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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지리산 주능선] 성삼재에서 세석, 한신계곡으로 백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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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22. 2. 12. (토) 04:00 ~17:00
- 산행경로 :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 삼도봉 > 토끼봉 > 명선봉 > 연하천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대피소 > 덕평봉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대피소 > 한신계곡 > 백무동
- 백무동 장터목펜션 택시 이용 성삼재로 이동 (택시비 4.5만원), '22년 지리산 봄철 산불방지기간 2.15~4.30 으로 일부 팀방로 통제




지리산 봄철 산불방지기간을 맞아 통제되기전 지리주능선 일부구간(성삼재 ~ 세석)을 다녀왔다. 하산은 교통비를 감안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 백무동.. 하지만 세석-백무동 한신계곡 구간은 정말 최악이었다. 장터목으로 안간걸 백번은 후회한... 4시 성삼재를 시작으로 노고단대피소에서 간단히 휴식을 취한 후 노고단 고개를 지나 주능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반야봉 일출을 볼 작정이었는데 날씨가 흐린게 왠지 잘 안보일거 같아 바로 피아골삼거리에서 삼도봉을 향했는데.. 나중에 새빨갛게 뜨는 일출을 보고 후회를 했더라는... 역시 갈까말까할땐 가야했는데..




삼도봉에서 밝아오는 하늘은 참 예뻤다 바로 위 별하나가(인공위성일지는 모르지만) 반짝 빛이 났고 삼도봉 우측으로 내가 넘어온 노고단 고개, 뒤쪽으로 반야봉이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내려가는 즈음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더니 토끼봉에 올라서는 빨간해가 얼굴을 드러냈다. 봄철 산불방지기간을 앞두고 주능선을 걷는 이들이 꽤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두서명 정도 보았다. 나는 처음부터 성급히 갈 생각이 없었기에 모든이들에게 길을 터주고 나홀로 영상을 기록하며 걷고 있는데,, 나만큼이나 천천히 가는 청년 두명이 있어 저들도 천왕봉은 안가겠거니 생각하며 그들이 얼른 빨리 걸어가주길 바랐다. 혼자 동영상 찍는게 아직 좀 부끄럽다고나 할까..




토끼봉을 지나 명선봉으로 가는길에 드디어 앞으로 가야할 주능선이 갈지자 모양으로 나타났고, 저 멀리 중봉과 천왕봉이 마이산의 암봉, 수봉마냥 뾰쪽뾰족 그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냈다. 그리고 그 앞으로 솟아오른 제석봉과 우측으로 비스듬히 skewed left 된 촛대봉, 그리고 그 앞에 영신봉, 칠선봉, 덕평봉 등 겹겹히 쌓인 산그리메가 한 7겹이나 보였다. 엄청난 대작의 수묵화가 틀림없다.




명선봉을 오르는 계단길에서 반야봉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데, 해가 뜰 무렵 반대편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붉은 빛이 반야봉에 비추어 위에서부터 불타오른다. 흡사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 랜드마크 토레스삼봉의 불타는 고구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19년 2월 나홀로 파타고니아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에서 3박4일간 W트레킹을 백패킹으로 한적이 있다. 그때 마지막 칠레노산장에서 어둠을 헤치고 올라가 토레스 삼봉의 일출을 봤는데(사실 일출에 비치는 불타는 삼봉의 모습)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만큼 우리의 반야2봉(반야봉, 반야중봉)에 비친 붉은 빛 또한 아름다운데 지난 해 지리주능선(그때는 천왕봉, 백무동) 산행때 그 영상을 찍어두었다.




명선봉을 지나 연하천대피소로 향한다. 대피소 숙박이 코로나로 불가하면서 연하천대피소는 일년에 딱 2번 만나게 된다. 매년 정한건 아닌데 봄철, 가을철 산불방지기간 전 주말에 꼭 지리주능선을 걷게 된다. 통제로 인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랄까.. 그때 유일하게 연하천과 벽소령대피소를 만나는거 같다. 연하천대피소는 지리산 대피소 중에서 제일 예쁜 거 같다. 특히 벽면에 붙어있는 지리산 시의 일부구절이 적힌 목판과 돌벽면 그리고 그 특유의 아름다운 글씨체로 적현 대피소현판.. 이른아침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떠난 성삼재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대피소라 그런지 너무나도 반갑기 그지없다.




누구라도 이 곳에 오면 이 현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답고 또한 자주오기 힘든 곳이니까.. 코로나가 종식되면 연하천에서 꼭 한번 숙박해보고 싶다. 일출명소와 근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망이 특출난것도 아니지만 연하천만에 특유한 감성과 애틋함이 물씬 풍길달까..




연하천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벽소령으로 향한다. 벽소령까지는 2.9km 정도로 크게 힘이들지 않게 도착가능하다. 연하천대피소에서 삼각고지를 지나 형제봉 특유의 돌 사이길을 지날때마다 늘 사진을 찍고 싶은데 선듯 삼각대를 내리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이 곳에서 사진을 찍지만 나를 담지는 못한 거 같다.




