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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소백산 철쭉산행 : 초암 ~ 돼지바위 ~ 국망봉 ~ 비로봉 ~ 삼가 ~ 달밭길(자락길) ~ 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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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6. 7.

 

소백산 국망봉


이맘때면 소백산 철쭉이 한창이다. 작년 현충일에도 소백산을 방문했더랬지.. 사람이 가득한 소백산 능선, 개인적으로 사람이 붐비는 등산이 싫어 속으로 한 백번은 갈까말까 고민한 듯 하다. 그러다 하나 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연분홍빛 설렘가득한 철쭉사진을 보고 맘이 홀려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친님이 “이번에 못보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한마디에 마음을 다잡고 가고싶었던 다른 산들을 뒤로한채 소백산으로 향한다.

작년 현충일 소백산 산행

 
울산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영주에 위치한 비로봉과 국망봉은 참 많이도 가봤는데, 단양쪽에 위치한 제1,2 연화봉은 안가봐서 처음에는 “죽령~연화봉~비로봉~국망봉~초암” 코스를 생각했다. 근데 아무래도 차를 풍기역에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해서 이번에는 비로봉과 국망봉 철쭉만 감상하기로 마음먹었다.

소백산 대중교통 검색을 참 많이도 했었는데, 수도권에서 오시는 분들인 풍기역을 주로 이용하거나 카카오톡 <소백내차를부탁해>로 죽령, 어의곡, 희방사, 천동 네 군대 차를 이동해주는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시더라.

 

 


특히 <소백내차를부탁해>는 카카오톡에서 검색하면 이용방법, 이용요금 등 자세히 알 수 있어 다음번에 나도 꼭 이용해볼 생각이다.

오늘도 울산에서 자차로 이동하는 나는 새벽 2시에 맞춰논 알람이 무색하게 4시에 겨우 부스스 일어났다. 어제 일찍자려고 10시부터 누웠는데 결국 12시가 넘어 잠이들었고, 알람이 울릴때마다 1시간씩 늦춰 재알람을 설정하더니 결국 4시에 기상! 그래도 결국 일어나는거 보면 소백산에 엄청 가구싶었나보다.

이래저래 준비를 마치고 4시45분이 넘어 출발, 소백산 초암주차장까지는 2시간45분이 소요된다. 오늘따라 운전길에 잠이 쏟아진다. 내 차에는 핫식스와 캔커피가 늘 구비되어 있다. 운전중 핫식스와 커피한캔을 마시며 가져온 삼각김밥으로 허기를 채운다.

경북영주가 이렇게나 멀었나, 오늘따라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아함,, 그렇게 영주에 진입하기 전 <영주휴게소>에 잠시들러 화장실을 다녀온다. 음료를 너무 많이 마셨나보다. 산행 갈때는 왠만하면 휴게소를 잘 안들리는데,, 영주휴게소는 작은 매점과 화장실이 구비된 터미널 느낌이 난다.

톨게이트를 지나 드디어 <초암주차장>에 도착했다. <초암주차장>은 유료이며, 주차 전 미리 5천원의 주차비를 일괄로 받고 있었다. 차라리 나는 시간제보다 일괄로 받는 주차비를 받는 곳이 좋다. <지리산 성삼제> 주차장 주차비는 개인적으로 너무 비싸다.

 

초암주차장

 


<초암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화장실에서 선크림을 바른 후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 소백산 깃대종으로 보이는 여우 동상이 귀엽게 날 반긴다. 초암에 올라올때 여우 로드킬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계속 있었는데, 진짜 소백산에 여우가 사나보다. 갑자기 지난 주 설악산 오색에서 날 스쳐 뛰어내려가던 늑대 두마리가 생각난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반달곰, 멧돼지 한번 보고싶다고 늘 생각했는데 이제 그말 취소다!!

 

산행 들머리
소백산 여우

 


오늘은 초암사를 거쳐 국망봉으로 먼저 올라간다. 작년에는 비로사에서 비로봉을 먼저 갔었는데, 이렇게 가야 하는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반대코스 추천해주신 인친님 감사합니다.

