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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네팔 히말라야 (2023)

[Khopra Ridge] 푼힐보다 한적한 일출에 다울리기리를 한눈에 보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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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라다다에서 바라본 다울라기리 산군
둘쨋날 아침 Muldai Top (또는 Mulde Peak)
Muldai Top 에서 안나푸르나남봉을 뒤로하고

 
 


(1일차) Ghandruk - Tadapani - Meshar - Isharu - Dobato (10시간 소요)
(2일차) Muldai Top - Dobato - Bayeli - Dhan Kharka - Khopra Dada (9시간 소요)
(3일차) Khopra Dada - Paudwar (3시간 소요)


2023-04-14-0852 korpra ridge trke.csv
10.58MB

 

1일차: 간드룩(Ghandruk) 에서 물다이탑(Muldai Top) 까지
2~3일차: 도바토(Dobato)에서 파우드와(Paudwar)까지




 

4월 14일(금) 네팔새해를 맞아 금토일 3일간 코프라 릿지트렉(Khopra Ridge Trek)을 다녀왔다. 한국인에겐 덜 유명하지만 이미 한차례 독일, 프랑스인들이 다녀가고 점점 아시아인들이 늘고 있는 이 트렉은 마르디히말의 넥스트 버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나 또한 다수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인친의 추천으로 가게 되었으며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그 중에 짧은 시간에 일출명소 "물다이탑(Muldai Top)"과 다울리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프라 다다(Khopra Dada)"를 2일에 걸쳐 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
 

 
 

 
 

4월 13일 목요일 18시 45분 Buddha Air 를 사전예약했었는데, 이날 이 앞에 있던 3개의 비행기가 지연되어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당연히 내 비행기도 지연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퇴근후 느긋느긋 18시 30분즘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카운터에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내 비행기가 보딩한다는 방송이.. 그래서 부랴부랴 체크인을 하고 바로 5번 게이트에 탑승했다. 이런 럭키일 줄이야.. 물론 정시에 보딩한다고 해도 19시가 넘어서 비행기가 떴고 19시 30분이 넘어서야 포카라공항에 도착했다.

 
 

코프라다다에서 다울라기리를 배경으로

 
 
 
네팔 새해전야라 레이크사이드 도로는 차량 출입이 불가했고, 나를 공항에 마중와준 에이전시 직원이 호텔 근처에 내려줬는데, 한번도 내가 직접 걸어서 호텔을 찾은 적이 없어서 20분 정도 길을 잃었던 거 같다. 도로한가운데에는 새해전야 콘서트가 벌어지고 있었고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엔 사람들로 가득찼다. 퇴근하고 바로 포카라에 온터라 무척 피곤했던 나는 바로 호텔로 들어갔고.. 매번 내게 주던 제일 끝방 호수뷰 넓은 방(404호)는 다른 투숙객에게 이미 방을 내어준 건지 그 옆 작은 방을 배정받았다. 뭐 잠만자고 내일 새벽에 호텔을 나갈거라 크게 마음두지는 않았지만 이제 다른 호텔을 슬슬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Muldai Top 에서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를 배경으로

 

 
 
사전에 나의 니즈를 잘 맞춰주는 Smile Hiking Treks and Travel 에게 코프라릿지 트렉을 3일간 가고싶다고 얘기했었고, 아래 지도를 보여주며 간두룩(Ghandruk)에서 출발해 도바토(Dobato)에서 1박을 한후 다음날 아침 물다이탑(Muldai Top)에서 일출을 보고 2일째 코프라다다(Khopra Dada), 3일째 카야르 호수(Khayar Lake), 4일째 타토파니(Tatopani)로 내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처음엔 에이전시에서 지프차 렌트때문에 타토파니가 아닌 간두룩으로 원점회귀를 요청했는데, 아무래도 다시 돌아오기에는 너무 힘들거 같아 비용이 더 들더라도 타토파니쪽으로 내려가고 싶다고 의견을 정했고 다행히 내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비용은 많이 올라갔지만.. 그리도 며칠 후 에이전시로부터 카야르 호수(Khayar Lake) 가는길이 눈이 많이 와 닫혔다고 해서 호수는 가지 않는 선에서 3일로 일정을 조율했다.
 
