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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속리산 : 법주사 ~ 세심정 ~ 천왕봉 ~ 비로봉 ~ 문수봉 ~ 문장대 ~ 중사자암 ~ 법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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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20. 9. 13. 09:50 ~ 17:30 정도 (20km, 7.5시간)

- 산행경로 : 법주사 탐방지원센터 ~ 세심정 ~ 상환암 ~ 천왕봉 ~ 비로봉 ~ 입석대 ~ 신선대 삼거리 ~ 문수봉 ~ 문장대 ~ 중사자암 ~ 세심정 ~ 법주사 탐방지원센터 

- 법주사 탐방지원센터 앞 주차비 사전결제 4천원, 법주사 문호재관람비 4천원

 

 

 

 

정이품송이 반기는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사실 가고 싶은 산은 따로 있었는데, 남부지방에 비가 많이 와서 날 맑은 곳으로 향했더니 이곳이더라. 하지만 그렇게 생각없이 온 곳치곤 너무 좋아서 한눈에 반해버렸다는. 속리산 이름만큼이니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러 식당을 가로질러 탐방지원센터 가까이 가게되면 주차장을 안내하는 손짓이 보인다. 그분의 안내를 따라 왼쪽으로 향하면 소형주차장이 나오고 입구에서 4천원 사전결제를 할 수 있다.

 

 

 

 

오늘 손수건을 가져오지 않아 나는 식당가로 조금 걸어와 속리산 국립공원 손수건을 3천원에 구입하고 다시 들머리로 향한다. 

 

 

 

 

요즘 국립공원여권 스탬프 찍기가 대세인만큼, 탐방지원센터에서 도장을 꾹 받는다. 국립공원도 코로나 방지를 위해 마스크착용과 손세정제 사용을 권고하는 행사가 한창이다. 부디 국립공원이 폐쇄되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세조길이 나온다. 가야산에서는 소리길, 덕유산 어사길처럼 속리산에는 세조길이 있다. 속리산 산행을 하지 않아도 이 세조길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듯 하다. 실제로 세조길 트레킹을 온 가족단위 관광객이 다수 있었다. 속리산 산행을 위해선 꼭 세조길을 통과해야 한다.

 

 

 

 

 

속리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인 하늘다람쥐가 보인다. 다람쥐와 청설모는 참 많이 봤는데, 하늘다람쥐를 생소하다. 이번 속리산에서 하늘다람쥐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결론은 보지 못했다. 역시 깃대종은 깃대종인가 보다. 담번에는 꼭 하늘을 향해 팔을 뻗으며 날고 있는 하늘이를 볼 수 있기를.

 

 

 

 

탐방지원센터 마스코스 하늘이와 세조길을 지나면, 법주사 문화재관람비 4천원을 지불해야 이 길을 이어갈 수 있다. 법주사를 방문할 목적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지나가기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다니, 늘 사찰을 끼고 있는 산은 마음이 씁쓸하다.

 

 

 

 

법주사 일주문을 지난다. 4천원 지불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다. 산행 들머리에 나오는 사찰 일주문은 시원시원하게 나를 내려다보며 오늘도 산행 첫걸음을 응원한다.

 

 

 

 

일주문을 지나 세조길을 계속 걷는다. 깃대종 하늘다람쥐가 안내하는 세조길은 살방살방 걷기 좋게 정돈되어 있다.

 

 

 

 

천왕봉, 문장대로 향하는 갈래길이 나올때까지 계속 걷는다. 안내 이정표가 잘 구비되어 있어 길찾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다. 

 

 

 

 

세조길 중반에 큰 호수에 도착한다. 호수를 둘러싸고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오늘은 특별하게도 거북이 어르신 가족이 광합성차 수면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 모습이 신기하여 지나가는 이들마다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세조길을 지나면 문장대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신선대사거리 및 천왕봉으로 갈 수 있는 갈래길이 나온다. 나는 오늘 천왕봉을 지나 문장대로 갈 예정이라 우측길을 택한다. 오늘 산행에는 천왕봉보다 조망 좋은 문장대로 바로 가는 분들이 많더라. 아마 법주사 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택한 이들의 주 목적지는 문장대인가 보다. 

