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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백패킹 3대 성지 : 굴업도(Gulupdo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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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6. 20. ~ 21.
- (갈때)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8:30, 2h) ~ 덕적도(12:50, 2h) ~ 굴업도
- (올때) 굴업도 (13:00, 2h) ~ 덕적도(15:30, 2h) ~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


인천에 있는 2주 동안 가장 가보고 싶었던 <굴업도>를 가기로 마음 먹은 후 배편을 예약하는데, 덕적 ~ 굴업도행 배편이 매진이었다. 조마조마하며 전날까지 기다린 결과 예약을 하긴 했는데, 굴업도까지 가는 시간만 4시간이 소요되더라.


<가보고싶은섬>에서 온라인 예매 가능하며, 모바일승선권 발권이 가능해, 미리 한시간 전 발권하러 일찍 가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승선권 발급시 카카오톡으로 발급 가능


원래 쾌속선 코리아호를 타면 덕적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도무지 매진이 풀리지 않아 <코리아익스프레스> 완행을 타고 1시간 50분 간 뒤에 2시간 덕적도에서 대기했다가 12:50 굴업도행 배를 환승하기로!!


참고로 덕적도에서 굴업도행 <나래호>는 굴업도 외 근교섬을 완행하는데, 홀수날에는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짝수날에는 시계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홀수날>에 굴업도를 들어가 <짝수날>에 굴업도에서 나오는게 좋다. 하지만 난 선택의 여지가 없어 결국 2시간씩!!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여객터미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배는 통영, 거제에서 많이 탔었는데 인천은 어마무시하구나.. 땀 찔끔;; 개인적으로 사람 많은거 싫어하는데 수도권은 살 곳이 못됨.


덕적도행 코리아익스프레스행에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는건지,,,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선내 마스크는 필수이다!!


드뎌 출발!! 인천발 배는 예전 <장봉도> 갈 때 타보긴 했는데,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은 처음이다.


의자와 한몸이 되었던 나는 2시간 후 <덕적도>에 도착했다. 어마무시한 사람들이 내린다.

 
덕적도발 굴업도행 배는 12시50분이어서 시간이 뜬다. 덕적도에는 마트가 없다고 들어서(큰말해수욕장에 매점이 있긴 했었습니다), 농협 하나로마트로 이동. 딱히 이거저거 살거는 없지만 그래도 뭐라도 사야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캔커피, 콜라, 소시지, 포카칩을 사고 출출한 배를 채우라 회덮밥을 한그릇 후루룩!!


식당 앞에 위치한 <덕적도바다역> 구경도 하고 바닷가로 나오는데 간조의 서해를 영접!! 동해와 남해랑 그 느낌이 다르다. 쩍쩍 갈라진 갯벌 사이로 바닷생물들의 숨구멍이 가득한 것이 살아숨쉬는 바다의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조개껍데기와 소라껍데기도 줍줍하고, 사진도 찍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느낌.



큰 물고기를 잡은 어부 동상도 보이는데, 밥먹고 커피한잔 마시려고 들어간 까페에는 애정넘치는 커플 백패커가 하하호호, 웃음기 가득.. 보기 좋더라.


굴업도행 배시간이 다되어가자, 다시 배 타러 연안으로 성큼성큼. 참고로 굴업도행 <나래호>는 <덕적도바다역>이 아닌 덕적도에 내린 곳에서 다시 타야한다. 나는 몰라서 식당아주머니에게 물어봄.


굴업도행 <나래호>가 도착했다. 근교섬을 도는 만큼 생각보다 큰 배다.


2시간 여 근교 섬을 돌아돌아 <굴업도>에 도착!!


굴업도에 내리면 저 멀리 <연평산>과 <덕물산>이 보이고 그 가운데 <목기미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내리자마자 다들 트럭에 가방을 싣고 타지만, 나는 짐도 무겁지 않아 사부작 걸어가기로 한다. 이미 내 앞을 앞서가시는 백팩커가 보인다. 혼자 걸어가시는 모습이 멋지시다.