 

소백산 등산지도

 


<초암주차장>을 지나 초암사로 올라가면 <죽계구곡 옛길> 중 1~4곡을 볼 수 있다. 등로 바로 근처에 있어 살짝 보고가는 재미가 있다.

 

 


첫번째 4곡, 곡마다 바위에 계곡 이름이 적혀있다.

 

 


<초암사 일주문>을 지나면 <죽계1교>가 보인다. 석교와 목교 두개가 있다. 나는 갈때는 석교를 올때는 목교를 이용했다.

 

초암사 입구
죽계1교

 


<죽계1교>를 지나면 등로 왼편 <2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또 내려가본다. 티스토리는 다 좋은데 동영상첨부가 카카오tv와 연동된 이후로 첨부가 안된다. 그냥 사진으로만 공유한다.

 

죽계 2곡

 


드디어 <초암사>를 만난다. 초암사는 의상대사가 부석사 절터를 보러 다닐때 초막을 짓고 임시기거하던 곳으로, 부석사를 지은 이후 이 곳에 절을 세웠다고 한다.

 

초암사

 


<초암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등로가 보인다. 나중에 삼가 비로사에서 초암사로 돌아올 <비로사 자락길> 초입을 지나, 첫번째 목적지 <국망봉>까지는 4.4km가 걸린다.

 

 


개인적으로 소백산 가실때 <삼가 ~ 비로봉> 원점회귀 하지 말고 <국망봉 ~ 비로봉 ~ 삼가> 내려와 달밭골에 위치한 <소백산 자락길>을 통해 <초암사>로 와보시길 추천한다. <소백산 자라길> 너무 예뻐서 소백산하산길에 특히 <삼가에서 초암방향> 꼭 걷길 추천한다. 이 방향이 살짝 내리막이라 걷기도 좋고 계곡을 우측에 계속 끼고걸어 시원하고 좋다.

 

 


<죽계 1곡>을 또 만난다. 고민없이 내려가본다. 이번 여름에는 <소백산 자락길>과 <죽계구곡>만을 위해 꼭 다시 방문하리라.

 

 


이제 본격적으로 <국망봉>으로 향한다.

 

 


소백산 나무들은 배려심이 참 깊다. 햇볕에 그슬릴까, 산행길에 더위 먹을까 어쩜 이리 빽빽이도 나뭇잎이 무성한지, 국망봉까지 가는길엔 햇살 한움큼도 허락하지 않는다.

 

 


단풍잎이 푸른색일때두 얼마나 예쁜지 아는지? 단풍잎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빛이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녹인다. 하늘은 나뭇잎들이 사랑스런 인사를 나눌때, 양옆에는 나좀 봐달라는 물소리의 아우성이 거칠다. 겨울 소백산이 압권이라지만, 여름 소백산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2km 가량 올라왔다. 소백산 초암 쪽은 등로가 시원하다.

 

 


슬슬 열기다 차올라 입고있던 아노락을 벗고 핸디선풍기를 장착했다. <핸디선풍기>는 여름 산행 필수아이템이 되어버렸다.

 

 


내가 사랑하는 이끼들이 바위에 사뿐이 내려앉았다. 너무예쁘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셀카를 잘 찍지는 않지만 오늘은 이끼를 더 자세히 남기고싶어 손을 뻗어보았다. 역시나 어색하다.

 

 


어느 덧 <돼지바위> 가기 100m 전, <봉바위>와 <낙동강발원지>가 위치한 <석륜암 절터>에 도착한다. 소백산은 특이하게 가방거치대를 탐방로 곳곳에서 볼 수는데 갠적으로 이 가방거치대를 좋아함. 가방을 걸어보고 등 뒤로 흘러내린 땀을 식혀본다.

 

가방거치대에 걸린 내가방

 


여기 처음봤을때 <봉바위> 안내문을 보고 봉바위가 어디있는지 한참을 두리번 했던 기억이 난다. 봉바위는바로 내 뒤에 있었는데... <봉바위>는 국망봉 아래 지금은 사리지고 없는 <석륜암 절터> 바로 뒤편에 하늘을 날려고 하는 높이 18m 크기의 기이한 바위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바위가 마치 거대한 봉황의 형상을 하고 있어 <봉바위>라고 불리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를 참고하길.

