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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제천 가은산 : 옥순봉 휴게소 ~ 새바위 ~ 꼭지바위 ~ 둥지봉 ~ 가은산 정상 ~ 가늠산 바위봉 ~ 옥순봉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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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20.7.19 12:00 ~ 18:00 (6시간)
- 산행경로 : 옥순봉쉼터 ~ 새바위 ~ 꼭지바위 ~ 둥지봉 ~ 가은산정상 ~ 조망터 ~ 가늠산바위봉(원점회귀)

- 옥순봉 쉼터 주차장 무료, 매점이 있으나 일찍 문닫음(6시에 닫혀있었음)


 

 



서울에서 울산으로 내려가기 전 간단히 산보기분으로 조망좋은 산을 찾다가 예전 인친님이 추천해준 제천 가은산을 가보기로 했다. 잠실에서 2시간 거리의 제천 가은산은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관리되는 많은 산중 하나다. 특히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와 옥순대교 조망이 일품이다.


 

 



옥순봉 쉼터(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12시가 넘어 산행을 시작했다. 들머리는 휴게소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동안 내린 비는 제천에서 말끔히 사라졌지만 습도높은 여름날씨는 오늘 산행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상케 한다.

 

옥순대교

 


들머리 계단을 올라서면 옥순대교 조망터인 정자가 있어 산행을 굳이 하지 않아도 이곳을 즐기고 가기좋다. 15분쯤 올랐을까 벌써부터 청풍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왼편에는 나를 힘들게 했던 <둥지봉>이 보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기까지 가는 길이 정말 힘들었다.


 

 



처음 갈림길이 나오고 출입금지 푯말이 보인다. 가늠산 바위봉을 향하는 직선코스였건 거 같은데 왜 막아놓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가은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중간에 새바위로 가기 위한 길이 보인다.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뜯겨저 있다. 사실 이 코스를 가지 않는다면 가은산 산행의 즐거움이 반감된다. 조망없이 정비되지 않는 길을 정상만을 위해 걷는 것과 다를바 없다.


 

 



가은산에는 이 야생화가 참 많이 피어있던데 이름을 찾아도 모르겠다.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멀리 새바위가 보인다. 어쩜 인공적으로 깎은 것도 아닌데 저렇게 새모양의 바위가 자연적으로 생겼을까. 너무 신기하다. 새바위가 있는 곳으로 조금씩 걸어간다.


 

 



가는 길에 청풍호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찍으려고 애쓴다. 마땅히 카메라를 놓을 바위가 없어 사진찍는데 한참 애를 먹는다. 그러다 암봉에서 내려가는 길에 미끄러져 오른쪽 다리와 팔을 갈아버렸다. 산행시작 30분만에 오른쪽 허벅지에 피멍이 들고, 피가나 산행을 지속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손수건으로 쓸린부분을 묶을채 걸어간다.


 

 



새바위로 가는 바위구간은 생각보다 가파르다. 발 디딜곳이 마땅치 않아 다리가 쓸릴까 조심조심 올라간다. 조망터가 참 많이도 나오는데, 삼각대가 없는 나는 사진을 위해 카메라를 놓을 나무, 바위를 찾느라 힘들었다. 여긴 꼭 사진을 찍어줄 상대방이 필요한 곳이다.


 

 



드디어 멀리서 보이던 새바위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어마무시하게 크다. 올라가볼까란 생각도 했었지만 그 거대함에 얼른 생각을 고쳐먹는다. 너무 사진을 찍고싶어 나무에다 카메라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저 새바위와 사진을 찍으려고 올라가는 길에 갑자기 발목이 따끔해 양말을 얼른 벗었는데 알고보니 발 옆 꽃나무 아래에 벌집이 있었다. 어찌나 따끔한지 한동안 그 부위가 얼얼했다.


 

벌집

 



새바위를 지나 꼭지바위에 도착한다. 신기하게 바위 끝이 이빨처럼 올라와있다. 저 밑은 해골모양처럼 구멍이 뚫려있다는데 안전을 위해 내려가지 않기로 한다.


 

 



꼭지바위를 만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정말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골짜기로 올라가야한다.


 

 



둥지봉 정상이 보인다. 저기로 가기 위해 얼마나 힘든지 가본사람만 안다.


