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 6. 19(금)
- 산행시간 : 17:00 ~ 20:00 (3시간, 휴식시간 포함)
- 산행경로 : 마니산국민관광지 입구(마니산매표소) ~ 단군로 ~ 정상(참성단) ~ 계단로 ~ 매표소(원점)
- 이동방법 : 인천에서 쏘카로 이동, 마니산 주차장은 무료, 입장료는 2천원
부서이동 후 인천을 매월 일주일씩 보낸지 6개월. 인천 ~ 울산만 오가다 일터 밖을 나선 건 처음이다. 해외여행 갈때도 인천까지 오는게 귀찮아 일본에서 환승, 김해공항만 이용하는 나다. 근데 이번에는 이주간 연속해서 인천에 머물게 되면서 마음속에만 그려온 마니산 일몰을 영접하러 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업무가 늦게 끝나 3시즈음 어떻게 마니산으로 갈까 고민하다 소카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처음 이용한 터라 얼떨떨했다. 다행히 주변에 <쏘카> 대여소가 있긴 했는데 가능한 차가 없어 더 먼곳에서 내 장소로 부르기 서비스를 이용했다. 50분이 소요되어 내 장소로 배달된 모닝, 알고보니 <부르기서비스>가 요금 중 가장 크게 작용했다.
3시50분 쏘카를 타고 출발, 마음이 급해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하늘의 구름이 뭉게뭉게 참 예쁘더라. 네비게이션 장소입력은 <마니산 국민관광지 입구>. 1시간 가량 걸려 도착했다. 주차비는 무료, 입장료는 2천원.
5시즈음 차를 주차하고 티켓을 구매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마니산 국민관광지 입구>에서 시작하는 등산코스는 2개로, 계단으로 마니산 정상까지 바로 가는 <계단로>와 조금 둘러서 가지만 걷기 편한 <단군로>가 있다.
<마니산>은 원래 우두머리라는 뜻의 <두악>이었으나 <머리>를 뜻하는 <마리>로 민족의 머리라 상징되어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난 마니산을 오르고 싶다기 보다는 <참성단>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다. 아니 백패킹을 하고 싶었는지도.. 이거저거 잘 찾아보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늘도 이 목표는 실패했지만 담번에는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매표소를 지나면 볼게 많다. 여유로웠다면 이거저거 여기저기 다 둘러보는 타입인데, 오늘은 마음이 조금 급하다.
단군로와 계단로로 나뉘어지기 전 <마니산> 안내석이 하나 있는데, 고성김씨 뭐뭐뭐 라고 적혀있다. 취업할때 별거별거 다 딴 자격증에 한자자격증도 있는데, 결국 장롱자격증임을 입증한다.
뭔지 모르지만 일단 함께 찍고본다. 마음이 급해 하산후 찍었다.
인천 파랑새 산악회가 만든 <산악인 선서> 도 보인다. 산악인은 아니지만 <미래의 산악인>으로서 한번 읽어본다.
날이 너무 좋다. 5시가 넘어가는 시간인데도 날이 참 환하다. 여름산행은 해가 길어 너무 좋다.
매표소에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올라온지 10분쯤, 300m 걷다보면 갈래길이 나온다. 나는 완만해서 쉬엄쉬엄 오를 수 있는 <단군로>를 오름길로 선택한다.
들머리에선 선선한 바람이 불었는데, 역시 산행길에 땀을 흘리지 않을 순 없나보다. 여름산행엔 핸디선풍기가 필수다.
걷다보면 단군로도 계단이 나온다. 이름도 신성한 <옥녀계단> 길이 너무 예뻐 산행 첫 사진을 찍는다. 초록초록 싱그러움이 여름산행의 큰 묘미다.
마니산 이곳저곳에 좋은 글귀들이 가득. 한번 읽고 잊어버릴까봐 사진으로 찍어왔다. 블로그에 올려놓고 한번씩 읽어봐야지.
옥녀계단을 지나면 가끔씩 돌무더기 급경사도 나온다. 너무 평탄한 정비로면 재미 없으니깐.