 

봉바위

 


<봉바위> 옆에는 <낙동강 발원지>가 적힌 비석이 있는데, 예전 여기에서 야영을 많이 했는지 국립공원인데 야영, 취사금지 푯말이 있다. 살짝 발원지 비석 뒤편으로 가보는데, 물은 메말라 온데간데 없고 취사, 흡연 금지 및 쓰레기 투기금지 푯말이 나를 반긴다.

 

 


<석륜암 절터>를 지나면 <돼지바위>가 나온다. 처음 돼지바위를 보고는 신기한게 너무 닮아 웃음만 나왔다. 이번에도 복좀쥬소 하고 돼지바위를 만지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도톰한 입술이 예뻐 입술을 내밀어보지만, 단신의 한계는 여기까지다.

 

석륜암 절터를 뒤로하고
돼지바위

 


<돼지바위>와 이별을 향하고 이제 <국망봉>이 코앞, 정비된 등로와 계단을 올라간다. 능선에 바짝 붙었을 무렵 예쁜 연분홍빛 철쭉이 나를 반긴다. 너무 예뻐서 소리질렀다.

 

 


능선에 오르면 왼편엔 소백산의 주봉 <비로봉>이 우측에는 철쭉 천국 <국망봉>이 자리한다. 능선에 오르자 나도 모르게 연분홍 철쭉이 반기는 우측으로 발이 닿는다. 어머어머어머어머어머 .....

 

국망봉

 


국망봉으로 가는 길 양옆으로 홍해가 갈라지듯 연분홍 철쭉이 물결친다. 보이는 철쭉 모두와 사진찍는다.

 

 


철쭉에 취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이리저리 걷고 걸었다. 마음 같아선 <비로봉>이 아닌 <늦은맥이재>로 걷고 싶더라.

 

 


국망봉 가는길에 혼자 열일하고 있는 철쭉나무와
서너번 인사하고, 바위에서 열촬하고 있는 언니들 따라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도 찍고. 바위에서 내려오다 뒤로 구르는 바람에 왼손 중지, 약지, 새끼손까락이 다쳐 퉁퉁. 지금도 손가락이 잘 안펴진다.

 

 


<국망봉> 너 오랜만이다. 예전에 왔을때 정상석이 일케 크구 하얗게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국망봉 바위에 올라 저 멀리 <비로봉>과 <상월봉>을 바라본다. 역시 조망은 <상월봉> 방향이 더 예쁘다. 다음번에는 늦은맥이재와 상월봉을 꼭 가봐야겠다.

 

국망봉 정상석

 


<국망봉>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비로봉> 차례다. 국망봉에서 비로봉은 능선길이라 가깝고 걷기 좋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오는 객들이 많다. “안녕하세요” 수줍지만 늘 먼저 인사하려고 노력한다.

 

 


저 멀리 <비로봉>이 보인다. 국망봉과 달리 푹신푹신함이 느껴진다.

 

비로봉
비로봉 능선

 


드디어 <어의곡삼거리> 도착!! 여기서부터는 사람풍년이다.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냥 비로봉까지 푸르디푸른 소백산 능선을 걸어본다.

 

어의곡삼거리
비로봉가는길

 


<비로봉>이 만석이라 <주목감시초소> 방향으로 내려와본다. 이곳에서 간단히 목을 축인 후 <비로봉>으로 가볼까 하다 사람들의 북적임이 싫어 <연화봉> 방향으로 살짝 걸어가본다. 저 멀리 천문대와 대피소가 보인다.