 

 

 

 

우측 계곡을 끼고 올라가면 신선대사거리와 천왕봉으로 갈 수 있는 갈래길이 또한번 나타난다. 여기서 또다시 신선대 사거리로 방향을 잡으시는 분들이 많다. 나는 이끼목교를 따라 상환암 방향으로 발길을 이어간다. 올라가는 길에 내려오는 분들을 다수 만나지만 나처럼 9시가 넘은 시간에 올라가는 분들은 보이지 않는다.

 

 

 

 

상환암에 도착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찰 사진을 보고 어디냐고 물어보셨다. 사실 사찰로 가려면 등산로와 다른길로 50m 가량 올라가면 된다. 코로나때문에 사찰엔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 모습이 아름다워 멀리서 사진만 찍고 간다.

 

 

 

 

 

다시 등로로 돌아와 천왕봉으로 향한다. 곳곳에 단풍나무가 보이는 걸 보아 가을에 참 예쁠거 같다. 가을이 천천히 다가와 천천히 나를 스치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가고싶은 곳이 많은데 가을이 너무 빨리 흘러가버릴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천왕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천왕봉으로 향하고 좌측으로 가면 문장대로 갈 수 있다. 천왕봉 가는 길은 등로가 좁아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다. 반대편에서 오는 분들이 많아 서로 비켜주며 가는 모습이 정겹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큰소리로 인사할 수 없어 안타깝다.

 

 

 

 

어느덧 천왕봉에 도착했다. 이미 천왕봉은 만석이다. 나와같은 등로로 오지 않고 반대편으로 오신 분들이 많아 보인다. 반대편은 아마도 윗대목골이라는 곳에서 온 것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오늘 날씨가 정말 정말 너무 좋다. 

 

 

 

 

천왕봉 긴 줄을 기다려 드디어 나도 한 장 찍는다. 찍어주신다는 분도 있지만 잘 모르는 분에게 찍히는 내모습은 너무 어색해서 혼자서 삼각대로 찍는다. 잘 나온 사진이 이 것 뿐이라 명산 인증 패치샷을 올린다.

 

 

 

 

 

정상 조망이 너무 예쁜데 삼각대를 둘 곳이 없어 예쁜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얼굴은 좀 흔들린 것도 같고. 그래도 이곳에선  속리산이 주인공, 내가 조연이다.

 

 

 

 

 

다시 천왕봉 삼거리로 돌아와 문장대 방향으로 향한다. 가는 길마다 무수히 많은 봉우리가 있다. 등로를 벗어나 최대한 봉우리 조망터에 올라가본다. 천왕봉과 문장대 사이 골짜기 굽이굽이 맞닿은 하늘구름이 아름답다. 이쯤에서 하늘다람쥐 하늘이가 나타나준다면 금상첨화일거 같은데, 오늘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 살고 있긴 하겠지?

 

 

 

 

 

천왕봉 삼거리에서 가야할 길을 바라본다.  비로봉, 입석대, 문수봉이 보이지만 사실 지식이 얕아 구별을 하지 못하겠다. 다만 높은 것은 봉우리요 낮은 것은 능선이겠거니 그렇게 멋진 풍광만 즐긴다.

 

 

 

 

이 바위가 입석대 일까요? 잘 모르겠지만 높이 서 있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긴 합니다.

 

 

 

 

한번 쯤은 사진을 통해 봐왔던 킹콩바위를 지난다. 그 크기가 생각보다 너무 커 한순간 압도되었다. 귀여운 모습.

 

 

 

 

천왕봉 삼거리부터 문장대까지는 오르락 내리락을 한 3~4전 쯤 반복하는데, 산타느 맛이 있다. 나는 이런 능선길이 너무 좋다.

 

 

 

신선대 삼거리에 도착하기 전 가는 길에 위쪽으로 올라간 발자국이 있어 나도 올라가본다. 이 곳이 입석대일까? 사실 잘 모르겠지만 올라와서 본 풍경이 장엄하다. 저 멀리 문수봉이 보인다. 살포시 그 거대한 바위에 앉아 작품한장 남겨본다. 매번 말하지만 속리산이 주인공이고, 나는 조연일 뿐. 땀을 꽤 흘렸는지 내 모습이 좀 꽤재재하다.

 

 

 

 

 

어느덧 신선대 삼거리에 도착했다. 처음 들머리에서 2번째 갈래길 왼쪽을 선택했다면 세심정, 관음암을 지나 이곳에 도착한다. 나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휴게소를 맞이했다. 많은 분들이 이 곳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즐기시더라. 배고프지만 갈 길이 멀어 문장대로 향한다. 이제부터 가는 길에 휴게소가 참 많다. 이렇게 산 중턱에 주막이 많은 산은 처음인 듯 하다.

