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Jonen Goya - Yokotoshidake - Higashitenjodake - Daitenso - Otenshodake (8km, 8h)
조넨고야(常念小屋) 에서 꿀잠을 자고 새벽 5시 30분에 조식을 먹은후 다시 방으로 돌아가 2시간 정도 눈을 붙였다. 그런 후 7시 30분 쯤 산장을 나와 오텐쇼다케 쪽으로 다시 출발!! 오늘 날씨는 북알프스 온 후로 가장 좋았다. 눈부신 하늘아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호다카연봉.. 오늘 산행은 최고로 좋겠는걸..
100년 전통 조넨고야 앞에서 사진을 찍고 8시 가까이 되어서 출발!! 어제 숙소에서 봤던 외국인들은 모두 이치노사와로 내려가는거 같았다. 아마도 1박2일 코스로 온듯.. 암튼 나는 계획대로라면 오늘 오텐쇼휘테를 지나 니시다케산장까지 가야 한다. 다만 아쉬운건 캠핑장이 너무 예쁜데.. 못하고 가는게 아쉽.. 담번에 다시와서 꼭 캠핑해야지 다짐!! 이치노사와로 내려가는 쪽은 온통 하얀 구름으로 가득차 있었다. 한국에서 보기힘든 운해를 매일 아침 여기서 보네.. 역시 2천미터 이상에서 느끼는 산행의 감동이란..
어제 내려온 조넨다케도 다시한번 보고.. 우와!! 진짜 저 돌무지를 내가 풀린다리로 내려왔다는거지.. 나 자신도 정말 대단하지만.. 다시는 조넨다케 방면으로 저 길을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조넨고야를 지나 요코토시다케(横通岳)방면으로 올라가니.. 아직까지 잔설이 남아 있어서 발이 푹푹 빠졌다. 그치만 능선에만 올라가면 다 녹았으리라.. 역시나 능선에서 바라본 조망은 최고.. 진짜 최고!!
요코토시다케 정상을 올라갈까 아니면 그냥 능선으로 진행할까 고민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정상에서 만나는 저 멀리 <히가시텐조다케(東天井岳)>와 그 뒤로 우뚝솟은 <오텐쇼다케(大天井岳)>까지.. 진짜 최고다!!
요코토시다케(横通岳) 정상
요코토시다케 정상에서 왼쪽을 바라보니 <가미코치>와 <아즈사강>이 흐르고 호다카연봉을 따라 우측으로 시선을 이동하면 뾰족한 <야리가다케>가 보인다.
<요코토시다케>를 지나 다시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오텐쇼다케 방향임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는데.. 처음에 나는 대천정악이라 당연히 <다이텐쇼다케> 인줄 알았는데 저 대자가 "Oo" 라고 읽히면서 < Mt. Ootenshou > 라고 구글맵에 적혀 있어서.. 그렇게도 부르는건가 싶었다.. 사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2년째 시원스쿨 왕초보탈출편만 계속 보고 있다 ㅎㅎㅎ
<히가시텐조다케> 쪽으로 진입할 무렵 등산로에 잔설 구간이 있어서 속으로 덜컥 겁이 났지만 다행히 많은 사람이 건너간 흔적이 있어서 나도 아이젠을 끼고 조심조심 구간을 넘었다. 이때 반대쪽에서 넘어온 그룹이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먼저 건너갈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말투를 봤을때 중국인인거 같았는데.. 이번 산행에서 중국인을 참 많이 만났던거 같다. 요즘 일본으로 여행오는 관광객들이 참 많다.
무사히 눈 구간을 건너서 뒤돌아본 <요코토시다케>와 그 능선.. 절반쯤은 운해에 묻혀 있는 산능선이 너무나 경이로워 보였다. 앞으로는 신기하게 야리가다케를 정면으로 향하는 듯한 길이 이어져 있었고.. 그 앞에는 <오텐쇼다케> 방향임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
그 안내판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진행방향 왼편으로 또한번의 파노라마 뷰를 만나는데.. 눈쌓인 5월의 호다카연봉은 정말 아름다웠다.
