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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네팔 히말라야 (2023)

[Kapuche Lake] 세계에서 가장 낮은 빙하 호수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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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라(Pokhara) - 시클레스(Sikles) - 후구(Hugu Goth) - 카푸체호수(Kapuche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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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퇴근하고 가려고 18시 40분 카트만두에서 출발하는 포카라행 비행기를 예약했었는데.. 갑자기 비가와서 그런지 부다에어 앱을 통해 Flight States 를 보니 18시 10분으로 시간이 변경되어 있었다. 아니 장난하나.. 부랴부랴 17시 30분에 택시를 잡아타고 18시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다시 18시 40분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뭐하자는 플레이야..


 

실크레스 가는길에 들린 휴게소

 
 
아무튼 정말 네팔은 갑작스런 결항, 지연, 아니 지연이 되지 않아도 예정된 시간에 보딩이 절대로 되지 않는다. 그 시간에 탑승이라도 하면 정말 다행.. 아무튼 오늘도 나는 18시 40분 비행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20:40분에 탑승 21시에 출발해 21시30분에 포카라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를 잡아타고 매번 가는 Hotel Chino (제일 처음 부킹닷컴으로 예약할때 평점이 높아서 처음갔었는데 그 뒤로 계속 이용하고 있다, 직원이 이제 나를 알아보고 여권도 안보고 체크인해준다)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새벽 6시에 호텔로 픽업할 가이드와 지프차를 기다렸다. 내가 분명히 시간맞춰서 꼮 오라고 어제 에이전시 직원이 돈받아갈때 그렇게 3번을 말했는데.. 가이드는 15분 지프차는 30분이 넘어서 도착했다. 
 
 
 

실크레스 마을입구_나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가이드가 지프차 드라이버랑 실크레스를 감상하고 있다

 
 

포카라에서 시클레스(Sikles)까지는 지프차로 3시간 30분 걸리는데, 그 와중에 길바닥에서 화장실 간다고 드라이버랑 가이드랑 오줌 암데나 갈기고, 중간에 휴게소 같은데서 티랑 커리 시켜먹고.. 내가 분명 시간없다고 그랬는데.. 그리고 나에게 티 먹을거냐고 해서 블랙티 먹었는데.. 50루피 달라고 해서 그때, 음식이 포함된 가격이 아니라는것을 알았다. 그래서 에이전시에게 올코스트인데 푸드 포함아니냐고 했더니 아나라고.. 그럼 올코스트에 대체 뭐가 포함된 가격이라는건가.. 기존 같이 다녔던 가이드는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3일도 음식, 티, 핫워터, 화장실 모든 비용 포함해서 340 USD에 해줬는데.. 아무튼 픽업시간 늦은거에 더해 바가지까지 써서 처음부터 기분이 안좋았다.

 
 
 

실크레스(Silkles)와 그 뒤로 보이는 람중히말(Ramjung Himal)

 

 
 
 

실크레스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마을입구 간판이 보이자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가이드가 내리기 시작했다. 포토스팟이란다. 이때 느낀건.. 이 가이드 여기 처음이구나.. 그래서 내가 여기 몇번 와봤냐고 물어보니 코로나이전에 2번 와봤다고 한다. 사실 이미 가이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뒤라.. 거짓말 같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냥 나는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줄 지프차와 법에 저촉되지 않게 같이 있어줄 현지인이 필요했으니깐..
 
실크레스 모습이 예뻤던지 가이드는 나를 나몰라라하고 지프차주인 함께 저 멀리서 사진을 연신 찍기 시작했다. 내가 뭔가 저들 관광비를 대준거 같아 기분이 나빴다. 이제서야 내가 저 멀리서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던지 나에게로 왔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처음엔 산을 잘라먹었고 두번째는 다리를 짤라먹었다.그래서 나는 각도를 맞춰주고 버튼만 눌러달라고 했다. 역시나 마음에 안들었다. 휴.. 사진도 못찍네 이가이드.. 이번 트레킹 좀 망했다 생각했다.
 
실크레스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가이드는 실크레스에 도착하자마자 또 롯지에 들러 아침을 먹자고 했다. 카푸체레이크까지 7~9시간 걸린다고 들었는데 해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지금도 늦었는데.. 아까 휴게소에서 너 커리먹었잖아.. 라고 말할수도 없고.. 아무튼 롯지에 도착하니 9시 45분... 가이드에게 15분만에 먹고 10시에 출발하자고 말했다. 나는 티베티안 브레드와 계란 하나를 받았고 350루피를 지불했다. 티는 그냥 안시켜먹었다. 짜증나서..
 