 

 

 

 

저 멀리 문장대가 보인다. 작은 주먹바위가 산위로 불쑥 솓아 구름과 맞닿아 있다. 문장대가 과거 운장대로 불렸다는데 과연 이름값을 할만큼 우뚝 솟은 그 모습이 장엄하다.

 

 

 

 

문장대로 올라가기 전 쉼터에 도착한다. 날씨가 쨍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 문장대를 찾아다. 지킴터는 잠겨 있지만 그 곳 앞에서 땀을 식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참 밝다.

 

 

 

문장대 정상석 뒤에는 글귀가 적혀 있는데 그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도는 사람을 떠나지 않았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하였고,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세속이 산을 떠났네하여 이름 붙여진 속리산(俗離山) 문장대 1,054m. 구름속에 갈무리져 운장대(雲藏臺)라 하다가 세조가 이곳에 올라 시를 지었다하여 문장대(文藏臺)라.

 

 

 


문장대 정상석 뒤에 적혀있는 문구를 보고 속리산(俗離山) 이름이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그 글을 계속 바라본다. 세속을 떠난다라...... 그 중, 리(離)자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건 붙을 려(離)자로도 풀이 되기 때문인데 떠나고 싶지 않으나 떠나야 하는 마음을 담아서랄까. 나도 울산을 떠나 이 곳 속리산에 더 있고 싶으나 어쩔 수 없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 사람에 빗대면 슬프고도 아름다운데, 내 현실에 비추면 그냥 슬픈느낌.

 

 

 

 

문장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무서워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10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도 씩씩하게 문장대까지 오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 그지없다. 

 

 

 

문장대에서 바라보는 병풍같은 360도 파노라마 조망은 더할나위없는 최고의 작품이다. 저 멀리 천왕봉과 걸어온 능선길을 본다. 꽤 많이 걸어왔구나.

 

 

 

 

관음봉도 보이고 묘봉도 보이겠지,, 이게 관음봉이었던가... 아주 멋지게 보인다. 다음번엔 꼭 관음봉과 묘봉을 가보리라.

 

 

 

이제 법주사로 다시 내려간다. 오늘 하산길에는 3~4군데 휴게소가 보였던 거같다. 가는 곳마다 어찌나 막걸리와 파전이 날 유혹하던지. 차를 가져와서 결국 마시진 못했지만 특이하게 한잔 가격으로도 판매했던 거 같다. 다음에 함께 등산을 온다면 여기서 쉬어가는 것도 좋을 거 같다.

 

 

 

 

큰 바위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멋진 나무가 보인다. 앞서 가던 등산객이 사진을 찍길래 나도 한장 찍어본다. 자연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한거 같다. 나도 풍파를 겪고 싶진 않지만 산행하면서 느꼈던 고진감래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즐겁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리라 마음먹는다.

 

 

 

 

드디어 세심정 가까이 내려왔는데 다리이름이 너무 귀여워서 한장 올린다. 이 뭣고다리라니..  명명자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다리이다.

 

 

 

 

드디어 세심정에 도착했다. 처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나타나는 곳이다. 나는 우측으로 향했기에 이 곳을 보지 못하고 산행길에 올랐었다. 속리산에 있는 정자의 이름에 걸맞게 세속을 떠난 산에서 마음을 찾는 정자란 뜻을 갖고 있다. 속세를 떠나 산에서 마음을 찾는다. 정말 아름다운 글귀이다.

 

 

 

 

올라온 세조길을 다시 돌아 내려가니 어느덧 6시가 가까워온다.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 늦으막한 햇살이 따사롭기 그지없다. 나는 해지기 전 내리쬐는 햇살이 더 빛나게 느껴진다. 일출보다 일몰을 사랑하듯, 오전보다 오후 햇살에 더 가슴이 따뜻해진다고나 할까. 그냥 내 취향이 그러하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찾아 떠난 속리산 산행의 후기를 뒤늦게나마 올린다. 급하게 두서없이 사진을 올리고 글한줄 덧붙이지만 그날의 행복했던 기억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며.. 아직 다녀온 산행기가 가득한데 언제 올릴 수 있을지, 게으름이 나날이 늘어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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