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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ㅣOUTDOOR

한라산 : 관음사탐방로 ~ 삼각봉대피소 ~ 정상(백록담) ~ 진달래대피소 ~ 사라오름 ~ 성판악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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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시 : '20.9.11.(금) 09:30~16:30 (19km, 7시간) 

- 산행경로 : 관음사탐방로 ~ 개미등 ~ 삼각봉대피소 ~ 용진각현수교 ~ 왕관릉전망대 ~ 백록담 ~ 진달래대피소 ~ 사라오름 ~ 성판악탐방로

- 삼각봉대피소 12:30분까지 통과, 백록담 정상 14시까지 하산해야, 성판악 ~ 관음사 택시비 1.5만원, 제주공항 2.5만원

 

 

 

  

지난 3일간 날씨가 아주 맑았다는 인친님 사진을 보고 금요일 새벽 제주행 비행기를 탑승했다. 원래는 2박3일 일정이었으나, 이번엔 왠지 잠은 집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하루만 한라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사실 이번 한라산 산행의 목적은 백록담을 보는 것도 있었으나, 보기 어렵다는 사라오름의 만수를 직접 보고, 걷고 싶은 욕심이 컸달까.. 그래서 하루 휴가를 쓰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담았다.  

 

 

 

 

왕복 5만원 정도로 비행기를 끊고 김해공항발 6시35분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금요일 새벽인데도 비행기가 만석이다. 다들 얼마나 집에서 답답했을지, 콧바람 쐬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은 맘인듯 싶다. 제주공항에 7시30분쯤 도착해서 관음사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1시간 가량 걸려 9시30분 즈음 탐방로에 도착해서 한라산 등반을 시작한다.  

 

 

 

 

 

한라산을 오르는 5가지 등산로이다. 이 중 현재는 관음사와 성판악 탐방로만 백록담을 볼 수 있다. 예전 중학교 수학여행때 제주도로 오면서 돈내코탐방로로 올라 정상 백록담을 갈 수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정말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 사이 지금은 출입금지로 막아놓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이 참 아름다웠는데, 언제쯤 그 길로 백록담을 갈 수 있을지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관음사입구, 삼각봉대피소는 모두 춘추절기에는 모두 12:30분엔 통과해야 한다. 동절기엔 30분 빠른 12시, 하절기엔 30분 늦은 13:00까지 가능하다. 적어도 정상까지 3시간30분이 소요된다고 가정해도 10시 전엔 출발해야 정상을 갈 수 있다.

 

 

 

 

시작부터 제주의 현무암이 느껴지는 등산로와 시원한 나무들로 우거진 숲속을 지난다. 적당히 선선하고 그늘져 산행하기 좋은 날씨이다.

 

 

 

 

등로 곳곳에 탐라계곡의 자태가 보인다. 구멍뚫린 현무암에서도 물이 고여있을 수 있다는 것이 신비할 따름이다.

 

 

 

 

관음사 탐방로 곳곳에 동굴이 보인다. 과거 계곡물을 마시고 한라산 노루를 사냥하며, 이 동굴에서 피곤한 몸을 뉘였겠지. 과거 그날을 한번 상상해본다.

 

 

 

 

등로를 따라 올라가면 숯가마터가 보인다. 1940년대 이 곳에서 참나무를 태워 숯으로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과거에도 참나무 숯의 진가는 알아보았나보다.

 

 

 

 

언제부터인가 철로를 따라 올라오는 열차와 함께 산행하게 되었다. 태풍으로 인한 보수공사인지, 아니면 삼각봉대피소 공사 때문인지 철로를 따라 올라가는 직원들이 많다. 하늘에는 헬기 소리도 빈번히 들린다.

 

 

 

 

 

아찔한 높이의 70도 계단을 올라가면, 새로 생긴 화장실이 보인다. 1년 전인가 분명히 이 화장실이 없었는데, 뭔가 새로운 건물형태다. 계단으로 만들어서 위에 올라가 조망 감상이 가능하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이미 직원이 탄 열차가 앞질러 가버리고, 이제는 조용히 산행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왔다. 계곡길을 따라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지금부터였을까, 우리의 관음사 동료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같이 등산을 하게된다. 왕관릉 전망대에서 한번 백록담 정상에서 한번 사진을 부탁했었는데, 참 잘 찍어줘서 감사했다는. 

 

 

 

 

 

개미등에 이르기 전 과거 특전사 대원들이 추락한 지점에 세운 원점비 안내판이 보인다. 150m라고 해서 한번 보러 가다가 계곡길까지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야 해서 중간에 돌아왔다. 산행길에 이런 이정표가 있으면 웬만하면 가서 보는 성격인데, 오늘은 조금 힘들었나 보다.