어느덧 능선에 올라섰다. 난 능선따라 걷는게 너무 좋다. 그래서 장거리 산행을 좋아하는 편, 그냥 올라갔다 바로 내려가는건 너무 아깝잖아. 능선따라 산등성이를 가끔은 이렇게 바다조망도 즐기면서 걷을 때가 행복하다.
이렇게 능선을 걸으면 우측으로 조망터가 터진다. 사진각이다. 소위 말하는 논밭뷰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바다까지 추가된다면 나이스다. 마음 속 켜켜이 쌓아 둔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가는 기분이다.
몇 차례 조망터를 만나다보면 어느덧 <참성단>이 가까워진다. 생각보다 걷기좋고 예쁜산이다. 인천 올때마다 들르고 시프다. 좀 먼게 흠이지만..
<참성단>을 가는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이 계단 중반에 무지막지한 핫플레이스가 있다. 여기서 집짓고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고 싶은 아주 평평한 조망터.!!
나는 해지기 전 이 시간에 유유자적 혼자 등산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해질녘 즈음 쏟아지는 햇살이 붉으스름한 부끄러움으로 가득해질때, 그 곳에 서면 내마음마저 한없이 설레여진다.
참성단 가는 길이 보인다. 친절한 안내판이지만 옆으로 샐 길 없는 이 등로에 TMI이다.
계속 조망이 쭉쭉 나오고, 어느 덧 참성단이 보인다. 근데 어이쿠, 참성단 출입구가 봉쇄되었다. 보수가 시급하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ㅠㅠ 아쉽다. 다음 기회에
<마니산 정상>이 70m 남았다. 중수비, 등정문 등이 있다는 안내판이 나온다.
단군께서 하늘에 제를 지녔다는 <참성단>은 매년 10월 3일 개천절에 제천행사를 하고, 전국체전 행사때 성화 봉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멀리서나마 참성단을 바라본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면 그 앞에 정상목이 있다. 해질녘이라 사진이 역광이다. 헬기장에는 고양이들이 많다. 고양이한테 먹을 거 주지말라는 경고판도 붙어있을 정도다. 북한산에만 고양이가 있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들이 등산을 잘하나 보다.
정상에는 여학생 둘의 웃음소리가 쩌렁하다. 둘이 이 시간에 어떻게 올라왔는지.. 저 나이때 난 등산 싫어했는데.. 내려가는 길을 묻는다. 어디로 내려가냐고 묻자 <정수사>라고 한다. 내가 올라온 들머리랑 달라서 계단으로 올라왔냐고 묻자 그렇다고 해 <계단로>로 알려줬더니 10분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결국 트랭글 켜서 제대로된 길 알려주었다.
뒤이어 올라온 헐벗은 아저씨 3분은 헬기장에서 사진 한 장을 부탁했고, 내려가는 완만한 코스를 묻길래 이번엔 <장군로>를 알려주었다. 나도 여기 처음인데 참.. 그분들은 장군로로 내려가면서 멋진 일몰에 함박웃음 지으셨음이 틀림없다. 나도 계단로가 아닌 장군로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담번엔 꼭 단군로로 내려가며 조망터 계단에서 일몰감상 하리라.
내 발걸음이 마니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하늘의 해도 서서히 내려온다. 사랑이 샘솟는 순간이다.
소카 반납시간이 다가와서 결국 일몰은 감상하지 못하고 내려간다. 다음번에는 6시에 등산 하면 맞을 듯 하다.
어느덧 매표소 1km 지점에 도착했고 임도가 나왔다. 가는 길에 예쁜 석교도 있다. 늦었지만 여기서 사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 놔둘 곳이 없어 먼 발치에 놔두었더니 내 모습은 작은 돌과 같더라. 흑흑
으악 하늘에 불났다. 강화도가 어마무시한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인 줄 몰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소카 사용시간을 연장할 걸 그랬다.
매표소에 도착하자 새빨간 해가 고개를 내민다. 사진에는 눈곱만하지만 실물은 어마무시했다.
결국 차를 타고 돌아가다 길을 멈췄다. 어마무시한 팔광의 모습에 넋을 놓았다. 마니산에서 봤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담번 출장 끝나면 꼭 보러오리라 다짐 또 다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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