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 7. 5. 10:30 ~ 14:00 (휴식시간 포함)
- 산행경로 : 백운동 탐방지원센터 ~ 용기골 ~ 서성재 ~ 만물산 ~ 백운동 (의도치않게 정상을 못감)
- 주차장은 가야호텔 이용(국립공원 주차장도 무료), 만물상탐방로는 전날 17시까지 온라인 사전예약 필수
어제 지리산에서 무릎을 탈탈 털린 후 잠시 고민을 했다. 오늘 가야산을 갈까말까?! 미리 <백운동 탐방지원센터> 바로 앞에 위치한 <가야호텔>을 예약한 터라 숙박비를 날리기 싫어 오긴 했는데.. 당일 아침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민했다. 그러다 여기까지 와서 가야산을 못간다는게 아쉽기도 하고 오는길에 본 가야산 운해가 생각나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섰다.
주린 배를 채우고자 가야호텔 1층 식당 해물된장찌개를 해치우고 차는 가야산 호텔에 둔채 바로 앞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어제 지리산을 무사히 다녀온 탓일까, 등로가 단순한 가야산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일까 나는 무작정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눈에 바로 보이는 <용기골 탐방로>로 가는 과오를 범했다. 원래 계획은 <만물상 탐방로>를 통해 정상을 간 후 해인사로 하산할 예정이었다.
분명 저 국립공원 안내도 옆에 <만물상 탐방로> 입구가 있었을텐데..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서있었던 걸 봤는데도 멍청이같이 용기골 탐방로로 갔다. 이 사실을 아주아주 뒤늦게 알았다는게 허탈하지..
그렇게 잘못된 들머린줄도 모르고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사실은 아침밥을 먹은 후 바로 등산한 터라 몸이 힘들었다. 중간에 배도아파 자연화장실도 이용했다. 가야산 물이 맑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상수도 보호구역이란 안내판을 보고 역시 깨끗한 곳이구나 싶었다.
신기하게도 이 길로 올라가는 사람은 적은데, 내려오는 사람들은 참 많았다. 이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물 맑은 용기골에는 3개의 <백운교>가 있다. 다리를 건너는 것도 산행의 즐거운 요소 중 하나다.
가는 길에 가야산성 남문자리가 나온다. 용기계곡을 가운데 두고 만물상과 동성봉(지금은 탐방불가지역) 능선을 따라 산성을 지었다는데, 물도 풍부해서 적으로부타 방어에 능통했을듯
용기계곡을 건너는 2번째 백운교가 나온다. 흐드러진 푸른 잎을 하늘삼이 붉은 다리사이로 흐르는 물줄기가 참 시원하다.
요즘 들꽃들이 너무 예쁘다. 산에서 꽃사진 찍으면 나이먹은 거라던데.. 나두 나이를 먹었나보다. 근데 넌 이름이 뭐니?! 네이버 스마트렌즈로 검색해보니 <산꿩의다리>라는 꽃이란다. 참 스마트한 세상이다.
세번째 백운교를 지난다. 다리모습마저 가야느낌이 물씬난다. 처음 철을 사용한 곳이 가야 맞던가?
중간 몸도 힘들고 화장실도 가고싶어 잠시 앉았다. 가야산도 지리산처럼 반달곰 서식지인가 보다. 우리 반달이 서식지가 참 넓구나.
<백운암지>를 지난다. 지도를 한번이라도 알았다면 만물상 탐방로를 지나쳐왔다는 걸 알았을 텐데. <백운암지>는 가야산에 있던 사찰 중 하나인 백운암이 있던 절터이다.
뒤늦게 한 커플이 손을 잡고 올라간다. 이렇게 날이 더운데 어쩜 저렇게 손을 꼭 잡고 가는지.. 부러워서 한장 찍으려다가 내 촬영을 의식했는지 다급히 빨리 올라가더라.
<서성재>에 도착했다. 이 곳에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그 이유를 뒤늦게 알았지만 말이다. 사실 <만물상 탐방로>로 올라와 이 곳을 거쳐 정상을 향한다. 그치만 나는 <서성재>부터 <만물상 코스>를 통해 정상에 가는 줄 알았다. 그래서 손쉽게 <용기골>로 올라온 나는 바로 왼쪽 <만물상 탐방로> 입구를 보자마자 바로 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길이 다시 백운동 하산길인줄도 모르고...
문제의 <만물상 탐방로> 입구이다. 백운동 하산을 위한 길임을 한참 후에 알았다. 어쩐지 사전예약여부를 묻지 않더라..
본격적인 <만물상 상아덤>이 나온다. 곰탕인 관계로 조망이 없다. 다소 위험한 구간이 많아 출입금지 푯말이 많이 나온다.
보여줘 보여줘 한참을 밀당을 하던 만물상 바위들은 조금씩 그 얼굴을 보여준다.
그 모습이 보이길 한참을 이곳에서 기다렸다. 살짝 살짝 보여주는 그 모습에 함성을 질렀다. 너무 예뻐 ~~
그렇다. 나는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나는 가야산 바위들에게 내 영혼을 빼앗기고 있었다.
왜 사진을 찍으면서 안내판을 안본걸까.. 너무 화려한 기암괴석에 내 눈과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일까... 사람에게든 자연에게든 눈에 콩깍지가 끼면 보이는게 없다.
<밟지 마세요> 나무를 발견했다. 이거 많이 봤던 곳인데.. 다들 올라가고 싶어 바위틈에서 겨우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저 나무를 밟나보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나는 올라가지 않기로 한다.
이 사진을 찍은 후였을까. 갑자기 급경사로 내려가는 길을 보고 뭔가가 잘못됨을 느껴 트랭글을 켰다. 아뿔사, <서성재>와 <백운동> 사이 중간 부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용기골>로 올라가 <서성재>에서 다시 <만물상>으로 하산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쉽긴 했지만 어쩌랴, 이만큼 벌써 내려온걸,, 정상은 다음에 가기로!
저 멀리 어제 숙박한 <가야호텔>이 보인다. 시설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위치가 좋고 가성비가 좋다. 다음번 가야산 산행 전후에도 이용할 예정이다. 우측방향으로 사찰이 보인다. <해인사>는 아닌게 확실한데, 사찰이 참 예쁘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오더니 이내 곧 맑아졌다. 몽글몽글 하늘이 참 예쁘다. 어제오늘 내린 비로 더러운 것들이 모두 씻겨져 내려갔겠지..
내려와서야 들머리 <만물상 탐방로> 위치를 알게 되었다. 아침에 왼편으로 조금만 시선을 돌렸더라면 발견했을 것을 ...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서성재 ~ 만물상 ~ 백운동 코스는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고 경이로웠다. 그 모습을 오름길에 봤다면 운무에 가려 충분히 감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성재> 부근에서 만난 등산객은 <만물상>이 온통 곰탕이었다고 했었다. 돌이켜보면 그 모습들 온전히 본 난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
예정보다 산행이 빠르게 끝났지만 아쉬움이 많을수록 기대감도 큰 법이니깐, 담번에는 가야산 정상에서 운무가득한 너를 즐기구 싶구나. 오늘은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흥분되고 적당한 아쉬움이 남은 산행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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