 
 

 

 

 

 
 
실크레스(Silkles) 마을은 2천미터 고도로 트레킹시작과 함께 끊임없이 내려가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 고도를 1천7백 정도까지 내려가는 거 같다. 사실 들머리가 2천미터고 카푸체호수가 2,540m니깐 500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이렇게 끊임없이 내려가 다시 올라가고 다리를 건너기 위해 또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고.. 한 4번 정도 반복하는 거 같다. 첫날 카푸체호수까지 가는길은 괜찮았지만 다시 같은 길을 되돌아올땐 다리가 정말 탈탈 털렸다.
 
 
 

 
 
 

시클레스부터 따라온 강아지 한마리가 카푸체레이크까지 결국 따라왔다. 먹을게 없었던 나는 트레킹내내 강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시클레스로 돌아가라고 계속 손짓했지만 결국 끝까지 따라와 다음날 아침 내게 빵을 얻어먹고 갔다. 
 

 
 

Silkles 에서 Hugo 가는길에 만난 멋진 폭포

 

 

 

 
 
 
계속 마디강(Madi River)을 따라 형성된 골짜기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14시 어느덧 후구(Hugu)에 도착하는데 저 멀리 롯지가 보일 무렵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와 우박에 바지가 다 젖었다. 에궁.. 그래서 후구의 첫번째 롯지에 뛰어가니 애띤 현지 트레커 친구들 3명이 비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들은 오늘 아침 카푸체호수를 보고 돌아와 오늘 실크레스로 내려간다고 한다. 
 
쏟아지는 폭우속에 몸을 녹이려 계란후라이와 블랙티를 주문하고는 제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는데.. 비가 도무지 그칠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허기를 채우고 15시까지 기다렸다가 비가와도 출발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쿠마이다다에서 고민하다 캠핑하지 못한 후회가 아직까지 남는걸 보니.. 오늘은 꼭 카푸체호수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리라..
 

 
 

Hugo에 위치한 첫번째 롯지_사진은 다음날 하산때 찍었다

 

 

 
 
그렇게 15시 우리는 Hugo를 떠나 카푸체호수로 향했다. 2시간 거리로, 다행히 중간에 비가 약해지더니 호수에 다닿았을 무렵엔 비가 그쳐있었다. 내 선택이 옳았어!! 하지만 속으로 제발 비가 그쳐주기만을 바라고 또 바랐었다.
 
 
 

 

 

 
 

 
카푸체호수 부근 첫번째 롯지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또 내속을 긁었다. 여기에 마련된 텐트에서 자라고.. 또 이러네.. 내가 여기서 롯지에 있는 텐트에 잘거면 왜 내가 13kg 이나 되는 배낭을 메고 이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왔겠니.. 나는 호수 옆에 내가 가져온 텐트에서 잘거라고 한 10번은 말했다. 그러니깐 롯지주인이랑 같이 합세하며 산사태나면 너 죽는다고.. 그래서 내가 나는 죽어도 상관없으니깐 거기서 캠핑할거라고.. 녹음하라고 내가 죽으면 니탓아니라고.. 한 5번 말한거 같다.. 
 
진짜 중간에 내가 앞장서서 먼저 걷게하고 다른길 갈때 미리 이야기도 안해서 몇번 알바하게 한 것도 모자라.. 내가 사전에 얘기한 캠핑까지 못하게 하니.. 대체 왜 가이드를 고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엄청난 코스도 아니고 고도가 높은 지역도 아닌데.. 트레커 안전 운운하며 왜 내가 이 사람들과 힘들게 말싸움해야하는지.
 
사실 산사태나면 여기 이 롯지도 끝장나는거 아닌가.. 한순간에 허물어져버릴 이 집에서 자는 것과 텐트에서 자는것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아무튼 나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앞장서서 호수가로 갔고 호수 부근에는 몇개의 롯지가 더 있었다.
 

 

 

 
 
 

기적처럼 하늘은 맑아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사진과 영상으로만 봐왔던 에메랄드빛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러 우뚝솟은 설산과 그 뒤로 가려진 안나푸르나 4봉과 2봉 그리고 우측의 람중히말.. 이 보이진 않았지만 아무튼 그 산자락 언저리에 있는 거 같았다. 호수 앞에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빙하호수(2,540m)라고 쓰여진 안내판이 서있었다. 사실 
 

 
 

 

카푸체호수

 

 

 
 
그렇게 한동안 호수에 취해 이곳저곳 돌아보다가 해가지기 전에 호수가 옆에 텐트를 쳤다. 1월에 주문해서 3월에 네팔에 들여온 사마야래디컬을 드디어 여기서 개시하다니!!! 마르디히말에서 루나솔로로 첫 히말라야백패킹에 성공했었지만.. 그래도 거금 230만원을 들여 구매하고 네팔오는 사람에게 들고와달라고 부탁해서 받은 나의 소중한 텐트를 드디어 펼쳐보는구나...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시클레스부터 따라온 댕댕이가 어느덧 내 텐트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내가 소리를 낼때마다 음식뜯는 소리인줄 알고 계속 텐트 앞쪽으로 따라왔다. 미안.. 먹을게 없어.. 사실 먹을거라곤 시클레스 롯지에서 먹다남은 빵조각뿐이라.. 그걸 줬더니 계속 더달라고.. 사실 집에서 가져온 컵라면이 있긴 했는데 뜨거운 물이 조금이라.. 아무튼 빵을 모두 헌납당한채.. 나는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웠다. 다 먹고나니.. 목이 말랐다. 근데 다시 롯지까지 올라가기 귀찮아서 참기로 했다.
 