 
 

일정을 짜는데 참고했던 지도 _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그렇게 14일 새벽 6시에 호텔로 픽업온 지프차를 타고 포카라를 출발해 2시간 30여분이 걸려 간두룩(Ghandruk)에 도착했다. 푼힐(Phoonhill) 코스 날머리로도 유명한 이곳을 나는 처음 와봤는데, 왜 유명하고 큰 마을인지 도착하자마자 단번에 알겠더라.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니면 습기 때문인지 하늘은 뿌옇게 흐려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가 희미하게 보였다. 아..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지만 그래도 비가 안오는게 어디냐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로 했다.  
 

 
 

간드룩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

 
 

간두룩(Ghandruk)마을에서 정면으로 보이던 그렇게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가 점점 뒤쪽으로 멀어져가고 가이드와 나는 타다파니(Tadapani)로 향했다. 오전이라 그런지 푼힐에서 일출을 보고 간드룩으로 내려오는 트레커들이 꽤 많았고, 나는 그들을 역행하여 경사도 높은 계단길을 올라갔다. 코뿔소를 의미하는 Bhaisi Kharka 마을에서 콜드레몬 한잔으로 더위를 식힌 후 부지런히 다시 걸어 11시 30분 쯤 우리는 타다파니(Tadapani)에 도착했다. 여기는 푼힐과 촘롱으로도 갈 수 있는 큰 중간기점으로 수많은 롯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타다파니(Tadapani)의 한 롯지
타다파니(Tadapani) - 촘롱(Chomrong)과 도바토(Dobato) 갈림길

 
 
 

그렇게 점심을 먹고는 고산병약과 지사제를 가져오지 않았던 나는 속이 부글부글한 상태로 12시 30분이 넘어 다시 출발했다. 타다파니(Tadapani)까지는 정말 많은 트레커들을 만났었는데, 도바토(Dobato)까지 가는 길엔 정말 조용하고 현지주민 가족빼곤 오직 가이드와 나 뿐이었던 거 같다. 
 

 
 

 
 

 

타다파니(Tadapani)를 지나 1일차 목적지인 도바토(Dobato)까지는 2개의 쉼터(롯지)를 지나는데 첫번째 쉼터인 메사르(Meshar)까지 가는 길은 네팔에서 정글이라고 불리우는 익숙한 숲길을 지난다. 마르디히말(Mardi Himal Trek)의 포레스트캠프(Forest Camp) 부근과 ABC Trek 의 시누(Sinuwa)와 뱀부(Bamboo) 길 부근 정도 느낌.. 아무튼 가파르지 않은 울창한 숲길이 초반에 이어져서 기분이 좋았던거 같다. 
 

 
 

타다파니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정글

 
 
 

중간에 가이드의 고향친구가 깔루라는 이름의 백마를 도바토(Dobato)로 데리고 가는데, 말이 참 예뻤다. 짐나르기엔 너무 고급져보였는데.. 아무튼 1일차 저녁에 깔루를 도바토 롯지에서 만났는데.. 풀뜯으러 노니는 모습이 참 예뻤던거 같다.

 
 

깔루
깔루와 한장

 
 
 

그렇게 걷다보니 메사르(Meshar, 2,965m)에 도착, 1개의 롯지가 있었는데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여기서 다음 롯지가 있는 이사르(Ishar)에 살고 있다는 한 가족(할머니, 부부 그리고 한 두살된 아기)이 열심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아빠가 아이를 업고 엄마와 할머니가 배낭을 멘채 등산하는 모습이 참 다정해보였다. 롯지에 그려진 지도에는 여기서 도바토까지 2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나는 한 3시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생각보다 숨이 막히고 힘들었다.
 