 

 

 

 

원점비를 지나면 조릿대 구간이 나오는데, 산죽으로 토끼나 노루 등 산짐승들의 은신처가 되어준다고 한다.

 

 

 

 

조릿대 구간을 지나 오름길에 올라서면 멋진 숲길이 나온다. 황톳빛의 기둥을 가진 이 나무들의 자태가 아름다워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모른다. 이 지점이 개미등인가? 나무들이 길쭉길쭉 아주 높이 솟아있다. 

 

 

 

 

드디어 삼각봉이 보이는 것을 보니 대피소에 거의 다 왔나 보다. 한라산 삼각봉을 보니 울릉도의 송곳산(송곳봉)이 생각난다. 둘다 올라갈 수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은 봉우리임에는 틀림없다.

 

 

 

 

삼각봉대피소가 한창 공사중이다. 대피소 뒤로 보이는 저 봉우리의 자태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대피소 건물과 어우러져 더욱 멋스럽기도 하다. 대피소는 부디 화려하게 보수되지 않아 삼각봉의 자태를 망가뜨리질 않길 바란다.

 

 

 

 

삼각봉대피소에 오니 오후에 곧 비가 올 예정이라며 빨리 올라가야 백록담을 볼 수 있을거라고 한다. 원래는 여기서 조금 쉬어가려고 했지만, 그말을 들으니 또다시 백록담을 볼 수 없을 거 같아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삼각봉 대피소는 관음사탐방로 탐방시간과 동일하게 춘추절기 12:30분까지 통과해야 합니다(동절기 12:00, 하절기 13:00).

 

 

 

태풍 보수공사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헬기가 참 많이 이동한다. 특히 삼각봉대피소 부근에서 자주 보이는데 이렇게 가까이 큰 헬기를 본건 처음인 것 같아 신기하기만 하다.

 

 

 

 

용진각 현수교를 건너기 전 샘터에서 시원한 물을 받아간다. 물은 가득하지만 또 산에서 내려온 시원한 물은 명약아니겠는가. ㅋㅋ

 

 

 

 

지금부터 관음사 탐방로의 진가가 발휘되는 조망이다. 한라산 북벽이 보인다. 용진각 현수교에서는 꼭 한라산 북벽과 함께 사진 한장 남겨야 한다.

 

 

 

 

과거 용진각 대피소가 있던 터를 지난다. 큰 태풍이 몰아쳤을때 한라산으로부터 흘러내린 바위 등으로 인해 대피소가 한번에 무너져내렸다고 한다.. 그 뒤로 보수를 안하고 이렇게 터만 남겨놓았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밑에 안내판을 참고하길.

 

 

 

 

용진각대피소 터를 지나면 이제 급경사 오름길만 남았다. 저 한라산 북벽 외륜이 떡하니 나를 반겨준다. 많이 훼손던 모습인거 같은데, 벽으로 돌들이 많이 흘러내려 안타깝다.

 

 

 

 

 

어느덧 쉼터에 도착하고, 올라온 길 뒤어 구름이 뭉게뭉게 두둥실 떠오른다. 날씨가 좋다면 제주시내가 한눈에 보이겠지만,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 것에 감사한다.

 

 

 

 

쉼터를 지나 왕관릉 조망터로 올라간다. 나무들이 2번의 태풍으로 많이 부러져 있어 참 안타깝다.

 

 

 

 

한라산의 자랑 구상나무들이 보인다. 솔방울처럼 열매가 맺어있는데, 뭔가 오밀조밀 징그러우면서도 주변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어느덧 해발 1,800m에 도착. 고도 안내석이 조릿대에 가려 숨어있다. 그러고보니 성판악 탐방로에는 안내석이 빈번하게 발견되었는데, 관음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숨어있는건지 아니면 드문드문 설치한건지 문득 궁금하다.

 

 

 

 

 

어느덧 한라산 북벽 외륜이 또렷이 보이고, 늘 한라산홈페이지 CCTV를 통해 보던 왕관릉을 마주한다. 뾰족뾰족 솟아있는 왕관릉 위로 까마귀들이 쉬어간다. 한라산 까마귀는 어쩜저리 크고 통통한지. 음식을 꺼낸다치면 달라들어서 너무 무섭다.

 

 

 

 

 

 

왕관릉을 뒤로 이어지는 장구목 능선이 아름답다. 삼각봉대피소에서 올라오는 길에 보면 병풍처럼 등로 주변을 휘감아 펼쳐져 있는데, 그 자태가 사뭇 웅장하고 화려하다.

 

 

 

 

 

왕관릉 전망대에서 보이는 구상나무와 그 위로 두둥실 떠가는 구름, 너무 멋지다. 왕관릉 전망대에서 사진을 너무 찍고 싶어 용진각 대피소터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 남동생뻘 친구들한테 사진을 부탁한다. 조금 광각으로 찍을껄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너무 멋진 풍경이다.

