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 : 남교리 ~ 십이선녀탕계곡 ~ 대승령 ~ 큰감투봉 ~ 1408봉 ~ 귀때기청봉 ~ 한계령

- 산행일자 : '21.5.15(토) 6:15 ~ 16:30 (10시간 정도)
- 산행경로 : 남교리 > 십이선녀탕계곡 > 대승령 > 큰감투봉 > 1408봉 > 귀때기청봉 > 한계령 (20km)
- 십이선녀탕계곡쉼터 주차(무료), 한계령 - 남교리 택시비 3.5만원

 

 

작년 이맘때 산방해제첫날 '20.5.31일 장수대분소 들머리, 오색 날머리 귀때기청봉 산행 정보는 아래 게시글 참조

 

설악산 서북능선 : 장수대 ~ 대승령 ~ 귀때기청봉 ~ 한계령삼거리 ~ 끝청 ~ 중청 ~ 대청 ~ 오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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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불방지해제 첫날, 꼭 보고싶었전 귀때기청봉 털진달래보러 인제로 출발, 울산에서 자차로 4.5시간 소요되었다. 미리 예약해두었던 숙소(백담여행, 가성비 좋고 숙소가 깔끔하더군요)에서 잠깐 눈을 붙인 뒤 4시가 넘은 시간에 창문을 보니 날씨가 안좋아 망설이다가 날이 밝기를 기다려 들머리로 향했다. 남교리 십이선녀탕쉼터는 숙소에서는 자차로 7분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쉼터 바로 옆에는 캠핑장이 있어 담번엔 여길 예약해 등산하고 캠핑하면 좋겠다란 생각이..

이번 귀때기청봉 들머리를 남교리로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십이선녀탕계곡 특히 복숭아탕을 보고 싶어서였다. 십이선녀탕계곡은 십이선녀가 열두개 탕에서 목욕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데 그 계곡길이 살짝 지리산 칠선계곡을 연상케 했다. 물론 지리산 칠선계곡이 한 열배 쯤 더 멋지지만(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철계단을 세개쯤 통과했던거 같은데, 들머리에서 명소 복숭아탕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곳 십이선녀탕 계곡은 통신이 되지않아 가끔 답답하긴 했지만 쉬엄쉬엄 걷기 좋았다. 다음번엔 하산길에 만난다면 이 곳이 십삼선녀탕계곡이 될 수 있을까란 ㅋㅋㅋ 생각을 ..

드디어 십이선녀탕계곡 명소 복숭아탕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거대해서 놀랐고 너무 예뻐서 두번 놀랐다.

살짝살짝 빗방울이 떨어지긴 했지만 습도가 엄청 높아 땀이 비오듯 쏟아졌는데, 시원한 복숭아탕보니 그 무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복숭아탕을 지나면 두문폭포가 나오고 살짝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설악산 백담사계곡, 천불동계곡과는 다른 또다른 웅장함이 있다.

우측으로 보이는 안산을 바라보며 어느덧 걷다보니 대승령에 도착한다. 대승령 인근부터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곧 반대쪽에서 오는 다수의 등산객으로 길을 기켜주느라 걸음이 더뎌졌다.

대승령 1년만이야, 잘지냈니? 저 멀리 운해가 넘실거리는걸 보니 공룡능선 쪽에선 대박이 났겠거니 했는데 다녀오신 분들 사진보니 운해가 넘실거렸다. 조금 부러웠다. 하지만 귀때기청봉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나오는법, 우리의 예쁜이들이 곱게 펴있기를 바라며 능선길을 걸어갔다.

오늘 가야할 길이 보이다. 저멀리 장엄하게 솟아오른 귀때기청봉과 그 뒤로 보이는 대청봉, 오늘 늦은 출발로 대청봉까진 가지못할걸 직감했다. 아무렴 어때 설악산에 오고 싶을때 와서 또 만나면 될걸..

