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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지리산 종석대, 노고단 : 화엄사입구 ~ 차일봉능선 ~ 종석대 ~ 노고단 ~ 무넹기 ~ 코재 ~ 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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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 18.


2020년 국립공원공단 3월 달력엔 어둠이 깔린 화엄사의 고매하고 우아한 홍매화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처음 이 달력을 받아들고부터 꼭 꽃피는 3월엔 지리산 화엄사에 가서 홍매화를 보리라 다짐을 했구요. 사실 2주 전(3.7) 에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서둘러 다녀왔는데요. 마침 그날 비가 와서 더 고즈넉하고 좋았습니다. 매화는 거의 피지 않았지만요.



그러다 국립공원공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화엄사 홍매화가 80% 개화했다는 피드를 보고 10일 후 화엄사를 재방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화엄사 입구를 들머리로 차일봉능선을 타고 종석대로 간 다음, 노고단 대피소 ~ 노고단을 거쳐 무넹기 ~ 코재 ~ 화엄사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사실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에서 화엄사 임도를 통과하지 않고 차일봉능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대체 들머리는 어디일까 궁금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선배님들의 블로그를 검색한 결과, 그 입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시면 연락주십시오.



수요일 평일 아침은 사람들이 적을 거 같아 산행 전 화엄사를 먼저 방문해 홍매화를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차를 타고 화엄사를 방문하는데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명목으로 3,500원을 받네요. 9시가 넘어서는 시점의 평일오전인데도 화엄사 홍매화를 찍으려는 사진꾼들이 몇몇 있습니다. 특히 한 아저씨는 한 가운데서 자리를 잡고 안비키시네요. 뒤에 아저씨가 한마디 하니 잠깐 비켜서고는 다시 자리를 잡으러 옵니다. 적당히 하셔야지 원... 예쁜 화엄사 홍매화 한번 감상해볼까요?


부처님오신날 맞이 연등장식도 추가되었네요. 2주전에는 없었는데 말이죠.




자 그럼 화엄사 홍매화로 기분이 고조된 상태에서 지리산 산행을 시작할까요. 산행을 위해 차를 타고 다시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쪽으로 내려온 다음 들머리를 찾습니다.



묘지를 피해 걸어갑니다. 생각보다 등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걷기 참 좋았습니다. 곳곳에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이라는 표지석도 많이 보이네요. 처음은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40분쯤 올라가야 되는데요. 조망은 전혀 없는 길을 오릅니다.



한 40분쯤 걸으면 올라가면 광의면을 볼 수 있습니다. 우측에 보이는 저수지는 방광저수지라고 하네요. 저수지가 있으니 벼농사를 지을 거 같구요. 토지가 네모나게 잘 정리되어 있네요. 예쁩니다. 중앙에 형제봉이 보인다고 하는데 사진에서 저는 잘 못찾겠네요. 사진을 잘 보시고 찾아보시기를요.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힘들 무렵, 헐벗은 산자락이 보이구요 그 좌측으로는 원사봉이라고 합니다. 원사봉으로 가는길에는 원사치라는 걷기좋은 재를 지납니다.



드디어 원사봉에 도착합니다. 사실 여기가 원사봉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무덤이 있고 556.2m 고도라는 점을 빌어 여기가 맞는 거 같습니다. 정상은 잡목이 많아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조금더 오르면 이전 천은사골로 종석대를 오르던 법성봉재와 만납니다. 많이 보던 풍경이네요. 종석대, 노고단이 보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KBS 송신탑이 <노고단>, 그리고 좌측 2번째 뾰족하게 올라와 있는 곳이 <종석대>입니다. 우측으로 형제봉을 보고 싶지만 나무들에 가려서 안보이네요. 저처럼 능선이름 잘 모르는 분들은 <AR산지도>라는 앱을 추천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여기가 어디구나라는 걸 알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오른지 2시간 쯤 되었을까요. 차일봉(1,004.7m)에 올라섭니다. 육안으로 구별이 잘 안될 거 같지만 파란색과 초록색 지붕을 지는 우번암과 우번암 별채를 볼 수 있습니다. 못찾으실거 같아 더 가까이 다가가 찍은 사진 보여드립니다. 멀리 보이는 초록색 지붕이 우번암이고, 파란색 지붕이 스님이 거주하시는 우번암 별채입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우번암을 방문하지는 않았는데요. 아름다운 우번암을 자세히 보고싶으시다면 이전 게시글을 참고해주세요.
2020/03/02 - [OUTDOOR ㅣ아웃도어] - 지리산 종석대ㅣJongseokdae, Mt. Jiri

지리산 종석대ㅣJongseokdae, Mt. Jiri

'20. 3. 1. 오늘은 삼일절이네요.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 10초 하고 글쓰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삼일절 맞이 민족의 명산 지리산을 다녀갔는데요.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한 지리산의 세계에 저도 입덕 중입닌..

haechuri.tistory.com


차일봉부터 종석대까지는 잡목이 많이 우거져 있어서 등로를 잘 찾아야 합니다. 한번 가보긴 했지만, 저도 길을 한두번 헤맸고 간간히 보이는 산행리본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잡목과 산죽을 헤치고 가면 우번암과 종석대로 가는 갈림길에 도달합니다. 노고단에서 전기를 끌어쓰고 있기 때문에 등로에 검은 전선이 보입니다. 그 전선을 따라 올라가면 종석대로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드디어 종석대가 보이네요.


