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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네팔 히말라야 (2023)

[Khumai Dada] 네팔 MZ세대 등린이들의 산행명소 - Great Machhapuchhre Trail -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람중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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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히말라야> 3월은 회사창립기념일 대체휴일(금)과 네팔 휴일(화)을 맞아 5일간 꿈에 부푼 휴일을 위해 사실 쿰부히말라야 고쿄리 트레킹을 계획했었다. 그런데 금요일 새벽 루클라행 비행기가 결항되어 하루를 날린 상황에서 도저히 고쿄리까지 다녀올 수가 없어서 그 대안으로 요즘 네팔 MZ세대 등린이들이 열광한다는 쿠마이다다(코르촌 힐) 코스를 1박2일로 다녀왔다.

 

<쿠마이다다(Khumai Dada)>는 마르디히말 트렉의 옆 능선으로 1박2일로 단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 반면 그 조망은 마르디히말 뷰포인트보다 뛰어나서 네팔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틱톡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사실 처음에 가이드가 이 곳을 추천할때는 고쿄리 대안으로 급하게 결정한터라 사실 큰 기대를 품지는 않았는데, 다녀오고 보니 마르디히말보다 100배는 더 좋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곳이다.

 

 

 

(1일차) Saripakha - Tube Hill Top - Hile kharka - Chichimle - Deurali - Khumai Dada (10km, 7시간)

(2일차) Khumai Dada - Korchon Hill - Deurali - Hile Kharka - Saripakha
(13.5km, 10시간)




2023-03-18-0935 khumai dada.gpx
14.90MB

 

 

 

전날에 이어 또한번 4시에 일어나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에서 6시 30분에 에정되어 있었지만 7시에 뜬 부다에어를 타고 8시 포카라공항에 도착했다. 역시나 포카라공항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 지프차를 타고 들머리로 바로 이동해 산행을 시작한다. 이번 쿠마이다다 들머리는 Ghachck 마을 Saripakha 로, 포카라공항에서 1시간 정도 거리로 비포장 산길을 따라 꽤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카트만두 공항에서 바라본 일출
포카라행 부다항공

 

 

들머리 Saripakha 는 1,630m 로 잘 정비된 돌계단을 따라 고도를 한참 높여야 한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오르면 1,900m에 위치한 첫번째 티하우스인 <Tube Hill Top> 롯지에 도착한다. 11시즈음 산행을 시작한터라 날씨가 꽤 더워 이곳에서 콜드레몬을 시켜먹었다. 

 

 

 

 

쿠마이다다 들머리 안내판

 

하산길에 찍은 돌계단 들머리
첫번째 티하우스 "Tube Hill top"

 

 

 

그렇게 첫번째 티하우스를 지나 본격적인 정글 숲길을 들어가니 꽤 많은 20대 네팔 등린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외국인에 30대는 나혼자였던거 같다. 심지어 가이드도 29세 네팔인이다.

 

 

 

 

저멀리 우리가 점심을 먹을 롯지 Hille Karka 가 보인다

 

 

 

그렇게 잘 정비된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산행시작 1시간 30분만에 2,160m 우리의 점심장소인 <Hille Kharka>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꽤 많은 네팔 MZ세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롯지는 2~3곳이 있었고 캠핑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점심을 먹을 롯지에는 메뉴판이 없었고 오직 달밧만이 가능해서 나는 에그믹스라이스를 시켰지만 결국 아주 짠 계란이 섞인 달밧이 나왔다. 너무 짜서 못먹겠지만 배가 부른척하고 그만먹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배가 부른채 급격히 고도를 높혀가기 시작했는데.. 조망도 없고 계속 업힐을 끊임없이 올라가야 했다. 산행시작 2시간 30분이 넘어서야 Chichimle 라는 롯지에 도착했고, 나는 쉬지 않고 다시 Deulali 로 바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에 90kg에 육박하는 태양열에너지 배터리와 열판을 지고 올라가는 2명을 만났고, 목적지 쿠마이다다까지 같이 올라갔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었다. 고작 10kg을 지고 가는 나도 일케 힘들었는데.. 90kg이라니.. 온몸이 바스라질것 같다.

