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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지리태극 도전기 (1) 동남능선편 | 사리마을에서 웅석봉지나 밤머리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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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22년 9월 9일 (금) 02:00 ~ 11:00 (20km, 9시간 정도)
- 산행경로 : 덕산 사리마을회관 > 시무산 > 수양산 > 벌목봉 > 용무림산 > 마근담봉 > 큰등날봉 > 웅석봉 > 밤머리재
- 덕산 사리마을회관 주차장 10여대 가능, 화장실 있으나 문이 잠겨있었음, 밤머리재 매점 닫혀있었음(사전예약 필요)




안녕하세요, 산타는 해추리입니다. 추석 연휴기간 마르디히말을 가고 싶어서 카트만두행 비행기 티켓을 2주동안 검색했는데 도무지 구매각이 나오지 않아 슬퍼하던 중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마음속에 간직해왔던 지리산 태극종주에 <도전>했습니다. 시작이 반인만큼 크나큰 포부를 안고 도전했던 태극종주 후기 공유합니다.

지도는 &lt;태극을 닮은 사람들&gt; 에서 가져왔습니다. 공유가능하다고해서 가져왔는데 문제가 될 시에는 삭제하겠습니다



지리산 태극종주는 성삼재-천왕봉 지리산 주능선에 성삼재-인월 <서북능선>과 사리마을-천왕봉 동남쪽으로 이어진 <동부+동남능선>을 연결하여 태극(S) 모양을 이루는 종주코스입니다. 거리상 73km 지만 실제는 8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후기는 첫 <동남+동부능선>인 덕산 사리마을(지도상 덕산교)부터 시무산, 수양산, 벌목봉, 용무림산, 마근담봉, 큰등날봉, 웅석봉, 왕재, 밤머리재 총 20km 거리를 담았습니다. 소요시간은 총 9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이번 사리마을 - 밤머리재 구간 GPS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다음 파일을 참고하세요.

2022-09-09-0144 220909_지리산남부능선.gpx
11.44MB




이번 지리태극의 시작점은 덕산 사리마을회관으로 잡았습니다. 남원의 인월과 산청 덕산 중 당연 산청이 들머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인월에서 시작하는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저는 새벽 01시 50분 쯤 산청 덕산교를 지나 사리마을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사실 그 전에 <밤머리재>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그리곤 가방을 살짝 미리 놔두었습니다. 사실 저는 남들처럼 몇박 며칠 잠안자고 90km 상당을 걷는 무박종주를 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걸어볼 요량으로 비박장비를 가져왔고 초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동남능선 구간에는 배낭을 메지않고 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사리마을부터 밤머리재까지 저 배낭을 메고 걸었을 생각을 하니...

밤머리재에 배낭 선 투척


사리마을회관은 카카오네비에 검색이 되지 않아 처음엔 당황했지만 <덕산교>를 검색하고 가니 아주 익숙한 동네였습니다. 정말 자주 본(매번 지라산 대원사, 새재 쪽으로 갈때 보았던) 농협 하나로마트, 시장을 지나니 다리 하나가 나왔고 그 다리를 지나자마자 우측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위에 사진처럼 큰 안내석이 서있어서 누구나 찾을 수 있습니다. 캄캄한 밤에도 찾을 수 있을 만큼...



사리마을회관 건너편에서 50m 정도 걸어가면 아래 사진처럼 "백두대간의 날머리 .. 사리마을..." 이라는 안내판이 있고 그 뒤에 삼각형 교통표지판 임도길이 바로 들머리입니다. 시작전 많은 후기글과 영상을 찾아봤었는데.. 보통 다양한 시간대에 시작을 하셨지만 저처럼 이시간에 출발한 분들은 없었던 거 같은데... 보통 전날 오셔서 이 부근에서 비박을 하시고 새벽 6시에 출발하거나, 아니면 해가 뜬 낮 12시 즈음에 시작하시는듯 했습니다.



제가 새벽 2시에(아니 원래는 1시 즈음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리저리 시간이 지체되서) 시작한 이유는 사실 밤머리재부터 중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동부능선을 야간에 혼자 올라가는건 아무래도 무리일듯 하여서 입니다. 지리태극 코스중에서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곳은 <사리마을 - 마근담봉> 구간과 <밤머리재-두류봉> 구간.. 나머지는 이미 다 걸어본 곳이라 큰 부담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이 두 구간 중 후자가 더 걱정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후기글에서는 비법정구간인 <왕등습재-중봉> 구간 단속이 있을 수 있어 오전 10시 이전 또는 오후 5시 이후에 통과해야 한다고 적혀있어 사실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소위 나대지 않으면(나 여기 지나간다 미리 광고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지인의 말을 믿고 이같은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계획한 일정은 <웅석봉>에서 일출을 보고 밤머리재까지 9시에는 도착이었지만.. 결론은 시작이 다소 늦었고.. 그만큼 일정도 지연되었습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랜턴 하나에 의지해 날진물통하나 어깨에 둘러메고 산행을 시작한지 20분만에 사리산(176m)에서 시무산(402.5m)에 도착(02시 15분)했습니다. 사전에 지리산 지도를 Guru Maps에 넣어왔었고 또 혹시나 해서 트랭글 GPS 따라가기도 설정해둔터라 알바없이 바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 300m 지점 지도상에는 임도길을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직진하여 무덤길을 가로질러 가면 조금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산행 중 무섭다거나 힘들다거나 그런 생각보다는 거미줄이 너무 많아 얼굴로 그 많은 거미줄을 걷으며 가야해서 그점이 제일 거슬리고 힘들었습니다.



