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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만복대 : 상위마을 ~ 묘봉치 ~ 만복대 (원점회귀)

해추리 2021. 2. 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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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21.2.10. (수) 10:00 ~ 15:30 (5.5시간)

- 산행경로 : 상위마을 > 묘봉치 > 만복대 (원점회귀, 10.6km)

- 상위마을 북카페 앞 주차장 무료, 들머리 입구는 하얀식당 골목, 봄철 산불방지기간 만복대 통제(2/15~4.30)


 

 

설날 기념으로 지리산에서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복이 많은 곳, 그 이름도 세상의 모든 복, 복의 근원을 의미하는 만복대에서 새해복을 듬뿍 받아왔다. 만복대는 반야봉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으며,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주능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터다. 

 

 

 

 

 

만복대는 성삼재, 정령치, 당동마을, 상위마을 네 군데서 올라갈 수 있지만 현재 성삼재와 정령치 도로가 폐쇄되어 있어(겨울철 안전을 위해 국도 폐쇄), 이전 하산한 경험이 있는 상위마을로 올라가기로 했다. 물론 새벽에 성삼재는 택시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다음날 지리주능선(성삼재~백무동) 산행에 나도 택시를 타고 성삼재로 이동했다. 

 

 

 

 

마을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펜션 어귀에 묘봉치 등로가 나오고, 도상 3km (2시간 소요)의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실제로 만복대까지 1.5시간이 소요되었다.

 

 

 

 

 

등로에는 익숙한 고로쇠 추출 현장이 나타난다. 지리산에서 참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혹시라도 지리산 산행 중 길을 잃었다면 이 고로쇠 줄을 따라 하산하면 된다. 예전 산행을 같이한 대장님이 알려주신 조언이다.

 

 

 

 

 

등로의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산죽을 조금 헤치고, 계곡을 구경하다보면 데크의 쉼터가 나온다. 그곳에서 쉬고있는 등산객 3분을 만난다. 오름길에 본 유일한 등산객이다. 나는 당연히 이분들이 하산길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나중에 만복대로 올라오시더라. 새해 전 느긋한 산행을 하시는 어르신 세분이 참 정답게 느껴졌다. 나도 오래오래 즐겁게 산행하고 싶다. 

 

 

 

 

 

데크를 지나면 급경사가 조금 이어지는데, 쉼없이 걷다보면 어느덧 능선길 묘봉치에 도착한다. 묘봉치에 도착하는순간 너무 좋아서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부터 살방살방 등로가 이어진다. 실제로 성삼재나 정령치에서 오르면 이런 능선길을 계속 걸으면서 만복대로 갈 수 있어 더 좋다. 하지만 때때로 힘들게 올라온 산이 더 성취감이 큰 법이니까.

 

 

 

 

 

이제 능선길을 따라 만복대로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사방 어디를 바라보아도 멋진 조망이 그득하다. 좌측으로는 내가 올라온 상위마을이 펼쳐지고, 뒤편으로는 고리봉과 노고단, 반야봉 그리고 지리주능선이 펼쳐진다. 정말 멋지다.

 

 

 

 

 

앞으로는 가야할 만복대가 보이는데, 오늘 하늘이 정말 눈이 부시도록 파랗다. 오름길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시는 어르신 한분을 만났다. 알고보니 오름길 데크쉼터에서 쉬시던 3분과 일행이셨는데 산꾼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멋지신 분이셨다. 

 

 

 

 

 

드디어 만복대에 도착, 이 곳에서 조망을 즐기시던 선생님 한분이 계셔서 사진찍어드릴까 했더니, 쿨하게 산에서 사진을 안찍으신다고 말씀하셔서 당황,, 만복대에 기대서 지리주능선을 보시던 모습이 멋있으셨다. 물론 나는 쿨하지 못해 정상석 사진을 남겨야겠다. 이 만복대 정상석은 만복대의 이름만큼이나 복스럽고 덕이 많아보인다.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어여쁜 정상석 중 하나다. 작년에 처음 보고 한눈에 반했더랬지..

 

 

 

 

 

만복대에서는 반야봉의 굴곡진 자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정말 사진보다 더 가까이 눈앞에 있는 느낌이다. 지리산 어디에서도 반야봉의 자태를 느낄 수 있는데, 만복대는 지리산 토끼봉과 비견될만큼 정말 가까이서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반야봉과 지리주능선의 무수한 봉우리 그리고 우리의 중봉과 천왕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본다. 그 순간 까마귀 한머리가 반야봉 위를 날아가는데 그게 또 교묘하게 내 사진에 찍혔다. 이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산에서 마시는 커피한 잔은 등산하면서 느끼는 다수의 즐거움 중 하나다. 따뜻한 햇살, 바람소리,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산자락에 더해진 은은한 커피향과 쌉싸레한 커피맛. 완벽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산길은 올라왔던 상위마을로 다시 내려간다. 올라오긴 힘들어도 내려가는건 금방인 곳이다. 같은 길을 걸어가지만 올라올때와는 또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오름길에 보지 못해던 샘터도 발견하고(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밥그릇을 얹어놓았다), 계곡길에 아직 녹지못한 얼음들도 보게된다.

 

 

 

 

마지막 날머리 계곡을 건너기 전 붉으스름한 나무들이 나를 반기는데 이게 뭘까 고민하다 주차장 부근에 있던 큰 상징물이 생각난다. 산수유,,, 맞아 여기가 산수유로 유명한 곳이었지.. 근데 꽃은 아직 피지 않았는데 열매가 먼저 맺히는건지.. 전혀 지식이 없지만 그 붉은 빛이 아름다워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 계곡길을 건너서 주차장이 있는 북카페까지 가면 오늘의 산행은 끝이 난다. 북까페 주차장 앞에 있던 앙증맞은 산수유 상징물.. 그리고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새해산행 1순위는 등산을 하지 않을 그날까지 매년 만복대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만복대에서 받은 큰 복을 나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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