지나쳐온 형제봉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는다. 형제봉 뒤로 살짝 보이는 짝궁뎅이 반야봉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어디에서든 반야봉을 보면 그 귀여운 자태에 웃음이 난다. 벽소령으로 가는길에 또다시 주능선 봉우리들이 중첩된 산그리메에 시선을 뺏기고..




어느덧 벽소령대피소에 도착, 연하천과 벽소령 사이는 거리가 짧아 그 위치가 덕평봉과 영신봉 사이이면 어떨까란 아쉬움을 내뱉게 만든다. 벽소령은 그 유명한 에피소드인 수박을 떠오르게 하는 둥그런 문양이 박힌 랜드마크, 벽소령대피소 상징물이 있는데 여기서 모두가 사진을 찍는다. 매번 올때마다 찍지만 오늘도 난 이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벽소령대피소에선 꼭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벽소령 조망은 화장실 가는 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화장실은 얼마나 깔끔한지.. 역시 사람이 잘 안오는 곳이야 말로 가장 깨끗한 것이 틀림없다.




벽소령대피소에서 딸기샌드위치와 커피한잔으로 디저트를 즐기는데, 장모님과 함께온 딸과 사위가 서로 짐을 들겠다고 아웅다웅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 보였다. 나이들어 사위와 딸과 등산하는 어머니는 정말 행복하실듯 하다. 느긋느긋 먹고 쉬다보니 어느덧 벽소령-세석방향 통제시간인 1시가 다가와 짐을 챙겨 마지막 대피소인 세석으로 향한다. 벽소령에서 세석까진 5.9km 정도로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 세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가는길에 돌아본 벽소령대피소와 형제봉, 반야봉 굽이굽이 능선이 너무 아름답다. 앞으로는 푸른빛으로 물든 능선이 아름답고.. 사실 오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있던 날이라 목은 무척 칼칼했는데 다행히 조망은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따뜻한 날씨에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등산하기 정말 좋은 날씨였다.




영신봉과 칠선봉 사이 천왕봉 조망터에서 사진 한두장을 남기고.. 안내판을 보며 저 멀리 삼신봉을 또 한번 알게되고.. 첨엔 하동분소의 삼신봉이 저렇게나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주능선의 삼신봉이었다. 형제봉도 그렇지만 삼신봉도 참 그 이름의 봉우리가 많다.




그렇게 칠선봉을 지나고 어느덧 영신봉을 향해 걸어간다. 매번 그렇지만 늘 사진찍는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게 되는 것 같다. 이 곳도 지난 해 가을 찍었던 그곳.. 다시한번 그래도 사진을 찍어본다. 굽이굽이 넘실거리는 능선으리 물결을 뒤로하고... 저 멀리 가야할 이번산행 마지막 대피소 세석이 보인다.




걷다보니 어느덧 영신봉에 다다른다. 저 왼쪽으로 툭 튀어나온 바위 왼편으로 둘러가는 등로를 넘으면 어느덧 세석평전과 촛대봉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벽소령-세석 구간의 하이라이트 계단길이 나온다. 그 계단을 오르며 나는 또 이 좋은 날 혼자 이 길을 왜 걷고 있나란 뜬금없는 자책을 내뱉지만 그 뒤로 펼쳐지는 세석평전을 보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행복한 미소를 품는다. 그래 이맛에 등산하지라고..




영신봉 계단길에서 바라본 천왕봉 위로 새하얀 낮달이 떠있다. 그마저도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아 아쉽지만, 누구나 두발로 걸어야만 느낄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그 감동까지 사진에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드디어 세석대피소를 앞두고 펼쳐지는 세석평전과 촛대봉의 자태.. 지난해 촛대봉 옆에 마르지 않는 그 연못에 갔다가 직원에게 딱지를 떼인 후로 몸을 사리며 주능선 부근 금줄은 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데, 촛대봉 우측으로 솟아오른 저 앙증맞은 봉우리는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도장골로 올라가면 저곳을 지나 촛대봉을 갈 수 있을 듯 한데.. 날 따뜻할 때 한번 산행해보고 싶다.




그렇게 세석대피소에서 축축히 젖은 양말을 갈아신고 빵하나로 허기를 채운후 한신계곡으로 내려가는데, 시작부터 아뿔싸 장터목으로 넘어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빙판길에 아이젠을 차고도 어떡해어떡해를 계속 외치며 줄을 잡고 옆의 나무를 잡고.. 무서운 하산길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는가내의 명소, 가내소폭포도 보고(아래사진).. 이름만큼 그 빙폭이 멋지지는 않았던 거 같다. 긴긴 5km 하산길을 지나 세석길 입구 도착!! 그렇게 오늘 등산을 마치고 장터목펜션에 주차한 차를 타고 집으로 복귀!! 오랜만에 지리산 능선에 취해 즐겁게 걸었던 거 같다.




아래 동영상은 제가 산행중 직접찍은 지리산 산행영상으로 긴 산행시간만큼 영상도 길어 시간나실때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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