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1.2.7.(일) 08:00 ~ 11:30 (3.5시간)
- 산행경로 : 운두령 쉼터 > 물푸레나무 군락지 > 전망대 > 정상 (원점회귀, 8..3km)
- 운두령 쉼터 주차장 협소, 쉼터 메밀전병 맛집
어제 오후 선자령으로 가던 중 동행 중 1명이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생애 첫 119를 경험하고 주변 숙소에서 1박을 한 후 오늘은 이른 아침 계방산을 가보기로 한다. 7시 30분이 되지 않은 이른 시간임에도 쉼터 20개 주차장은 만석이라 도로변 변에 주차를 한다. 밑에 사진은 하산길에 찍은 사진이라 차량이 더 많다.
들머리부터 나무가지가 앙상해 오늘은 날이 아닌가 의문이 드는 순간 30여분 지나지 않아 슬며시 보이는 상고대에 웃음꽃이 폈다. 다만 날씨가 좋았지만 계방산 등로에 접어들자마자 구름이 드리우더니 곰탕맛집을 또한번 인정하고 만다. 어제 분명 노인봉은 맑음이었는데 계방산이 곰탕이었던걸 보고 혹시나 했는데 여긴 항상 곰탕인건가 의문이 든다.
이른산행이라 다행히 사람이 없어 조용히 등로를 걸어가는데 뒤에서 등린이로 보이는 남학생 2명이 아자아자 힘내하며 큰소리로 서로를 응원하며 지나간다. 요즘 등산연령이 확실히 낮아졌다는 걸 체감하는 순간이지만 조용한 산행을 즐기고 싶은 나로서는 좀 멀리 떨어져서 걷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래서 먼저 가라고 비켜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내가 앞서가게 되었다. 너무 정상만 보고 가는거 같아 천천히 다음에는 이 아름다운 산을 즐기며 걷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본다.
힘들무렵 중간중간 쉼터가 나오는게, 참 좋았지만 오르내리막이 있고 계단 경사가 있어 마냥 살방길은 아니었다.
요즘 오리만드는게 대세인만큼 계방산도 역시나 오리가족 한무더기가 안내판을 점령하고 있다. 처음 가지산에서 눈오리를 보고 어떻게 저렇게 정교하게 만들지 하고 의문을 품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만드는 틀을 팔고 있더라.. 요즘은 오리뿐 아니라 펭귄, 하트 등 다양한 모양 틀이 판매되고 있어 눈썰매 다음으로 겨울 필수품이 되었다.
어짜피 오름길로 동일하게 내려올 예정이라서 정상까진 사진을 찍지 않고 올라갔지만, 내림길에 찍었던 사진을 먼저 올려본다. 등로 한켠에 좀 떨어진 나무가 너무 예뻐 눈에 보이자마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나는 앙상한 가지보다 사철나무 상고대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거의 유일하게 있었던 나무 한그루... 다시 생각해봐도 이 나무가 가장 아름다웠다.
정상으로 갈수록 회색빛으로 물들었던 하늘, 그 하늘이 열리기만을 마음속으로 기도했는데 그럴수록 하늘은 야속하게 그 문을 더 꽁꽁 닫았다. 열리지 않는 하늘에 아쉬움이 가득할 무렵, 녹용같은 눈꽃들이 가득했고 전망대에 이르렀을때 정점을 찍었다.
온통 회색빛으로 물들인 조망에 전망대는 올라가지 않았다. 계방산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전망대의 조망이 어떤지 알지 못하는 나이다.
산행 내내 마스크를 대신한 바라클라바 때문에 콧잔등이 계속 빨개 모든 사진마다 딸기코가 되었다. 뒤늦게 발견하고 콧등에 파운데이션을 발라보았지만 바를수록 빨개지는 내 코 때문에 루돌프처럼 코가 빨개 눈물흘릴뻔 했다.
사방이 뚫려있는 계방산 정상은 아담한 정상석과 돌탑으로 산정임을 과시했지만 온통 회색빛이라 하마터면 못찾을뻔 했다. 혼자 삼각대를 세워 정상인증을 하고 있을 무렵 다행히 등산객 한분이 올라와 정상석 사진을 찍어주셨다. 참 감사하다.
동일한 등로로 내려오는데 이제서야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 난감했다. 반대편에서 우루루 사람들이 오는데 10여명의 단체등산객도 보이고, 심지어 마스크를 쓰지않고 큰소리로 말하기까지.... 정말 계방산이 겨울맛집인건 알았지만 이정도로 사람들이 코로나 경각심도 없이 등산을 다니는지 정말 몰랐다. 산마저 코로나로 폐쇄될까바 전전긍긍 마음을 졸이며 입을 더 가리고 내려왔지만, 특히 어르신들 제발 경각심 가지며 등산해주셨으면 한다.
운두령에 다 왔을 무렵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 그리고 들머리에 다왔을무렵 엄청난 등산객과 주차차량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는... 처음 계획대로 선자령을 다녀온 후 오후에 들렀다면 정말 사람구경을 오지게 할 뻔 했다. 다행히 오전에 빨리 다녀와서 조용히 눈구경하며 행복하게 산행하고 돌아간다.
산행내내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운두령 쉼터에 위치한 휴게소에서 메밀전병을 포장해 가는데 와 매콤한게 내입맛에 딱이었다는.. 담번에 가면 꼭 메밀전병 2개 사서 먹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하얀 면사포를 쓴 계방산이 보이는데, 하늘이 열렸는지 너무 에뻐 보였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지금 갔더라면 사람구경 엄청했을 거 같아 오전에 조용히 다녀온게 참 잘한거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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