 
 

메사르(Meshar)의 롯지
메사르(Meshar)에서 도바토(Dobato)까진 2시간 소요

 
 
 

비가오진 않았지만 날씨는 무척 흐려 주변 산세를 볼 수 없어서 너무나 아쉬웠다. 날씨가 조금추울지라도 겨울에 오는게 아무래도 조망을 감상하기에 더 최적일거 같다. 그래도 내가 다녀온 4월 중순에는 랄리구라스가 참 예쁘게 피어 있었다. 핑크색과 붉은색이 주를 이루었는데... 정말 예뻤던거 같다.

 
 

예쁘게 핀 랄리구라스

 
 
 

4시 30분 즘 도바토 전 마지막 롯지인 이사르(Ishar)에 도착했다. 이 곳에는 서너개의 롯지가 있었는데.. 여기서 간단히 마샬라티(밀크티)와 야채스푸를 먹었다. 야채스푸가 우리네 시금치된장국처럼 시원하고 맛있었다.  롯지 디디(언니)가 도바토(Dobato)에도 롯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쪽으로 간다고 하기에 같이 길을 나섰는데.. 여기서부터 펼쳐지는 능선길이 너무 예뻤다. 산 허리를 따라 이어진 능선길 왼편으로는 아래와 같이 절벽이 이어졌는데.. 정말 아름다운 길이었다. 다만 히말라야는 오른편에 있어서 산을 보며 걸을 수 없다는게 살짝 아쉬웠지만 오늘 날씨 자체가 흐려서 뭐 길이 그렇게 나있다하더라도 보지 못한건 마찬가지였을 거다.

 
 
 

앞서가는 가이드와 롯지 디디(언니)
저 앞에는 독일인 친구와 가이드가 걸어가고 있다
너무 아름다웠던 능선길

 
 
 

중간에 작은 사원이 있었는데..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다. 올라오는 내내 사진찍고 싶었는데 가이드가 앞서가는 바람에 그를 불러세우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서 이 사원에서 잠깐 쉬면서 사진 한장을 찍었다.
 
 

 

 

 
 
 

그렇게 사원을 지나 한차레 내리락 오르락을 반복하면 도바토(Dobato)가 나오는데.. 여기 올라오는 길이 꽤 힘들어서 몇번을 헉헉되며 쉬었는지 모르겠다. 중간에 원숭이도 나왔었다고 가이드는 말하는데.. 도무지 기억이 없는걸 보면 꽤 힘들었던게 분명하다. 다음엔 꼭 고산병약을 챙겨와야겠다고 다짐했다. 3천고지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다. 오후 6시가 되어서야 10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1일째 숙소 도바토(Dobato)에 도착했다. 도바토에는 서너개의 롯지가 있었는데.. 우리는 첫번째 파란롯지에 자리를 잡았다. 

 
 

도바토(Dobato) 롯지

 

 
미리 예약을 해둔 가이드덕분에 다행히 방이 있었고 여기서 이 롯지에서 마주한 바라시카르와 안나푸르나남봉, 히운출리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살짝 우측으로 치우친...  여기서 하룻밤을 보낸 후 내일 아침 5시에 뒷산인 물다이탑(Mudai Top)에서 일출을 볼 예정이었다. 저녁은 갈릭스프와 티베티안브레드를 먹는둥 마는둥하다 8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새벽 2시즈음 혹시나 보일까하고 롯지 밖으로 나왔는데.. 몸이 힘들어서 그런지 살짝 보이는 별을 카메라에 담지는 않았다.

 
 
 

도바토(Dobato)에서 바라본 바라시카르, 안나푸르나남봉, 히운출리, 마차푸차레

 
 
 

일출예정시간은 5시 45분, 우리는 20분 걸린다는 뒷산 Muldai peak 를 새벽 5시에 오르기 시작했다. 저번 쿠마이다다(Khumai Dada)에서 2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3시간 걸린 나의 체력을 생각해보면 조금이라도 더 서둘러야 하는게 맞는 거 같았다. 주변은 밝아오는데 날이 환해지는 속도가 느린걸 보니 아무래도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그리 맑지는 않나보다. 역시나 일출은 아쉽게 끝이 났지만 그래도 어제 관두룩(Ghandruk)에서 살짝 본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 이후에 맛본 히말라야였다.
 