귀때기청봉을 향한 산행길엔 늘 주걱봉가 가리봉이 함께했다. 오늘은 날이 흐려 조금 더 스산해보이지만 뾰족솟은 저 봉우리를 생애 한번은 가볼수 있겠지.. 이 글을 쓰기전 가을 단풍이 만연한 서북능선길을 봤는데 올 가을엔 천불동, 공룡능선 대신 이 곳을 와봐야겠다고 다짐한다.

큰감투봉 주변을 지나고 어느덧 1408봉에 도착했다. 대승령에서 3.2km, 귀때기청봉까지는 2.8km 정도 남았다. 날씨가 가끔은 맑은 하늘을 보여주다가 또 이내 어두워져 비가 내리다가 변덕스러웠지만 다행히 큰 비가 쏟아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귀때기청봉의 장엄한 모습, 정말 저 돌무지 너덜길 혹은 된비알로 이루어진 봉우리 사실 그 어느 뾰족한 산정보다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귀때기청봉이 내 뇌리에 꽂힌건 그 이름의 유래 때문이다.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 삼형제한테 가장 높다고 으스대다가 귀싸대기를 맞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귀때기청봉,, 혹자는 겨울철 바람이 너무 불어 귀때기를 때리는 것 같다해서 이름 붙여지기도 했다는데,, 나는 왠지 전자의 유래가 재미지고 귀엽다.

1408봉에서 바라본 귀때기청보와 서북능선, 저 길을 따라 귀때기청봉에 올랐을 땐 온통 곰탕이라 사방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지만, 늘 산정에 올라 주변을 보는 것만큼 멀리서 감상하는 봉우리 자태 또한 아름다운 법.

봉우리를 하나 더 넘자 조금씩 더 가까워 진다. 예쁘다 너무너무 능선길도 봉우리도 좌우로 펼쳐진 설악산의 멋진 자태도..

귀때기청봉에 다닿았을 무렵 우측으로 펼쳐지는 뾰족뾰족 암릉들이 한층더 나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조금씩 보이는 털진달래 군락지.. 저 돌무지들 사이로 보이는 핑크빛 꽃망울들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이제 거의 다 왔는데 가자기 귀때기청봉이 구름에 가리운다. 아뿔싸, 아쉬운 순간이었다. 한 15분 정도 기다려보는데 구름이 사라지기는 커녕 더 봉우리를 휘감아서 어쩔 수 없이 올라가보기로 한다.

역시나 구름이 정상을 가리고, 핑크빛의 털진달래가 봉우리를 감싸고 있다. 가까이서 보는 것도 좋지만 멀리서 산을 휘감고 있는 털진달래는 얼마나 아름답던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예쁜이들을 비바람속에 내버려두고..ㅠㅠ

정상에 털진달래가 정말 예쁘게 폈었는데, 온통 구름에 휩쌓여 사진으로 많이 남기지 못해 아쉬웠다. 배가 고파 돌무지에서 김밥을 먹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 귀때기청봉 이정표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해는데 무슨 4시가 되기 전에 그것도 정상 평평한 터에다가 텐트 6동이 길을 막고 지어져 있었다. 솔직히 국립공원에서 비박하는건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건 알겠는데 해지기전에 그것도 등로 버젓히 정상 이정표 부근 사람들이 지나가야하는 곳에서 길을 막고 당당히 하고 있는 그 아줌마 아저씨들을 보니 어이가 없다고 해야하나, 안보이는데서 하던가.. 솔직히 기분이 나빴다. 털진달래 군락지가 끝났을까 아쉬움에 다시 돌아가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데 인증샷을 찍어주겠다느니 그런 능글맞은 말을 하시는게 더 기분이 나빠 빠르게 지나쳤다.

다행히 귀때기청봉을 지나 크나큰 돌무지들을 한번 미끄러지긴 했지만 다치지 않고 무사히 한계령으로 진입하여 휴게소로 하산하였고, 택시로 남교리 십이선녀탕쉼터까지 이동하여 차를 회수, 올해 계획한 마지막 봄꽃산행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물론 소백산 연달래가 번외로 남아있긴 하지만 큼직한 산행은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