 

 

 

 

정상까지 태양열에너지 배터리와 열판을 들고 가는 현지인들
chichimle 에 위치한 롯지

 

 

 

그렇게 다시 조망없는 정글 숲길을 걷고 걸어 어느덧 산행시작 3시간 30분만에 데우랄리 Deulali 를 지나쳐 어느 중턱에 위치한 티하우스에 도착했다. 중간에 비가오기 시작해 몸이 꽤 으슬으슬해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장작에 불을 피워 차를 끓이고 있었고, 그 불 앞에서 몸을 녹이며 따뜻한 생강차를 마셨다.

 

 

 

 

생강차

 

 

 

그렇게 다시 기운을 내어 마지막 쿠마이다다로 가는 오름길에 돌입했는데.. 여기부터 정말 힘들어서 가다 쉬다를 반복했던 것 같다. 남녀 구분없이 많은 네팔 20대들이 비옷을 입고 이 언덕을 같이 올랐고, 마지막에는 결국 비가 눈으로 바뀌어 덜덜떨다가 산행시작 7시간만에 10km를 걸어 3,260m 지점인 Khumai Dada 에 도착했다.

 

날은 흐려 마차푸차레 조망은 보이지 않았고 람중히말로 여겨지는 설산 능선만 조금 보일 뿐이었다. 역시 히말라야는 오전에만 조망이 좋고 오후는 구름에 가린다.

 

 

 

 

쿠마이다다 도착

 

 

쿠마이다다에는 3개의 롯지가 있는데,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롯지가 다 찰만큼 사람이 많았다. 나또한 가이드가 미리 롯지주인에게 방을 예약하지 않았다면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치만 사실 이번에 구입한 사마야 래티컬을 가져온터라 가이드에게 나는 캠핑을 하겠다고 했는데, 가이드가 20대 청년들이 많아 술먹고 텐트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겁을 주는 바람에 롯지에서 자긴 했는데.. 사실 지금생각해보면 다들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어서 그냥 텐트치고 자도 되었을텐데라는 후회가 든다. 

 

 

 

 

쿠마이다다에서 보이는 람중히말

 

 

쿠마이다다에는 이미 여러 청춘들이 즐기고 있었는데, 특히 기타를 들고온 소위 가수 1명이 이곳 분위기를 점령해버렸다. 저녁 롯지 콘서트에 이어 다음날 새벽 Korchon Hill (3,620m)에서까지 열창하며 열정을 보여준 덕분에.. 나 또한 예전 멋모르고 지리주능선 걷던 등린이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그때 대피소에서 만난 친구들과 진주까지 가서 비빔밥도 같이 먹었었는데.. 잘살고 있겠지? 

 

 

 

 

롯지콘서트 중인 열혈 청춘들

 

 

그렇게 저녁 또한차레 달밧타임을 가진 뒤 8시에 바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새벽 1시 즈음 별이 보이나 밖으로 나가봤지만 습기찬 하늘에 아쉬움을 더하며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새벽 4시즈음 롯지 밖 웅성웅성 소리와 함께 나도 잠이 깨어 Korchon Hill 일출산행을 위해 5시 가이드와 롯지를 나섰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밤새 내린 눈이 쌓인 트레일을 가이드와 함께 걷는데, 어제 급하게 2천미터 가량 고도를 올린 탓에 머리가 아프고 몸이 많이 안좋았다. 그리고 전날 저녁과 새벽에 먹은 고산병 약의 부작용으로 오른쪽 손도 저려와 정상까지 1시간 30분 걸린다는 이 길을 결국 25분 남기고 해가 뜨고 말았다.