 

 

 
 
 

예전엔 입장료도 받았다고 하는데.. 오늘은 매표소가 텅 비어있었다. 아마도 비수기라 사람이 적어서 직원도 없는 듯 했다. 물다이탑(Muldai Top, Mulde Peak.. 등으로 불리는)은 히말라야 일출명소로 유명한 푼힐(Phoon Hill)보다 더 넢고 안나푸르나에 더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조망이 훨씬 좋았는데 그럼에도 많이 유명하지 않아 사람이 적어서 더 좋았다(열 다섯명 정도 있었던 거 같다, 심지어 어제만난 독일인 친구는 여길 패스했다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익히 조망을 알고온 나는 이날 날씨에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여기 오기까지 걸렸던 10시간 산행이 충분히 값진 멋진 곳이었다. 

 
 
 

아쉬운 일출과 왼쪽 마차푸차레 그리고 더 왼쪽 히운출리
"바라시카르 - 안나푸르나남봉 - 히운출리" 를 배경으로
둘쨋날 아침 Muldai Top (또는 Mulde Peak)

 
 
 

물다이 피크(Muldai Top, Mulde view point)에는 작은 원형 전망대가 있는데, 그 아래에는 어제 하룻밤 보낸 롯지 총각이 차를 가져와 팔고 있었다. 여기서 따끈한 녹차 한모금 마시고는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전망대를 내려와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다울라기리를 보기위해 조금더 왼편으로 걸어갔다. 가는길에 작은 그네가 하나 있었는데 역시나 사진 필수코스인거 같아 나도 몇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남겼다. 날씨가 좋았으면 더 멋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Muldai Top 에서 안나푸르나남봉을 뒤로하고

 
 
 

이날 찍은 사진 중 다울라기리가 없었던거 보니.. 딱히 조망이 안좋아 잘 안보였던거 같다. 그래도 안나푸르나가 조금이라도 보여서 행복했던 일출산행이 끝이나고 다시 도바토(Dobato)의 롯지로 돌아와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2일차 일정을 시작했다. 2일차 트레일은 이 트렉의 정점이었다. 오르락내리락 몇차례 지속하는데 산허리를 타고 만들어진 트레일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가운데 파란색 지붕이 있는 롯지가 도바토(Dobato)
트레킹 내내 만났던 랄리구라스
저 산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줄 알았지만 첫번째 산 중턱에서 왼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정신없이 트레일을 즐기며 걷다보니 10시 30분이 넘을 무렵 Bayeli 롯지에 도착했다. 이 곳을 보는 순간 불현듯 뚜르드몽블랑(TMB) 이탈리아 구간에 있던 보나티산장(Rifugio Bonatii)가 생각났다. 히말라야가 보이는 산 중턱에 자리한 하나의 산장.. 이라니.. 날씨가 좋았으면 더 멋있었음이 틀림없다. 우리는 여기서 마샬라티(밀크티) 한모금을 하며 잠깐 휴식을 취한후 코프라다다(Khopra Dada)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Bayeli 에 자리잡안 하나의 산장

 

 
Bayeli 를 지나 펼쳐진 능선길은 첫째날  도바토(Dobato)에 이르기 전 이사르(Ishar) 이후의 길을 떠올렸다. 왼쪽으로 깎아지른 능선길에 드문드문 보이는 랄리구라스 나무들.. 사진으로 담기지 않은 멋진 길이었다.