 

 



밧줄도 발디딜곳도 없이 골짜기를 올라와야한다. 중간에 끊어진 밧줄이 있어 혹시나 하면서 잡고 올라왔는데 다행히 끊어지지 않았다.


 

 



둥지봉에 도착했다. 아 진짜 정상석 보자마자 환희와 함께 산행에 힘듦이 스쳐지나갔다. 조망을 즐기며 살방살방 걸어가는 산행을 생각했는데, 이 길은 정말 힘들었다.


 

 



이제 둥지봉을 지나 가은산 정상으로 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대로 가은산 정상을 가지말고 옥순봉쉼터로 내려갈까 격하게 고민했지만, 그래도 온김에 정상을
가보기로 한다.


 

 



가은산까지는 1.1km, 나는 늘 정상까지 가는 거리가
짧은 산을 두려워한다. 얼마나 오름길에 급경사일지. 산행에 짧은 거리는 오히려 독이다.


 

 



처음으로 정비된 데크계단길을 만났다. 이제부터 길이 순탄하겠다고 기뻐했지만, 그 기쁨도 잠시. 가은산 등로는 정말 바위 너덜길로 일반 국립공원 등로를 생각하고 쉽게 갔다간 큰코다친다.


 

 



급경사 오름길을 지나 가은산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제 700m만 가면 정상이다. 도착한 정상에는 조망이 1도 없다. 다만 정상석이 놓여져 있을 뿐이다. 이미 정상에는 어무이아부지가 수박을 먹고 계셨다. 나도 하나 먹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머지 정상석과 사진을 찍고 길을 나섰다.


 

 



다시 가은산 삼거리로 돌아와 한번더 고민을 한다. 이대로 다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가늠산바위봉으로 향할 것인가. 그러다 가늠산 바위봉까지는 능선코스로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아 가보기로 한다. 그리고 가늠산과 가은산 중간에 위치한 전망대 조망이 끝내준다는 걸 알고 있기에 조금더 힘을 낸다.


 

 



전망대로 가기 전 잘 조성된 나무계단을 오른다. 이 곳을 지나면 바로 옥순대교와 청풍호 조망이 끝내주는 데크에 도착한다.


 

 



와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여긴 꼭 와봐야 한다. 안보고 다시 내려갔다면 얼마나 후회했을지... 여기까지 온 내가 자랑스럽다. 전망대는 안전을 위해 설치된 펜스때문에 사진을 찍기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더 걸어가면 옥순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조망터를 만난게
된다. 여기서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도무지 카메라를 둘 곳이 없다. 주변에 큰 돌을 모으기 시작한다. 4개 정도를
쌓아 카메라를 놓고 겨우 사진을 찍었는데, 결과물은 다 흔들렸더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


 

 



바로 앞에 가늠산 정상인 바위봉이 보인다. 저기까지 얼른 갔다가 집에 가야지 마음을 다잡는데 왜이렇게 날파리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는지 정말 산행내내 이들을 쫒느라 두배는 힘들었다.



 

 



드디어 가늠산 정상 바위봉에 도착했다. 올라가는건 위험할 거 같아 밑에서 감상한다. 두 바위 사이로 비치는 햇살 사진이 유명해서 나도 그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었는데, 저길 어떻게 올라가셨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저곳은 왠만한 담력으로는 못올라간다.


 

가늠산 바위봉

 


바위봉을 보고는 다시 온 방향으로 돌아가 옥순봉 휴게소로 내려간다. 탐방로아님 표지판이 걸려있지만 이 길로 내려오면 바로 옥순봉쉼터로 회귀 가능하다. 상천주차장으로 하산시 옥순봉 쉼터까지 택시비 1.6만원이 든다고 하고(더 나올 수도 있다), 버스는 하루 3회 운행한단다. 참고로 버스 이용시 하차후 1.3km를 걸어야 옥순봉 쉼터에 도착가능하다.


 

 



들머리였던 옥순봉 쉼터에 도착했다. 3시간의 살방살방 산행을 기대하며 왔던 나인데, 날파리와 더위, 벌 그리고 다치기까지 근래들어 참 힘든산행을 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올만큼 멋진 곳임은 분명하다.


 

 

 

오늘 산행의 결론은 낮은 산은 있어도 안힘든 산은 없고, 낮은 산이라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는 점. 오늘 다리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갈 듯 하다. 월급받으면 긴바지부터 사야할 듯, 수선비가 더 들겠지만 ㅠㅡ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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