<시무산>에서 45분 쯤 걸으니 <수양산(502.3m)>에 도착했습니다. 도착시간은 새벽 3시.. 산행길을 따라 시그널이 잘 달려있어 길을 찾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사실 사리마을에서 수양산까지는 정말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만난 가파른 <벌목봉> 오름길은 다소 힘들었습니다.




<수양산>을 지나 내려오다보면 어두워 잘보이지 않았지만 수풀이 우거져있는 곳이 나오는데 거기서 다소 약간의 알바를 했습니다. 다른분들 후기를 찾아보니 <감나무밭 알바주의> 구간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해당 구간을 지나면 가파른 오름길을 마주하게 되는데 해당 구간을 패스하면 벌목봉(743m)이 나옵니다. 수양산에서 벌목봉까지는 1시간 소요되었습니다.



벌목봉에서 내려오다보면 지리산둘레길 표지목을 만나게 됩니다. 사진에서 익숙히 봐서 왠지 친근한 느낌.. 이 곳은 용무림재(583m)입니다. 벌목봉에서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여기서 산행리본을 따라 숲속으로 직진하면 됩니다. 가다보면 둘레길이 아니므로 유턴하라는 안내판이 나옵니다. 저희는 둘레길을 걷는 것이 아니니 쭉 직진합니다.




그렇게 용무림재(583m)에서 30분을 오르면 용무림산(793m)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산행초반 사리마을에서 마근담봉까지는 순탄한 코스에 봉우리도 많이 만나 성취감도 높고 산행도 신이 납니다. 용무림산을 지나 마근담봉에 다와갈 때쯤 하늘이 불게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현재시간은 5시 30분이 다 되어갈 무렵.. 조금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후회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곤 5시 30분 마근담봉(926m)에 도착합니다. 벌써 주변이 환해져서 이제는 더이상 랜턴이 필요없어졌어요. 사실 마근담봉은 이미 여러차례 웅석봉 산행때 <달뜨기능선>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만난적이 있는데..

<달뜨기능선>은 웅석봉에서 <큰등날봉> <마근담봉 갈림길>로 이어지는 <웅석봉 남쪽능선>으로 과거 조개골과 쑥밭재 언저리에서 비밀아지트에서 숨어지내던 빨치산들이 치밭목과 웅석봉 남쪽능선 너머로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그 아래 두고온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한과 설움이 깃들인 곳입니다.


수양산/사리마을 방향에서 올라 웅석봉/밤머리재로 걸어간다


마근담봉을 지나 <달뜨기능선>을 따라 무작정 걷다보니 정규루트를 벗어나 산쪽으로 향하는 나를 발견하곤.. 그래도 등로가 형성되어 있기에 산쪽으로 올라가보았습니다. 그렇게 만난 경호강과 황매산 전망대... 아무래도 오늘 일출은 제대로 뜨지 않은 것 같았지만.. 태양빛에 반사된 <경호강>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요.


경호강



그리고 살짝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보니 저 멀리 보이는 <황매산>..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그리메.. 이마저도 눈에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정규루트로 내려가봅니다.



큰등날봉에 도착하기 전에 여기가 길인가 싶은 너덜길을 만나게 되는데.. 산행시그널이 없어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계속 직진하면 됩니다.


너덜길


그리고 마주한 따뜻한 햇살아래 큰등날봉 정상(954m).. 도착시간은 7시 7분.. 힘이 많이 빠졌는지 마근담봉에서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처음 터진 지리주능선 조망터... 그 곳에서 마주한 천왕봉과 중봉 엠보싱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지리주능선, 가운데 높이 솟은 두 봉우리는 천왕봉 그리고 중봉


에라 모르겠다.. 여기서 조금 쉬어가기로 했어요. 어짜피 예정된 시간보다 다소 지체되었고.. 웅석봉까진 조금더 가야하고.. 발이 아프기 시작해서 양말을 벗고 살결에 느껴지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물한모금 쉬어갑니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는지 모를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이제 동남능선의 첫번재 천고지 웅석봉(1,099m)으로 걸어갑니다. 그러다 만난 단비같은 웅석봉갈림길 표지판.. 웅석봉까지 400m 남았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구만.. 웅석봉 갈림길에서 밤머리재까지는 4.8km 남았습니다. 웅석봉갈림길 도착시간은 8시 20분.. 예상보다 정말정말 늦었습니다.