 
 
 

곱게 핀 랄리구라스 나무들
초점이 나간 광각렌즈라 아쉬웠지만 쭉쭉뻗은 나무와 뒤에 뿌옇게 보이는 히말라야가 정말 멋졌다

 
 
 

중간에 Goth 라고 가축들이 쉬어가는 쉼터(가이드가 그렇게 설명했던 거 같은데..)에도 작은 사찰이 세워져 있었고..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시 부지런히 내려갔다. 도바토(Dobato)는 3천고지대였는데 이후로 계속 고도가 낮아져서 살짝 불안감이 밀려왔다. 내려간 만큼 코프라다다(Khopra Dada, 3천 6백고지)까지 또 올라가야 했으니까..

 
 
 

 
 
 

여기서부터 반대로 올라오는 몇몇 트레커들을 만났던 거 같다. 우리와 다르게 역방향으로 즐기는 코프라릿지 트렉의 느낌은 어떨까.. 심히 궁금하면서도 코프라다다(Khopra Dada)의 조망이 물다이피크(Muldai peak)보다 더 멋지기에 역방향으로 걷는다면 살짝 김이 빠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계속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트레일
예쁘게 핀 랄리구라스
나 이렇게 짧뚱이었나;;;

 
 
 

그렇게 걷고 걷다보니 2시가 다 되어갈 무렵 코프라다다(Khopra Dada) 전 마지막 롯지인 단 카르가(Dhan Kharka) 도착했다. 여기에는 이미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걸으며 계속 만났던 가이드1명과 포터 3명을 거느린 프랑스인 가족(아버지, 어머니, 20대 여자)과 어제 도바토(Dobato) 전 이사르(Ishar) 롯지에서 만났던 독일인 여자와 네팔인 여자가이드 모두 여기에 있었다. 사실 우리가 프랑스인 가족 다음으로 왔고 10분 즘 뒤에 독일인 친구와 가이드가 이곳으로 왔다.

 
 
 

단 카르가( Dhan Kharka)에 위치한 롯지

 
 

여기서 살짝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나는 이사르(Ishar) 롯지의 디디(언니)가 해준 시금치된장국 느낌의 야채스푸를 기대하며 Veg Noodle을 주문했는데.. 그냥 야채가 들어간 현지식 라면이 나왔다. 다행히 먹을만해서 맛있게 먹었던 거 같다. 그렇게 배를 채운후 3시가 다되어갈 무렵 가이드와 내가 제일 먼저 롯지를 떠나 코프라다다로 향했다. 
 
 

 

귀여웠던 롯지 고양이

 
 

생각보다 오름길은 힘들었던거 같다. 우리가 제일 먼저 출발했지만 프랑스인 가족이 먼저 우리를 앞서갔고.. 거의 도착 30분전에는 독일인 친구가 우리를 지나갔다. 힘들어하는 내게 가이드는 가방을 들어준다고 했지만, 왠지 마지막까지 내힘으로 걸어가고 싶어 미안하지만 거절했다. 그렇게 2시간이면 갈 거리를 나는 3시간이 걸려 코프라다다에 도착했다. 6시가 다 되어갈 무렵이었다.

 
 
 

서서히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

 
 
 

6시가 다되어 도착한 코프라다다(Khopra Dada)에는 크나큰 한개의 롯지가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하늘이 붉게 타오르더니 희미한 일몰이 시작되어 롯지에 들리지 않고 조금더 올라 코프라다다 안내판이 있는 언덕에 올랐다. 주변은 이미 날씨가 흐려 다울리기리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대신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위로해야했다. 
 

 
 

코프라다다에 위치한 커뮤니티 롯지
일몰과 함께 코프라다다 안내판
코프라다다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남봉

 
 
 

가이드는 새로지은 롯지에 화장실이 딸린 방을 제공해줬고.. 따뜻하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저녁은 야채스푸를 시켰던거 같은데.. 고산병 증상때문인지 속이 메스꺼워 국물 몇숟가락만 겨우 넘길 수 있었고.. 몸이 안좋아 먼저 자야겠다는 말만 남기고 8시에 숙소로 가 잠이 들었다. 롯지의 다이닝룸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던 거 같다. 다들 어디서 나타났는지 유럽인(프랑스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아시아인은 나혼자였던거 같다.. 현지인과 가이드를 제외하면 말이다.