 

 

 

 

 

왕관릉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는다. 지금까지 날씨가 참 좋았는데, 백록담을 보자마자 흐려져 조금 아쉽다. 당일치기 제주로 온게 아니였다면 조금 더 일찍 올라 백록담을 뚫어지도록 쳐다봤을텐데..

 

 

 

 

 

 

그치만 생애 처음으로 백록담을 볼 수있었다. 매번 올때마다 안개에 가려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정말 운이 좋다. 심지어 태풍, 다수의 비로 백록담 물이 만수이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하다. 금요일 그래도 사람이 적을 거라 예상했는데, 정상석 줄 끝이 성판악 탐방로 쪽으로 쭉 이어져있다.

 

 

 

 

 

 

도저히 삼각대로 그 자태를 찍을 수 없어, 관음사 동반자 친구들이 보이길래 사진을 부탁했다. 참 예쁘게도 찍어줬네.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백록담을 조망하고,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급하게 올라온 터라 데크에 앉아 가져온 김밥과 커피한잔을 마신다. 왜이렇게 맛있는지, 단숨에 한 줄을 박살내고 커피로 입가심 마무리를 한다. 속으로 정상석 사진을 위해 줄을 설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쉬이 오기 힘든기회인데 줄얼 서서 한장 남기기로 한다.

 

 

 

 

 

30분 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급기야 쏘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으윽,, 그리고 백록담은 그 모습을 가리고 결국은 정상석에 다다랐을땐 곰탕하늘을 마주한채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2시가 다 되어서야 성판악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길에 쏟아지는 비가 고도를 낮출수록 줄어들더니, 진달래대피소에 이르렀을때는 멈추었다. 다행이다. 사실 방수되는 옷이 없어서 조마조마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는 화장실 공사가 끝나 깔끔한 자태를 보였다. 특히 화장실 외벽을 현무암으로 장식해서 그 모습이 더 독특하기도 했다. 이 참에 진달래밭 대피소 화장실을 이용해본다. 역시나 깔끔하다.

 

 

 

 

 

 

이제 오늘 산행의 목적 만수된 사라오름을 보러간다. 사라오름은 진달래대피소를 지나 꽤 내려가야 하는데, 성판악 입구에서 5.8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번 한라산 산행자 대부분이 사라오름 만수를 염두해두고 왔을 만큼 쉽게 보기 힘들다.

 

 

 

 

 

 

드디어 사라오름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진 왕복 40분이 소요되며, 정상에선 15:30분에는 하산해야 한다. 지금은 14:40분 정도였고 얼른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사라오름 산정호수에 도착했다. 물이 정말 만수에다 탐방로까지 물이 올라섰다. 그래서 붙인 출입금지 푯말. 저 탐방로로 올라온 물을 걷고싶어 이 곳에 온 건데. 너무 아쉽다. 나중에 성판악 입구까지 내려가서야 사라오름이 호수범람으로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 아쉬운 순간이다.

 

 

 

 

 

사라오 산정호수를 보며 휴식을 취한후 이제 본격적으로 하산한다. 성판악 탐방로가 완만해 쉬엄쉬엄 내려가기 좋다. 중간에 속밭에서 사진도 찍고 간간히 여유도 즐긴다. 

 

 

 

 

속밭 쉼터를 지나 드디어 해발 1,000m에 도착한다. 매번 생각하지만 한라산 고도 안내석은 정말 예쁘다.

 

 

 

 

드디어 길고 긴 하산길 끝에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 도착했다. 탐방지원센터에는 이미 줄이 한껏 서있다. 인증서를 받기위한 줄인가보다.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는 인증서 발급 기계가 있었던거 같은데 여기는 사람이 일일이 뽑아주나 보다. 나도 정상석 줄에 섰던 것 처럼 한차례더 줄을 서본다. 발급비용은 1천원이다.

 

 

 

 

 

그렇게 7시간 가량 소요된 한라산 산행이 끝나고 보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6시35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해서 버스대신 편하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입구에 세워진 택시에게 공항까지 갈 수 있냐고 묻자 2.5만원이라고 말하신다. 금요일 퇴근시간을 고려하면 미터계로 측정한다고 해도 비슷할 거 같아 흔쾌히 탑승한다. 사실 쏟아지는 비에 흥정하고 말 처지는 아니였다. 그렇게 공항에 40분 정도 소요되어 도착하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저녁 해질녘 비행기는 꼭 왼편에 타라고 조언해준 사람이 있어 이번엔 왼쪽에 좌석을 선점했는데 날씨가 흐려 일몰을 볼 수 없었다. 오른쪽이었으면 제주도 모습이 보였겠지만, 오늘은 그래도 제주공항에서 배웅하는 큰 무지개 덕분에 기분좋은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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