뒤로는 나를 내려준 나래호가 떠날 준비를 한다. 굴업도는 날씨 때문에 결항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오늘 날씨요정님 보우하사 오랜시간 걸리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해안가를 따라 걷는데,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동섬의 <연평산>과 <덕물산>이 지어준다. 갠 적으로 다음에는 저 동섬의 산들을 가보고 싶은데, 사유지라 갈 수 없다는 안내판이 바로 보인다. 흠...


<목기미해수욕장>, 담날 덕적도행 배를 탈때는 해무가 가득했는데 첫 날은 이렇게 잘 보였구나!!

목기미해수욕장


해안선을 따라 계속 걸어도 되지만, 지름길인 <숲길>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안그래도 더웠는데, 그늘진 숲길을 오르니 참 시원하다. 역시 난 푸릇한 산 체질이다.


알고보니 이 15분 남짓 길이 <아름다운 숲길>이더라. 넘 짧아 아쉽긴 하지만, 그 아쉬움 때문에 더 아름다운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숲길 우측에는 돌아돌아올라오는 완행 임도가 있다.


이제 마을로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간다. 먼저 가시는 분들의 뒤를 따라가 본다.


저 멀리 <큰말해수욕장>이 보이고, <개머리언덕>으로 가는 입구가 보인다. 저기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언덕을 걸어가는 시간이 길어야 50분이기에, 그 순간순간을 최대한 음미하고자 한다. 하늘, 바다, 그리고 숲. 완벽한 삼박자가 어우러진 굴업도의 하모니. 날이 너무 좋다.


마을에 들어서니 유명한 <고씨네민박>이 보인다. 여기서 밥 한그릇 하고 싶었는데, 예약제인듯 싶었다. 살짝 얼굴을 들이밀어 봤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쳐간다.


유명한 고씨명언도 감상하고!! 특히 6번은 요즘 같은 시기에 그냥 같이 여행가자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세면백까지 보여줘야하나 ㅋㅋㅋ


굴업도 지도가 그려진 벽화. 레트로느낌으로 담번엔 민박 하루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한창 하고 싶은 거, 가고싶은거 많은 나이다.


고씨민박을 지나면 어느덧 해변가가 보이고, 나무 아래 캠핑러들도 한가득이다.


저기 멀리 개머리언덕으로 향하는 입구가 보이고, 다수의 백패커들이 저 곳으로 향한다.


해변가에 꽂혀있는 청량한 깃발!! 포카리스웨터 CF가 생각나, 나도 한번 찍어본다. 30대도 상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찍고보니 상큼보다는 .... 뭐 아무렴 어때. 내가 행복하면 됐지..

 
이제 슬슬 <개머리언덕>으로 올라가볼까!! 진입금지라고 되어있지만 철문은 열려있다. 한 대기업이 땅을 사서 개발하려고 했지만, 어떤 사유로 그냥 이렇게 내버려두고 있다니?! 몇년 전 화재도 나고 인명사고도 난 적이 있다고 하니!! 늘 개념있는 백패커가 되길 바람. 나도 늘 조심 LNT, 흔적없이 다니려고 노력한다. 이 곳이 폐쇄되지 않고 오랫동안 다닐 수 있기를!!


15분 남짓 이런 숲길을 오르면 그림같은 능선이 나타난다. 보는 순간 마음이 술렁술렁, 여기저기서 사진찍고싶어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너무 아름다운 곳임이 틀림없다.


저 멀리 철탑도 보이고, 잔디밭 사이로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걷는다. 뒤돌아보면 섬안의 섬 <목섬>이 나를 열렬히 환영한다.


개머리언덕 끄트머리로 향하면 향할수록 해무가 짙어진다. 안개속으로 서서히 나 자신이 스며드는 느낌이랄까..


