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 7. ~ 8.
2020년은 <지리산 방문의 해>로 자체 지정, 지리산에 푹 빠져보기로 마음먹고 산불방지기간이 다가오기 전에 반야봉을 다녀왔습니다. 전남 구례에 위치한 성삼재에 자차로 이동, 노고단대피소, 임걸령, 노루목, 반야봉을 거쳐 원점회귀 하였습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로 가는 계단에 벌써부터 눈이 많이 쌓여 있네요. 아무렇게나 포즈를 취해도 작품이 되는 지리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동쪽 지리산을 많이 다녔는데, 최근 전라도 쪽 지리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인친분들 덕분이기도 하구요.
성삼재에서 1시간쯤 걸으면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대피소 입구에 후덕한 눈사람이 우리를 반겨주네요. 국립공원공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고는 있었는데, 아직까지 녹지않고 그자리에 있네요. 너무 귀엽죠? 노고단대피소에서 연신 사진을 찍고는 다시 길을 나섭니다. 작년 가을에 지리 주능선종주(성삼재~중산리) 때 어두워서 볼 수 없었던 그길을 드디어 오늘 만납니다.
노고단은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성도성모를 지리산 산신으로 받들고 나라의 수호신으로 모셔 매년 봄, 가을 제사를 올렷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 성도성모의 높인 말이 <노고>이고 노고를 위한 제사를 올렸던 성단을 <노고단>이라고 불렀다고 하죠. 노고고개를 지나 조금더 걸어가면 멧돼지가 많이 출현해 붙여진 곳 <돼지령>이 나옵니다. 1,309m 지점입니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설경을 보며 계속 걷다보면 피아골삼거리와 임걸령이 나옵니다. <피아골>은 옛날 오곡 중 하나인 피를 많이 가꾸었던 까닭에 자연히 피밭골이라 불리우던 것이 점점 피아골로 변화되었다고 하죠. 피아골삼거리에서 조금더 걸어가면 나타나는 <임걸령>은 조선 명종 때 초적두목 임걸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고, 이 곳 임걸령에는 샘이 하나 있습니다. 물 맛이 참 맛나네요.
반야봉으로 가는 갈림길 <노루목>이 나옵니다. 노루목에서 반야봉은 1km로,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이정도였다면 지리주능선종주때 반야봉도 다녀갈걸 그랬었나 봐요.
반야봉으로 가는 길 곳곳에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도 있네요. 지리산꾼을 자칭하는 인친님 덕택에 멋진 스팟에서 사진을 남깁니다. 어때요 참 멋지죠?
멀리서 바라보는 반야봉은 가운데가 살짝 들어간 애기엉덩이 모양이랄까, 멀리서 바라봐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귀여운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높이 1,732m로 지리산 제2봉우리인 반야봉은 반야봉낙조는 지리 8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는데, 전 아직 못봐서 올해가 가기전에 꼭 봐야겠습니다.
반야봉은 지리산의 산신인 천왕봉(1,951m)의 마고할매 전설이 전하는데요. 마고할매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는 반야를 만나 결혼했는데 어느날 반야가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자,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매는 석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반야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네요.
저도 처음 가본 곳인데요. 1,500m 고지에 자리잡은 묘향암이라는 암자입니다. 노란 지붕이 가슴 따땃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더군요. 그런 묘향암을 보고 저도 부끄럽지만 시구 하나 지어 보여드립니다. 사진과 함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빛내음 솔솔 뜨거운 열기 내뿜을 쯔음
반가움 가득 아름다운 눈과 함께 찾아온
따끈한 밥 한공기가 지리산 자락을 데우면
시린 손끝에 맞잡은 그 손이 따뜻해
꽁꽁 언 마음 한켠 햇살이 비친다.
마지막으로, 산행 중 찍은 영상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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