 

주목감시초소에서 바라본 비로봉

 


<제2연화봉대피소>까지는 6.7km, 능선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 거리다. 조금 걸어가다 오르막이 나와 그냥 되돌아왔다. 오늘은 뭔가 땀흘리며 헥헥거리기 싫은 날, 꽃 구경 마실나온 기분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다시 <비로봉>으로 올라가 정상석 줄을 서본다. 7살 남짓 딸 아들과 올라온 어머니가 보인다. 줄을 선 엄마에게 밥먹고 사진찍자고 보챈다. 엄마가 사진찍고 밥먹자며 다그치는데 주위에 웃음꽃이 핀다. 내 앞에는 코리아 아미 티셔츠를 입은 아들과 아버지가 서있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등산이라니!! 너무 보기좋다. 그래도 정상석 단독 촬영은 부자지간이라두 포기하기 싫은지 아들과 단체사진을 찍은 후 과감히 아들에게 나오라고 말하는 아부지!! 너무 귀여우시다.

 

 


나도 딱 2장 찍었는데, 한장은 흔들리고 이 사진이 남았다. 잘나와서 다행이다. 정상석 사진찍고 잠시 쉬고 있는데, 눈앞에 바로 <패러글라이딩> 도약을 준비하시는 아저씨를 발견했다. 이륙을 하기에는 너무 짧은 거리에서 1차 실패후 2차에 성공하셨는데, 비로봉 주변을 한참 날아다니셨다. 노란색 천이 초록색 소백산 능선을 날아다니는 한마리 <나비>같았다. 아름다웠다.

 

 


2시쯤 되었을까, 어의곡삼거리와 비로봉 사이 능선이 조용해졌다. 기회는 이때다!! 조용한 능선에서 사진응 제대로 남겼다. 너무 신났다.

 

 


이제 <삼가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내려간다. 소백산 정상석 옆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내려가는데 친구 두명이서 같이 왔는지 내려가는 모습을 서로 찍어주는데, 어찌나 성의없게 보지도 않구 찍는지,,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나보다. “너무 성의없이 찍는거 아니에요?!” ㅋㅋㅋ 찍힌 친구가 보더니 괜찮다며 ㅋㅋㅋ 둘이 웃는데 찐친인듯!! 여자친구였으면 대번 화냈을텐데.. 등산하면 사진때매 어무이한테 혼나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망봉에서도 어찌나 큰소리로 아부지가 찍은 사진 보고 한소리하는 어무이가 있는지 내가 더 머쓱했다. 물론 나도 마음은 어무이한테 한표!! 아부지든 남친이든 남장네들은 사진찍는 연습좀 해야함!!!

 

 


거의 다 내려오면 <달밭골>로 가는 길이 나온다. <초암주차장>으로 회귀하려면 <달밭골>에 있는 <소백산 자락길>을 통과해야 한다.

 

 


<삼가>에서 <초암> 방향의 <소백산 자락길>은 초입 오르막을 제외하면 다 내리막이다. 그래서 등산 초입이든 마지막이든 <삼가(비로사)에서 초암 방향>으로 걷길 추천한다.

 

초입 오르막

 


오르막을 지나면 <명상길>이 나온다. 누울 수 있는 베드형 벤치가 있는데 오늘은 어머이 두분이 선점이다. 나는 계단 한켠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명상길>을 지나면 본격적인 내리막이다. <초암사>까진 2km 가량이다. 꽃 향기가 내 몸을 휘감는다. 신기하다 이런 향기로움이 이 넓은 장소를 뒤덮다니,, 기분이 너무 좋다.

 

 


좌우로 번갈아 계곡을 두고 계속 걷는다. 산행 중 흘러내린 땀이 한번에 식는다. 개운하다. 이 맛에 등산하느 싶다.

 

 


이제 <초암사>에 다다았다. 이번에는 석전을 양옆에 둔 목교로 건넌다. 건너는 동안 석교를 장식한 연꽃문양을 유심히 본다. 다리 하나도 허투로 만들지 않았다. 기와와 연꽃문양이 참 고풍스럽다.

 

 



초암사를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과실이 열려있는 과수원이 있는데. 무시무시하게도 따가지 못하게 전기를 둘러놨다. 등산객 아님 야생동물이 몰래 많이 따먹었었나보다. 야생동물은 글을 못읽을텐데,, 지나가다 감전될까 걱정된다.

 

 


초암주차장에서 발에 묻은 흙을 털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후 집으로 향한다. 유난히 소백산에 오가는 길은 길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그런가. 안녕 소백산, 곧 다시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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