멋진 곳을 만났다면, 그 곳에 자신을 넣어야 비로소 여행이 완성된다. 굴업도 멋진 풍경에 나를 투영해본다. 나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이 곳에선 작품이 된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는 것이 모든 이들의 꿈이라면, 이틀간 그 꿈을 실현시킬 순간이다. 이미 많은 드리머들이 꿈을 쫒아 이곳에 와 있었다.


조용한 곳을 찾아본다. 내몸 누일 1평이면 충분하다. 조금더 끄트머리고 향해본다. 처음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더 서쪽으로 섬이 끝나는 곳으로 향한다고 하더라. 나도 땅이 조금 기울어지긴 했지만 가장 끄트머리에 집을 짓는다. 일몰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집짓는데 걸리는 시간 3분. 가장 빠른 건축가 아니 시공업자이다. 저 멀리 언덕에 멋진 커플이 타프를 친다. 댕댕이와 함께한 행복한 가족이다.


등산, 트레킹을 하면서 탄산 특히 콜라의 맛에 푹 빠져버렸다. 콜라를 만든 사람은 대체 누구신지.. 콜라를 딸땐 거품이 톡 터지는 것 처럼 숨어있던 나의 즐거움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한없이 한적하고 적적하고 심심하고 행복한 기분이다. 28리터 가방 하나면 이틀을 천국에서 보낼 수 있다. 딱 필요한 만큼만, 나는 지금 28리터면 충분하다.


어느덧 7시가 되고 곧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내
마을이 붉게 타오를 시간이 다가온다. 개미언덕 끄트머리, 서섬의 가장 서쪽에 자리잡은 만큼 서서히 사라져가는 해의 끝자락을 명당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그치만 이미 바다는 해무에 가려 보이지 않고, 여기가 섬인지 산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을 지경이다.


1시간 가량 서쪽 하늘만 바라봤을까, 어느덧 서서히 조금씩 떨어지는 붉은 해는 안개사이로 스며들었고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계 어디에서 그 지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렇게 나에게서 해가 멀어져가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내 시야에서 사라질 무렵, 오늘 긴긴 하루는 지나가고 있었다.


허기진 배를 프랑크소시지와 캔맥주로 달래고, 하늘에 떠오른 몇 안되는 별을 베개삼이 하루를 마무리한다.


개머리언덕이 온통 해무로 가득한 다음날 아침, 일출을 기대하며 일어난 나는 주위를 살짝 둘러본 후 다시 잠자리에 누웠다.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


배시간은 10시30분이지만 일찌감치 집을 정리하고 섬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가는길에 사슴 가족들과도 인사을 나눈다.


큰말해수욕장의 물이 다 쓸려내려가고 발자국 하나 없는 해변을 온통 내 흔적으로 채운다. 해무와 모래알이 꼭 다른 행성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캔커피 한잔으로 운치를 더해본다. 옆에 태준씨와 은시씨의 애정이 피어오른다.


해수욕장을 지나 다시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어제와 기분이 사뭇 다르다.


<목기재해수욕장>이 해무에 갖혔다. 저 멀리 산들도 보이지 않는다. 해무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다. 신비로운 섬이다.


어제 지나친 길을 다시 걸어가는데, 사뭇 새로운 느낌이다. 특히 주황색 초록색 그물망은 꼭 상큼한 오렌지와 키위를 닮았다.


10시30분이 지나도 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안개때문에 배가 결항된 모양이다. 덕적도에 전화를 해보니 날씨때문에 2번 운항하던 배가 12시50분에 한번 운항하는 걸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이참에 축축해진 텐트도 말리고 매트를 깔아 휴식을 취한다.


어느덧 배가 들어온다. 감사한 일이다. 오늘 못나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줄을 서며 기다리던 사람들이 탑승할 준비를 한다.


무사히 15시 무렵 덕적도에 도착해서 기다리던 인천행 코리아익스프레스호를 탈 수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한 배를 타고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 굴업도는 내게 너무 먼 곳임이 틀림없다.


굴업도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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