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 6. 29.
- 산행경로 : 거제자연휴양림 ~ 등산로2 ~ 노자산 정상 ~ 이층정자 ~ 뫼바위 전망대 ~ 등산로1 ~ 거제자연휴양림
- 산행시간 : 8km, 4시간
오랜만에 휴가차 거제를 찾았다. 원래는 어제 노자산 ~ 가라산 ~ 망산 연계산행 후 거제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할 예정이었는데, 못다한 일 하느라 늦게 출발. 비싼 거가대교를 건너 3시간만에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젠장, 나름 타인 블로그 보고 데크번호 정한건데 너무 오픈된 곳에 다른 데크랑도 붙어있고, 계곡이랑도 멀리 떨어져있다. 담번에 거제자연휴양림 예약하신다면 2야영장은 1번 데크, 1야영장은 5번 데크를 추천한다.
1년 만에 해먹도 꺼내 하루종일 딩가딩가 처묵처묵했다. 여름용 페더다운 담요도 개시!! 가볍고 따뜻하고 좋은데 길이가 좀 짧아서리, 키 작은 나에게도 어깨죽지밖에 안온다. 좀 길면 여름 침낭대용으로 잘 쓸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
피엘라벤 아비스코돔2다. 예뻐서 갖게 되었는데 3kg 무게가 부담스러워 백패킹용으로는 힘들다. 이거 들고 파타고니아 토레스델파이네 W트레킹 갔다가 개힘들었던 기억이.. 요즘은 테라스와 캠핑장용으로 사용한다. 담에 짐 들 사람 생기면 들고 다니려한다.
캠핑장 입구부터 수국수국하다. 거제 온김에 꼭 저구마을 수국동산을 보고가리라!! 거제는 온통 도로주변이 수국수국하다. 6월 거제 어디서든 수국을 볼 수 있다.
새벽 일출을 볼까 맘 먹고 4시에 일어났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은 망했구나 싶어 그냥 잠을 자고 7시 기상.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먹고 짐을 챙겨 거제자연휴양림 등산로2로 향한다.
30분 가량 오름짓을 한다. 중간에 계단도 예쁘게 정비되어 있다. 정비된 길은 이게 끝!
노자산 방향으로 길을 걸어간다. 아직까지 잘 정비된 등산로이다.
하늘이 온통 곰탕이다. 오늘 산행은 망했구나! 천혜의 조망맛집인 노자산인데, 칠부능선부터 한치 앞이 안보인다.
30~ 40분 쯤 오르면 <사거리 임도>가 나타난다. 그리고 길을 잃었다. 안내목 노자산 방향으로 2개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한다. 처음에 내림길을 택했다가 이대로 하산할 거 같아 다시 돌아왔다.
갑작스레 만난 임도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운무때문에 길을 더 못찾겠다. 알고보니 케이블카 공사때문에 산을 다 파헤쳐놨더군. 케이블카 산에 만드는거 정말 싫다. 왜 멀쩡한 산을 이렇게 시멘트를 발라놓고 등산로도 중간에 끊기고.. 짜증난다.
트랭글 지도가 계속 우측 산을 향한다. 오름길 흔적이 있는 곳으로 가본다. 결국 내가 걷는 곳이 곧 길이 되었다. 나중에 하산 중 발견했는데, 임도를 계속 더 올라가면 공사안내판이 있고 우회로 안내판이 서 있다. 꼭 그쪽으로 올라가길 바란다. 아니면 나처럼 잡목에 팔다리 엄청 다친다.
없는 길 만드는 중, 풀숲을 헤치고 등로를 헤매다가 결국 찾았다.
능선에 올라서면 헬기장에 도착하고 바로 왼쪽에 정상석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오늘은 아무도 없다. 이 날씨에 노자산에 올 사람이 나밖에 더 있을까! 노자산 정상 조망은 정말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다도해 남해의 유명세에 걸맞은 아름다운 바다에 드문드문 섬들이 얼굴을 내미는데.. 그 조망을 보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현실은 잿빛하늘과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운무뿐이다.
노자산 정상과 머쓱하게 인사을 나눈다. 이 날씨에 넌 왜 왔니?! 정상석이 나를 어이없게 본다. 그러거나 말가나 나는 너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는다. 너도 날 사랑하게 될걸..
전망대 방향으로 향하기 전 우측 조망터를 가본다. 명소로 이름난 곳인데.. 정말 다도해 조망 거기 있는거니?? 보이지 않는 너와 콜라를 마신다. 곧 다시올게.
노자산 정상석을 지나 걷다보면 다시 임도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 만난 노자산 정상 우회로 안내판. 아까 수풀을 헤치고 잡목과 하이파이브 하지 말고 임도로 계속올라왔어야 했다. 여기 참 불친절한 등산로에 길도 엉망이다.
다시 임도를 만났지만 전망대 가는 길을 못찾겠다. 대체 어디있는거니.. 일단 트랭글 지도가 가리키는데로 임도를 걷고 있긴 한데...