어느새 <히가시텐조다케>를 지나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정말 장관도 이런 장관이 있을 수 없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 한 장의 사진이 <파노라마긴자> 능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야리가다케>를 기점으로 남동쪽 코스를 <오모테긴자(表金座)> 북서쪽 코스를 <우라긴자(裏金座)>라고 하는데, 여기는 오모테긴자 일부구간이기도 하다.
저멀리 보이는 다이텐소(大天荘) 산장.. 저기서 점심먹고 가야지 하며 신나게 가는데.. 뭔가 눈속에 파묻혀 있는게 운영을 안하는거 같다. 다이텐소 산장 뒤로는 오텐소다케가 보이는데.. 정상에 사람이 있는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 오텐쇼 다케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텐쇼휘테(大天井ヒュッテ) 쪽으로 가서 니시다케산장까지 가는게 목표였기 때문에 정상은 굳이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이텐소 산장 캠핑장 방향으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데.. 30분쯤 걸어내려가 500m 를 지났을까... 갑자기 깎아지른 길에 눈사태가 난 구간이 있었다. 히가시텐조다케 방면에서 맞이한 눈사태 구간과 비슷한 곳이었다.
다만 이 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선뜻 걸어가기에는 무서움이 컸다. 더군다나 피켈이 없었던 터라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바로 저 아즈사강까지 내리꽂힐거 같았다. 혼자왔고 장비도 아이젠과 등산스틱 뿐이라 선뜻 가기 무서워서 다이텐소 산장 뒤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둘러가기로 하고 다시 산장으로 올라갔다. 내려올때는 정말 편하더니 다시 올라가려니 죽을맛.. 그렇게 다시 500m를 올라 돌아온 다이텐소 산장..
그러다 정상에서 내려온 중국인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이 어떻게 넘어왔는지 물어보자 정상을 넘어서 왔다고 했다. 역시나 <다이텐소 산장> 반대쪽 능선길 또한 눈이 쌓여 막혀 있었고.. 나도 그들처럼 <오텐쇼다케> 정상을 지나 다시 왼쪽으로 꺾어 <오텐쇼휘테>로 가기로 했다. 그리곤 다시 출발.. 그때가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던거 같다. 그렇게 20분도 안되서 <오텐쇼다케> 정상 도착!! 정상에서 보는 정말 멋있었다. 특히나 내가 걸어가야할 능선이 눈으로 보여 더 긴장되고 설레었다.
그렇게 정상의 감동을 간직한채 다케를 넘어 <츠바로쿠다케> 방면으로 내려가는데.. 그쪽 방면에도 능선을 기점으로 우측으로 넘실되는 운해의 파도가 정말 멋있었다.
그렇게 30분쯤 돌무지 급경사길을 내려왔을까.. 다이텐소산장 방면으로 우회하는 길이 막혀 있었고.. 조금더 내려오니 내가 가야할 야리가다케 방면길도 아까 만났던 다른 길처럼 눈으로 덮혀있었다 역시나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이... 아.. 속으로 걱정이 앞서왔다.. 어떡하지.. 저길 건너가야하나.. 아니면 <츠바로쿠다케> 방면으로 걸어가야하나.. 아니면 다시 <오텐쇼다케> 쪽으로 올라가 <다이텐소> 산장에서 캠핑해야하나...
그렇다가 결국 가미코치에 맡겨둔 짐이 있어 <츠바로쿠다케(燕岳)> 방면으로 계속 걸어가면 원점회귀가 더 힘들어질 거 같고.. 산사태 구간은 나 혼자 장비없이 걸어가기 힘들거 같아 일단 <다이텐소> 산장 캠핑장에서 하룻밤 보내고 다음날 <조넨고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1시간이 걸려 다시 <오텐쇼다케> 정상에 돌아왔고 굳게닫힌 <다이텐소> 산장의 캠핑장을 무료로 전세내고 혼자서 그렇게 하룻밤을 보냈다.
사실 동계용 임시 대피소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굳이 날씨가 흐리지 않아.. 오늘은 이 조망좋은 곳에서 캠핑을 했는데.. 비상식량이 없어.. 눈을 녹여 커피한잔 끓여먹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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