 

 

 

 

 

 

 

Korchon Hill 25분 전 안내판 앞에서 맞이한 일출은 너무나 아쉽기만 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일출보다는 히말라야 설산에 비치는 모르겐로트가 더 보고 싶었는데.. 마차푸차레에 비춰진 붉은빛은 살짝 보였으나 정상에서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에 비춰졌을 붉은빛은 너무나 아쉬웠다. 

 

 

 

 

 

 

그렇게 Khumai Dada에서 2시간이 걸려 도착한 Korchon Hill의 조망은 상상이상이었다. 마르디히말 뷰포인트에선 마차푸차레가 절반 이상 가려지는데, 이곳은 전체가 다 보였다. 심지어 마차푸차레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안나푸르나남봉과 히운출리가 우측에는 안나푸르나 2봉과 4봉, 그리고 람중히말이 펼쳐지는데.. 너무나도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왜 MZ세대 등린이들의 틱톡명소인지 한번에 이해가 갔다.

 

 

 

 

저 멀리 보이는 Korchon Hill 과 그 앞에 마주한 마차푸차레
Korchon Hill (3,260m)

 

 

이 180도 마주한 어마어마한 히말라야 조망을 마주하고 사진찍기에 돌입했다. 제일 먼저 자신의 존재를 뾰족하게 부각하고 있는 마차푸차레(Fish tail), 마르디히말 뷰포인트에서는 꼬리모양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뾰족한 삼각형 피크 모양이었다. ABC에서는 뚱뚱한 모습이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마차푸차레가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베이킹파우더를 쏟아부은 것처럼 뽀아얀 모습을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1월 마르디히말 트렉에선 황갈색의 모습이었는데 그동안 눈이 참 많이 왔었나보다. 순백색의 하얀 안나푸르나는 정말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그렇게 Korchon Hill 보다 조금더 높은 곳에 위치한 티하우스까지 올라갔다. 롯지를 만들려고 하는지 나무뼈대를 올린 건축물이 있었고, 그 앞으로 천막을 만들고 장작불을 떼고 있는 아저씨 한분이 계셨다. 거기서 우리는 차를 한잔 마셨고, 가이드는 그 아저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조망을 감상했는데.. 잠깐사이 구름이 밀려와 순간적으로 조망을 다 가려버렸다. 가이드가 차 마시고 사진찍자고 해서,, 람중히말과 안나푸르나 2봉, 4봉은 사진을 찍지도 못했는데.. 가이드가 야속하고 아쉽기만 했다.

 

 

 

 

구름이 몰려와버려 가려진 마차푸차레

 

 

 

급하게 구름이 몰려와 가려진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다시 Korchon Hill 까지 내려왔는데.. 이제는 언제 보였나는 듯이 주변이 온통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야속한 히말라야.. 구름들... 이래서 히말라야 어느 곳이든 일출시점에 빨리 올라가 조망을 봐야 하나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추위에 떨며 다시 Khumai Dada 롯지로 내려왔다.

 

 

 

 

티하우스에서 바라본 Korchon Hill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Khumai Dada로 내려가는 길은 그새 눈이 녹아 미끌미끌 걷기 쉽지 않았다. 뒤늦게 올라오는 네팔 친구들도 있었는데.. 올라가면 못보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새벽 5시에 출발해 일찍 올라간 나도 일출 후 30분도 즐기지 못하고 내려왔는데.. 그래도 나는 그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 Khumai Dada 롯지에 내려와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왔던길로 다시 내려갔다. 이곳 등로에서 포카라 시내가 보인다고 했지만.. 어제보다 더 좋지 못한 시야는 정말 걷기에만 집중하게 만들었고.. 15시가 넘어 다시 들머리에 도착해 지프차를 타고 포카라 시내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남은 2일의 휴가동안 포카라에서 페와호수도 보고 마사지도 받으면서 즐기려고 했지만, 계속된 기침과 몸살로 호텔에서 2일간 계속 침대와 한몸이 되었다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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