임도를 걷다가 끊긴 등로를 발견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대체 거제시는 노자산에 무슨짓을 하고 있는 건지... 등로로 다시 들어선다.
걷다가 갑자기 등로가 막혀있다. 저기로 가야 전망대 길이 나오는데... 어쩌지 하다가 결국 들어가본다. 나중에 돌아올때 보니 저 길로 들어가지 않아도 돌아돌아 이층전망대로 길이 이어져 있더라.
갑자기 등로가 또 끊어졌다. 바로 옆에 크레인과 인부소리가 들린다. 한치앞도 안보이는 이 날에도 케이블카 공사가 한창이다. 비계에 서 있는 인부의 그림자가 보인다. 안전공사하시길... 나는 안개로 가려 안보이는 틈을 타 계속 직진한다.
잠깐의 임도를 지나 등로에 다시 들어선다. 중간에 바위로 올라가라는 시그널도 보이는데, 오늘같은 날 바위에 올라가면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 말을 새기며 우회로로 돌아간다.
이층 전망대에 도착했다. 여기도 길이 막혀있었다. 중간 케이블카 공사때문에 길을 막아둔 듯 했다.
이층 전망대를 올라가본다. 여기서도 멋진 바다와 섬 조망을 상상만 한다. 아... 상상이... 안된다....
이층 전망대를 지나 직진하면 시그널이 나를 반긴다. 이층 전망대에는 갈래길이 있으니, 꼭 이층 전망대를 통과하여 시그널이 많은 직진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걷다가 나온 이정표. 이 길이 남파랑길 이었다니!! 학동고개에서 오르면 이 곳을 통과하게 되어있다. 뫼바위 전망대를 가야하므로 <가라산> 방향으로 향한다.
가다가 바위위로 올라가라는 <개대장> 시그널이 보인다. 날이 좋으면 모르겠지만 오늘같은 안개 속에서는 절벽낙 각이므로 괜히 올라가다 나처럼 다시 내려오지 말길.. 안전을 위해 우회로를 선택한다.
남파랑 길을 알리는 시그널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다. 안내 시그널이 너무 예뻐 가위만 있었다면 잘라오고 싶었다. 꽁꽁 묶여있는 시그널..
중간에 쉼터를 발견한다. 별모양의 데크가 있고, 갈림길이 다수 존재한다. 나는 뫼바위 분기점 방향으로 직진한다.
뫼바위 분기점 방향으로 걷다보면 전망대 이정표를 발견한다. 왼쪽으로 들어가 바위를 돌아 들어가면 나무계단길이 나온다.
허망,,, 안내판에 있는 조망을 상상한다. 어쩜 이리도 회색도화지 같은지.. 하나도 안보인다. 허망하다.
운무와 바람이 나를 휘감는다. 한마리 학처럼 팔을 벌러 그들을 느낀다. 신난척 하기 힘들다. 신날리가 없잖아...
비가쏟아진다. 젠장 3시 이후부터 오는거 아니였어?! 그래도 비가올 걸 예상한 터라 우산을 꺼낸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바위에 미끌해서 넘어지는 바람에 손바닥이 베였다. 생각보다 깊게 파여서, 비도오는데 젠장.. 이층 전망대에서 잠깐 비를 피한다. 폭우가 계속 쏟아져 이대로 있으면 내려가기 힘들거 같아 다시 일어나 걷는다.
등산로1코스로 내려오는데, 아까 올라온 그 케이블카 공사 임도다. 그 길로 계속 내려가면 이정표를 몇개 만나는데, 거제자연휴양림 방향을 따라간다.
중간에 등로로 들어가야 한다. 집모양의 쉼터가 있는 방향이다. 벌써 물먹은 땅이 질퍽하다.
잠깐 등장한 등로는 다시 임도로 이어진다. 그냥 임도를 따라 돌고돌아 내려간다. 이 길이 그냥 등산로1인 모양이다.
내려가는 길에 오동통한 까마귀를 만난다. 그렇게 긴긴
임도를 돌아돌아 내려오면 자연휴양림에 들어선다. 임도 중간에 산길로 바로 내려오는 길도 있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그냥 임도각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주린 배를 짜파게티로 달랜다. 비가 계속 쏟아진다. 알고보니 오늘 밤이 절정이란다. 짐을 싸야 할 때이다.
짐정리를 하고 울산으로 돌아가기 전 거제 저구항 수국동산을 구경하러 가는데, 폭우가 절정이다. 내가 오자마자 비가 더 쏟아진다. 이 비에도 수국보러 오신 분들이 보인다. 나만큼 열정이 대단하시다.
비가 너무 오는 바람에 1분가량 동영상을 켜놓고 우비로 몸을 가린채 수국동산에 뛰어들었다. 잠깐이었지만 물먹는 새앙쥐가 되었다. 흑흑흑 하루간 휴가를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간다. 조만간 날 좋은날 거제지맥 백패킹 하러 와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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