그렇게 조금더 숲길을 걸어가다보면 저 멀리 웅석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헬기장(보통 웅석봉 안부라고 하더군요)을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 곳에서 다시 조금더 올라가면 넘실거리는 억새와 함께 산불감시초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참고로 헬기장 우측으로 난 길을 쭉 걷다보면 안내판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저수지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우물(샘터)가 있습니다. 웅석봉 하산길에 잠깐 들렀는데 물이 콸콸 잘 나오고 있었습니다.


웅석봉 헬기장
웅석봉 안부 하단 우물(샘터)



그렇게 만난 웅석봉 정상 산불감시초소.. 몽글몽글 하늘 아래 살랑살랑 억새와 어우러진 감시초소가 참 예뻤습니다. 그렇게 웅석봉 도착시간은 8시 30분쯤.. 큰등날봉에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웅석봉 정상 산불감시초소


웅석봉 정상석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귀여운 것으로 유명한데.. 사실 <웅석봉(1,099m)>의 유래와 관련이 깊습니다. 웅석봉은 그 산세가 곰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곰이 떨어져 죽을 정도로 험하고 가파르다고 해서 지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상석은 전자를 염두하고 만든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보통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기 좋은 구도는 반대방향이지만.. 아무래도 웅석봉이 주능선 최고조망터라 자부하기에 다소 부족한 공간에 카메라를 세워두고 지리주능선을 배경으로 찍었는데.. 너무 멋있었다는..





웅석봉 정상에는 정상석 앞뒤로 두개의 데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리주능선과 오늘 앞으로 걸어가야할 남은 동부능선을 멋지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여러차례 이 곳에서 백패킹을 한 적이 있는데.. 웅석봉은 일몰과 가을 단풍이 예술인 곳..




아래 사진은 반대편 경호강 조망 데크.. 주능선 조망데크보다는 작지만 굽이굽이 흐르는 경호강 조망이 일품인 곳이다. 물론 전 주능선 조망데크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웅석봉 정상에선 360도 모든 방향으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웅석봉 정상에서 바라본 경호강
웅석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주능선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와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웅석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혹시라도 정상가기전 배낭을 놔두려고 한다면 웅석봉 갈림길이 아니라 꼭 헬기장에 놔두는 것이 수월합니다. 웅석봉에서 왕재방향으로 가는 길은 이전 왔던 코스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웅석봉 갈림길 2


갈림길에 안내판을 다시 만나고, 왕재까지는 1.4km 밤머리재까진 4.6km 남았습니다. 웅석봉 정상에서 밤머리재까지 꽤 길고 긴 능선을 걸어가야 합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해피포인트가 있다면 좌측으로 조망이 터져있고 그곳으로 지리주능선을 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걷다가 만난 <왕재(1,005m)> 이곳에서 선녀탕 방향으로 내려가본 적은 없지만 주로 웅석봉에 비박하러 오시는 분들이 이쪽 방향으로 많이들 올라오신다고 합니다. 저는 웅석봉을 오면 주로 밤머리재로 올라 마근담봉 갈림길에서 홍계방향으로 하산하곤 했었습니다. 홍계에서 밤머리재까진 택시비가 2만원 정도 소요되었던 걸로 ... (산행정보는 아래 게시글을 참고)

2020.04.19 - [아웃도어ㅣOUTDOOR] - 지리산 웅석봉 : 밤머리재 ~ 왕재 ~ 웅석봉 ~ 달뜨기능선 ~ 홍계마을

지리산 웅석봉 : 밤머리재 ~ 왕재 ~ 웅석봉 ~ 달뜨기능선 ~ 홍계마을

'20. 4. 18. ~ 19. 이산 저산에 참꽃 가득 핀 거보고 나도 늦게나마 꽃구경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을 보고 맘이 꽂혀버렸다. 그래서 여기갈까 저기갈까 고민하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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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쭉 이어진 능선길을 걷다보면 2번의 헬기장을 만나게 되고.. 그 헬기장을 지나면 벤치를 만나게 됩니다. 거기서 잠깐 쉬어가기로 합니다. 이미 웅석봉부터 고프로를 꺼져서(여분의 배터리를 배낭에서 가져오지 않음) 왕재부터 밤머리재까지 영상으로 담진 못했지만.. 큰 무리없이 이어진 길을 쭉 걸으면 됩니다.


벤치를 지나면 넓은 데크가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나무 계단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도로가 나옵니다. 드디어 밤머리재(644m)에 도착했습니다. 도착시간은 계획보다 2시간이나 뒤쳐진 오전 11시.. 산행시작부터 밤머리재 매점에서 콜라와 라면먹기를 고대했었는데.. 아무래도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가 명절을 쇠러 고향에 가셨나봅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밤머리재에서 도로길을 따라 살짝 걸어 내려가면 우측방향에 조망이 좋다는 벤치가 있습니다. 여기서 단풍나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밤머리재에서 발견한 덕산택시 번호


사진과 글로 담지 못한 산행코스는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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