 
 

 
 

 
다행히 하늘은 계속 맑아졌고, 날이 어두워지자 하늘의 달이 떠올랐다. 거의 보름달에 가까워서 주변이 대낮같이 환했다. 특히나 설산과 호수에 달빛이 반사되어서 그런지 더더욱 주위가 환하게 밝았다. 옆에 누워있던 댕댕이가 가끔은 코를 골다가 작은 소리에 놀라 짓다가.. 아주 시끄러운 녀석이었다. 그래도 댕댕이가 옆에서 지켜준다는 생각에 고맙기도 하고.. 내일 롯지에서 아침에 먹을걸 좀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2시가 넘어가자 달이 졌고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렴푹하게 보이는 은하수.. 먼지처럼 별들이 살짝 모여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고보니 은하수였던거 같다. 하늘이 여전히 크게 어둡지 않별이 많이 보이진 않았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다음날 해가 떠오르고 역시나 일출은 보이지 않는 거였고 새벽 4시부터 돌린 간격촬영은 호수 때문에 렌즈에 습기가 차 망한거 같고.. 드론을 날려보기로 했다. 무겁게 들고온 드론을 드디어 날려보는구나.. 드론 조종스킬이 없었던 나는 아무리 드론을 높이 올려도 호수를 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히말라야와 호수 그리고 나를 동시에 담는건 정말 어려웠다. 몇번을 시도했지만 아쉬운 결과만 남았다. 뭐 계속찍다보면 스킬이 쌓이겠.. 지는 무슨.. 유튜브보고 공부좀 해야겠다.
 
 

 

에메랄드빛의 카푸체호수_저 언덕위에 빨간 배가 있다는 사실을 사진을 보고나서야 알았다

 
 
 

이리저리 찍다보니 어느덧 가이드와 약속한 7시가 다 되어갔고.. 나는 아쉬운 마음을 갖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6시 40분즈음 가이드가 호수로 왔고, 나의 텐트정리를 도와줬다. 그리고 자기가 묵은 언덕위 첫번째 롯지로 가서 빵과 계란 커리를 시켜줬고.. 나는 나를 지켜준 댕댕이를 위해 빵을 나누어주었다. 

 

그 롯지에는 댕댕이와 비슷한 Lazy라는 강아지가 살고 있었고 댕댕이와 Lazy는 꽤 친해보였다. 하산길에 댕댕이는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또다른 트레커를 만나 맛있는거 얻어먹으며 사랑받길 바라본다. 그리고 엄지발톱부분이 다친거 같아 계속 절던데.. 그 다리로 계속 등산하지말고 좀 쉬었으면...

 

그렇게 8시즈음 카푸체호수를 지나 1시간 뒤 후구(Hugu)에 도착했고, 시클레스에 다와갈 무렵 또다시 폭우를 만나 바지가 다 젖은 후에야 처음 시작점인 롯지에 도착했다. 그때가 12시30분 즈음이었던 거 같다. 비가 쏟아져 가까운 롯지에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가이드는 꼭 그 롯지로 나를 데려가 비를 홀딱맞게 만들어야 했을까.. 아무튼 그 롯지에는 어제 나를 데려다 준 지프차 드라이버도 앉아 있었고.. 아마도 거기서 하룻밤을 보낸거 같았다. 

 

거기서 내게 빵과 계란오믈렛을 시켜줬고 나는 캔맥주 하나를 시켜 가이드에게 절반을 나눠준 후 간단히 배를 채우고 지프차로 돌아왔다. 포카라로 돌아오는 길에 비는 계속 쏟아졌고.. 오프로드가 꽤 위험해 보였는데.. 그래도 베테랑 드라이버였던지 다행히 큰 무리없이 나를 포카라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4시 50분즈음에 포카라공항에 도착했고 20시40분 카트만두행 항공권을 예매한 나는 카운터에서 가장 빠른 카트만두행 비행기에 잔여석이 있다면 그자리를 줄수 있냐고 물었고, 포카라에 쏟아진 폭우로 현재 포카라공항의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었다며.. 15시30분 비행기부터 계속 지연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그냥 공항에 앉아 다시 비행기가 운행되길 기다렸는데 15시30분, 16시 부군, 17시 부근 비행기가 모두 취소되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비가 그쳐 포카라공항이 다시 열렸고 마지막 20시 40분 비행기는 기적처럼 운행되어 나는 카트만두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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