 
 
 

 
 
 

다음날 롯지에서 제일 끝건물이었던 나는 5시30분 무렵 혹시나 다울라기리가 보일까 싶어 나갔는데.. 웅장한 모습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너네가 다울라기리구나.. 우와.. 정말 웅장하고 멋지다. 그때 갑자기 가이드가 내 숙소방향으로 오는걸 발견하고는.. 조망이 멋진걸 알고 가려지기전에 나를 깨우려고 오는 모양인듯했다. 슬리퍼를 신고 나온 나는 얼른 방으로가 카메라를 챙겨 신발을 갈아신고 나왔다. 나오자마자 검둥이가 다울리기리에 심취했던지 내가 사진찍는 와중에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있더라..

 
 
 

코프라다다에서 바라본 다울라기리 산군

 
 
 

나는 가이드와 함께 어제 올랐던 코프라다다(Khopra Dada) 안내판이 있는 언덕에 다시 올랐다. 롯지 위로 펼쳐진 다울리기리 산군이 무슨 합성마냥 둥둥떠있었다. 감격스런 모습이었다. 롯지에서 너도나도 나와서 다울라기리리를 감상했지만 어제 그제 함께한 독일인 친구팀 이외에는 어느 하나 언덕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ㅋㅋㅋ 신기했다. 그리고 익숙지 않은 안나푸르나 남봉의 뾰족한 모습도 새삼 새롭게 보였다.
 

 
 

나를 중심으로 왼쪽은 안나푸르나 팡, 우측에 있는 뾰족한 산이 안나푸르나 남봉

 

 
 

즐겁게 올라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보니 계속 독일인 친구네와 마주쳤다. 그래서 같이 사진 찍자고 하니깐 흔쾌히 응해줬다. 네팔에 일하러 와서 3주정도 남은 시간에 트레킹을 다닌다고 했는데... 이전 ABC + 마르디히말 트렉을 다녀온 후 북적거리는 트레킹이 싫어 한적한 코프라다다 트레일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말 여기 최고라며.. 엄지척을.. 나도 여기가 지금까지 가본 곳 중 최고라고 동감했다.

 
 
 

내 가이드, 나, 독일인 친구
독일인친구 가이드, 나, 독일인친구
독일인 친구가 사진을 참 잘찍더라.. 우리 높이에 맞춰서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찍어준.. (엄지척)

 

 
 
 
 

그렇게 멋진 아침 산책을 끝내고 계란후라이 2개를 시켜먹고 8시 Paudwar로 하산 시작.. 다울라기리 방향으로 걸어가다 급 고도를 낮춰가는데 중간까지 다울라기리를 우측에 두고 능선길을 걸을 수 있어서 너무 멋졌다. 무엇보다 왔던 길로 돌아가는게 아닌 새로운 루트로 빠르게 하산해서 지프차를 탈 수 있어서 좋았던 길이었다.

 
 
 

Paudwar 마을 도착

 
 

하산길에도 역시나 랄리구라스가 정말 아름답게 피어있었고.. 마지막 즈음엔 산중턱에 자리잡은 마을과 논밭조망이 참 멋졌다. 그렇게 11시에 Paudwar에 도착했고 거기서 나를 기다린 지프차를 타고 포카라로 돌아왔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걸렸다 중간에 점심을 먹고 2번의 휴게소를 들러 5시즈음 포카라에 도착. 원래는 4시 50분 카트만두 공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는데 기상악화로 취소되어 포카라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네팔휴일의 여파인지 호텔이 풀부킹이라 겨우 호텔을 구해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첫 비행기로 카트만두에 돌아왔다. 

 

 
 

매번 생각하지만 비행기가 결항 지연이 많아서.. 매번 전전긍긍해야 하는 네팔 직장인의 인생이란... 휴... 이렇게 월간히말라야 4월 두번째 산행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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