스, 수많은 고프로 모듈과 장비들, 헤드랜턴과 캠핑랜턴, 브롬톤 전후방 등.. 정말 다 적을 수가 없었다. 회사에 제출해서 보험금 받아야해서.. 진짜 500만원이 넘게 들어있었는데 그 분실한 캐리어에... 아까운 내 장비들 정말 찾고 싶었다 간절하게..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먹을 저녁거리를 사러 도보 5분거리에 마트를 갔다. 가서 바디로션, 컨디셔너, 올리브유, 계란, 네팔맥주, 콜라, 과자, 오렌지, 딸기 등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312루피 정도를 들었다. 물가가 꽤 싸다.
집에 돌아와 먼지에 휩싸인 보이지 않는 산 뒤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아무래도 여기 사는 동안 저 산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이 없을 거 같다. 파란하늘도 하늘의 별도 .. 아무래도 카트만두에서는 볼 수 없을 거 같다.
그리고 오늘 처음 맛보는 네팔맥주, 네팔 아이스.. 슈퍼스트롱이라는데.. 탄산이 없는 흑맥 느낌의 맛으로 꽤 괘찮았다. 내일 첫 출근인데..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걱정반 기대반 두근두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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