종석대


반대편으로는 노고단대피소와 KBS 송신탑, 그리고 저 멀리 노고단이 보입니다. 저번 천은사골 ~ 종석대 산행에서는 곰탕이라 하나도 볼 수 없었는데요. 오늘은 살짝 뿌옇지만 잘 보입니다.

노고단대피소


저같은 산 무식자를 위한 <AR산지도> 앱을 켜 봅니다. 멀리 왕시리봉과 백운산, 형제봉이 보인다고 하네요. 사실 이 산행정보를 알려주신 블로거께서는 노고단을 지나 형제봉으로 하산하셨더라구요. 저도 형제봉으로 가는게 목표였는데 아침에 화엄사 홍매화에 시간을 많이 소요하여 오늘은 무넹기 ~ 코재를 거쳐 화엄사로 원점회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베토벤바위>에 올라야겠죠? 지난번은 곰탕뷰라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었겠지만, 올라가면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베토벤바위


종석대를 다시 오르며 느낀 감정을 짧게 적어봤습니다.

맑은날 너를 다시 찾고자 하여
잰걸음 홀로 이리 왔더니
그제서야 네 모습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보여주는구나

참 나같다 너가
그래서 니가 더 좋을지도



다시 종석대를 내려와 반대쪽 노고단 대피소로 내려옵니다. 가는 길에 <무넹기> 안내판이 보입니다. 무넹기는 화엄사에서 종석대에서 흘러내려오는 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여 노고단을 주재하는 문수보살의 기를 받고자 받고자 물을 텄다는 겁니다. 불가에서는 이렇게 해석하구요. 일반인들이게는 가뭄의 해결책으로 물을 텄다고 해석합니다. 이렇게 무넹기를 지나 천천히 올라갑니다.



종석대를 뒤로하고 무넹기를 거쳐 노고단대피소로 향합니다. 오늘은 평일인데도 사람이 꽤 있네요. 다들 코로나19전염병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어서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이 꽤 보입니다.



산행 4시간짼데 점심을 먹지 못했습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가져온 편의점김밥과 매점에서 구매한 캔커피로 허기를 채웁니다. 캔커피가 어찌나 맛있던지 노고단에서 내려가는 길에도 구매해서 먹었습니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노고단으로 향합니다. 저도 노고단은 처음 가봅니다. 매번 대피소와 산행들머리로 노고단 탐방안내소를 지나긴 했는데 노고단은 처음이네요. 노고단은 신라 화랑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하면서 탑과 단을 설치하고, 천지신명과 노고할머니께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한데서 유래했다고 하죠.




노고단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한번 살펴볼까요. 짝궁뎅이 모습의 반야봉과 명선봉, 삼도봉, 토끼봉 멀리 천왕봉이 보입니다. 참 멋지네요.



자 다시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화엄사로 내려갈까요. 이번에는 코재를 거쳐 내려가기로 합니다. 내려가는 길목에 선교사 유적지 푯말이 있습니다. 매번 지나치기만 했는데 한번 들어가 봅니다. 건물의 일부만 남아있는 이 유적지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 1920년 무렵 외국인 선교사들이 풍토병 등을 피하기 위해 아고산 지역인 현 위치에 건물을 지었다고 합니다. 본래는 수십동의 건물이 있었으나, 1950년대 전후 여순사건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현재 흔적만 남겨 있다고 하네요.



화엄사로 내려갑니다. 5.7km로 내려가는 시간이 3시간 이상 소요되어 15시 이전엔 내려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지만 이미 16시네요. 재빠르게 내려가봅니다. 실제로 화엄사까진 2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계속된 돌계단으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저는 처음 이길을 지나가보는데요. 화대종주하실때 처음 지루한 등로라고만 들었습니다. 코가 재에 부딪힐만큼 가파르다고 해서 코재라고 한다죠. 그런데 내려갈때는 너무 예쁘더라구요. 좌측에 계속 보이는 화엄사계곡, 내려가는 길목마다 보이는 등, 샘, 그리고 쉼터 참 예뻤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참샘터에서 물도 한잔 마시고, 연기암 입구에 흐드러진 홍매화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너무 예쁘더라구요.

연기암 홍매화



2시간 가까이 내려오니 드디어 내사랑 화엄사가 보이네요. 또 들렀다 가야겠죠? 6시 즈음인데 사람도 많이 없고 한적합니다. 사실 일몰을 좀 보고싶었는데 조금 일찍 내려왔습니다. 다른사람들도 보셔야 얼른 자리를 비켜드려야겠죠? 내년에 다시온다는 인사를 남기구 이만 내려갑니다. 저멀리 산능성이로 사라져가는 일몰이 참 멋지네요.



화엄사를 뒤로하고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로 걸어내려갑니다. 내려가는 임도 양옆으로 걸린 연등이 너무 예쁘네요. 그 길을 걸어가는 저도 역시 예뻐보이겠죠? 오늘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글을 읽으신 분들도 늘 행복하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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