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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지리산 만복대 : 상위마을 ~ 왼골 ~ 만복대 ~ 묘봉치 ~ 상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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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 2.

 

전라남도 구례군과 전라북도 남원시 사이에 위치한 <지리산 만복대>는 노고단(1,507m),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의 서부를 구성하고 있는데요. 반야봉의 영험한 기도처로 5개 <대(臺)> 중 하나입니다. 지리산에는 10개, 천왕봉에는 5개의 대(臺)가 있습니다.

 

지리산 10대문수대, 종석대(우번대), 묘향대, 서산대, 무착대, 항운대, 문창대, 영신대, 향적대, 금강대(미확인), 반야봉 7대는 문수대, 묘향대, 종석대, 만복대, 금강대, 무착대, 서산대, 천왕봉 5대향적대, 문창대, 영신대, 소년대, 항운대 입니다.

 

 

 

사진/@lets_go_to_the_mountain

 

 

제가 오늘 다녀간 만복대는 세상의 모든 복, 즉 복의 근원을 의미하며 만복대에서는 누구라도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새해맞이 신년산행에 자주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저도 2020년 새해를 맞아 조금 늦긴 하지만(2월) 살짝 다녀갔습니다. 출발은 상위마을에서 시작합니다. 다들 묘봉치로 올라갔지만 저희는 조금 다른 길목으로 들머리를 정했습니다.

 

 

 

 

 

 

산행길에 섭섭지 않게 멧돼지 발자국이 보입니다. 발톱모양이 움푹 패인 큰 발자국이 너무 귀엽네요. 실제로 보면 무서워서 달아나겠지만...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발은 눈에 푹푹 빠졌지만 하늘은 맑고 지리산 능선은 눈이 시리리만치 아름다웠습니다

 

 

 

 

 

배가 슬슬 고파옵니다. 편의점 빵으로 때운 아침이 부족했던지 걷는내내 힘이 없었는데, 드디어 점심시간입니다. 매번 혼자 산행에는 편의점 김밥, 젤리로 때우기가 일상인데 오늘은 정말 운이 좋네요. 늘 맛있는 것들을 짊어지고 오시는 오라버니들 대단합니다. 

 

 

 

사진/@seong_an_heo

 

 

조금 더 힘을 내서 걸어봅니다. 전날 노고단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이미 갔다온 거냐고 아니면 내일 어디갈 예정이냐고 물으셨었죠. 그래서 저는 그날 학생수련원 ~ 바래봉 코스를 갔었고 내일은 만복대를 갈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안될긴데, 힘들긴데.. 라고 하셨죠. 사실 어제 바래봉 코스가 너무 아름답기도 했고, 내려와서도 임도로 학생수련원까지 2시간 가까이 걸어 차를 가지러 간 탓이기도 했는지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잠을 설쳤는지도 모르죠. 

 

 

 

사진/@seong_an_heo
사진/@seong_an_heo

 

 

멀리 만복대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다복스러운 정상석이 저희를 반겨주네요. 어쩜 이리 귀엽게 만들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리산 정상석들이 하나같이 예쁘지만 만복대가 참 사랑스럽게 느껴지네요

 

 

 

사진/@seong_an_heo

 

몇 시간 정도 올랐을까요. 만복대에 다다르니 지리주능선이 내 눈앞에 보이고, 뒤쪽으로는 서북능선과 바래봉이 보이니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었지만, 그런 미세먼지마저 제 발밑에 있었죠. 소위 말하는 스카이라인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모든이들에게 복이 있기를 바라면서 만복대를 온전히 즐겼습니다. 오후 2시 느지막하게 올라왔더니 정상석에는 저희 무리 뿐이었죠. 그래서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사진/@seong_an_heo

 

 

만복대에서 묘봉치로 내려오는 길은 어쩜 이리 아름다운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우리는 행운인 듯 합니다. 정상에서 이런 아름다운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습니다. 따땃한 날씨, 하늘에 살랑 날아다닐 거 같은 새털구름, 그리고 어떤 색이라고 말할 수 없는 하늘과 산과 구름과 눈... 저는 형용사를 써서 이 장관을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사진/@seong_an_heo
사진/@seong_an_heo

 

 

묘봉치를 거쳐 상위마을로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은 산죽들이 길을 막고 발이 움푹움푹 빠지네요.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꺼냅니다. 스틱을 잘 쓰지 않는 저지만 하산길에는 가급적 쓰려고 노력을 합니다. 한 두번 엉덩방아를 찧은 듯 합니다. 그치만 제 엉덩이는 아직 건강합니다. 하하하

 

 

 

 

 

 

상위마을에 다 내려와서는 이런 계곡도 지나칩니다. 살짝 앉아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감상하며 오늘의 산행을 정리합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한 언니는 여리여리해보여도 백두대간에 안가본 산이 없는 등산만렙 언니입니다. 오름길에도 하산길에도 저만치 먼저가 우리를 기다리는 걸 보면서 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멋집니다. 저도 언젠가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싶습니다.

 

 

 

사진/@lets_go_to_the_mountain
사진/@lets_go_to_the_mountain

 

 

 

산행을 마치고 화엄사 쪽으로 가서 버섯전골로 밥한공기를 비웠습니다. 어찌나 전골이 맛나던지, 심지어 전라도 반찬은 얼마나 맛있게요. 사진을 찾았는데 마침 없네요 아쉽 ㅠ,ㅠ 또 이렇게 좋은 산 하나를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복대를 다녀와 지은 시구 한자 적어봅니다.

 

 

"복스러운 봉우리 하나가 새해 인사를 건네니

올곧은 이 하나가 아름다운 종소리로 답하더라

올 한해에 지리산 큰 뜻을 깨닫진 못하더라도

만물을 사랑하고 또 사랑할 수 있는 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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