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02. 27.(목) ]

Day 1 : Porto - Labruge (26km, 7h)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을 끝내고 피스테라를 다녀온 후 버스를 타고 포르토로 넘어왔다. Alsa 버스 사이트를 통해 17유로에 구매했고 12시 30분 버스를 타고 3시 30분 부근에 도착했다. 사실 포르투갈이 1시간 더 느리기때문에 실제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버를 타고 20분 거리의 숙소로 이동해 3일을 보냈다. 2일은 숙소에서 먹고 자고 유튜브 영상 만들고 그렇게 쉼을 가졌고 하루는 포르토의 주요 관광지라고 하긴 그렇지만 포르토 대성당을 방문해 2유로짜리 크레덴셜만 구매하고, 동루이스 다리에서 일몰을 보고,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포르토 맥도날드에서 정말 맛없는 치킨 스파이시 버거를 사먹고, 줄이 너무 길어 겉에만 구경한 렐루서점을 몇번 지나가고, 에그타르트가 너무 맛있어 Manteigaria에 이틀이나 가서 총 10개를 사먹었다. 그걸로 나의 포르토 관광은 끝..










그리고 오늘 아침.. 번화가에 위치한 낡은 건물이어서 저녁부터 부어라 마셔라 떠들어되는 사람들 소음 때문에 귀마개를 하고도 잠을 설쳤다. 그래도 7시 30분에 기상해 이리저리 짐을 챙겨 8시 30분에 길을 떠났다. 포르토의 첫 출발지는 포르토 대성당이지만 숙소에서 해안길이 더 가까웠기에 구태여 대성당에 가지 않고 중간에 강변으로 빠져서 까미노에 들어섰다. 포르투갈은 까미노가 아니고 까민호(Caminho)더라.. 겨우 삼시여일 걸으면서 스페인어 표현 몇개 외웠는데.. 이제는 포르투갈이라 모두 리셋되었다. 그나마 올라만 동일하고 오브리가다, 심, 냐오, 꽌또꾸스타.. 암튼 계속 봐도 돌아서면 까먹는다.
포르토에서 보낸 첫날은 날이 아주 맑았고, 이틀날은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런다 막상 순례길을 걷게된 일기예보상으로는 맑은 날이 시작되었던 바로 오늘이 출발부터 쏘나기가 마구 쏟아졌다. 도루강을 따라 걷다 발견한 아라비다 다리는 동루이스다리보다는 평범했지만 그런대로 나의 첫 발걸음을 즐겁게 했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한손으로는 우산을 쓰고 또 한손으로는 카메라를 붙잡고.. 참 별 쇼를 다한거 같다. 포르토가 그래도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기에 여기서 사진을 찍지 못한게 많이 아쉬웠다. 결국 하루종일 비는 멈추지 않았고 나의 신발과 양말은 젖었고, 내 바지는 그래도 우비 대용으로 겹쳐입은 치마 덕분에 무사했다.








중간에 육교 같은 긴 다리를 건넜는데 비를 피할 수 있는 투명한 천정이 있어 좋았고 오랜만에 화물선과 커다란 배들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프랑스길과는 다르게 해안가 그리고 바다가 있기에 경험할 수 있는 재밌는 코스였다.






강변길을 지나 Matosinhos(마토지뉴스 라고 읽더라)에 도착하자 서핑 사진이 붙은 인포메이션 센터가 보였고 Stamp Here 라고 크게 적혀 있어서 주저없이 Open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도장을 부탁했다. 친절한 직원분이 도장을 예쁘게 찍어줬고 다른 유튜브 영상과는 다르게 순례길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은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2군데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다른 모양의 도장을 받았고 모든 직원분들이 참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감사했다.





데크길이 나오기 전 커다란 등대를 만났고 뒤이어 예쁜 건물이 있어 비가 왔지만 사진을 한장 남겼다. 등대도 건물도 참 예뻤다.


드디어 기대했던 데크길이 나왔다. 바닷가를 따라 만들어진 데크길은 정말 끝도없이 이어졌다. 오늘 하룻밤을 보내기로 계획한 Labroge 까지.. 아니 그 뒤로 더 이어져 있을거 같았다. 처음 Matosinhos의 데크길은 주변의 꽃, 잔디 등 정말 관리가 잘 되어 있었는데 점점 걸어갈수록 주변에 쓰레기도 많이 보이고 아쉬운 모습을 보였줬다. 그럼에도 이렇게 10km 가까운 거리의 해변에 잘 관리된 데크길이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비가 오는데 신발을 지저분하게 만들지 않아서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중간에 오벨리스크도 만났다. 어떤 왕이 이 지역을 정복하고 정박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적혀 있었는데, 어찌나 높은지 프랑스 파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고 높게 느껴졌다. 바닷가에 있어서 그런지 더 신기하기도 했고 이 오벨리스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중간에 배가 고파왔다. 다행히 먹다남은 에그타르트 2개가 있어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비가 쏟아졌다 멈췄다를 반복했지만 내 발걸음은 멈출수가 없었다. 비가 쏟아져도 해안가 데크길에는 지붕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바닷가 부근길이라 하나같이 레스토랑이 너무나 비싸서 음식을 사먹는건 포기했다. 솔직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었고 말이다. 오늘은 따뜻한 국물 특히 짬뽕이 그렇게 댕기더라.. 포르토에서 컵라면이나 하나 사올걸 후회막심했다.





그렇게 나는 25km 상당을 걸어 Labruge 마을에 도착했고 알베르게에 들어가기 전 마트에 들러 간단히 먹을걸 샀다. 정말 마트가 작아서 살만한게 없었다. 레토르트 식품마저 없어서 햄이랑 계란 6개랑 딸기 500g 상당, 맥주 미니 1병, 아침으로 먹을 빵을 샀다. 하옥이가 아침에 딸기 사먹으라고 3만원을 보내왔다. 고마웠다. 사랑해 하옥아..
총 가격은 11.75유로.. 작은 마트여서 그런지 가격이 더 비쌌던거 같다. 1만8천원이나 주고 내가 배를 곯아야 하다니.. 그렇게 나는 공립 알베르게 Albergue de peregrinos Santa Clara 에 7시간만에 도착했고 가격은 15유로로 시설은 참 좋았다. 특히 리셉션 언니가 내 나이를 듣고는 1층 베드를 줘서 감사했다. 이럴땐 나이 많은게 참 좋다.


침대는 쾌적했고 샤워하고 간단히 계란을 삶아먹고는 사진을 정리하고 베드에 누웠다. 내일 어디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숙소 상태를 체크하고는 33km에 위치한 Esponsende에 갈지.. 아니면 20km에 위치한 Aguçadoura 에 갈지.. 근데 20km 숙소를 가면 그 담번 거리에 제대로된 숙소를 만나기 힘들어서.. 최대한 Esponsende로 가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내일은 계속 해안길이라서 업앤다운이 없기에 제대로 걸어볼만하다 다만 비만 안오면 좋겠다. 날씨가 복병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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